베이징, 11월24일 (로이터)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철회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한 가운데 중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제적 통합을 위해 '제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의 이같은 결정은 아시아 지역 교역 및 외교에 있어서 그동안 미국이 맡았던 리더십 역할이 중국에 넘어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는 TPP가 '미국에 재앙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중·일 3국은 이미 다자 무역협정을 위한 초기 논의 단계를 시작했으며 중국은 지난 5년 간 미국을 배제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을 추진해 왔다.
미국이 TPP를 철회하면 중국이 혜택을 보느냐는 질문에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은 역내 자유무역을 촉진한다면 어떠한 체제에도 열린 입장"이라고 답했다.
겅 대변인은 일일 언론브리핑에서 "중국은 다른 파트너 국가들과 더불어 아시아태평양 지역 시민들의 이익을 위해 경제적 통합을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중국은 응당의 기여와 제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으나 이와 관련한 세부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아시아 국가 중 미국과 가장 강력한 동맹관계를 맺고 있는 일본과 호주는 트럼프의 입장 표명 이후 미국이 빠지더라도 TPP를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미국이 빠지면 TPP의 규모가 현저히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이 추진하는 RCEP는 TPP와 같이 경제 개방과 노동 및 환경 기준을 추구하기보다 관세 장벽을 허무는 데 초점을 맞춘 보다 전통적인 형식의 무역협정이다.
중국은 미국이 글로벌 규정을 만드는 데 있어 중국을 배제하고 다른 국가들이 중국을 배척하게 만들기 위해 TPP를 추진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겅 대변인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모든 국가들은 역내 사안에 대해 동등한 발언권을 가져야 하며 한 국가가 안건을 정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고, 자유무역은 정치화돼서는 안 된다고 역설했다.
그는 "자유무역협정을 지정학적 관점에서 해석해서는 안 된다. 다양한 자유무역협정은 제로섬 게임이 되거나 상호 배제의 장이 되서는 안 되며 상호 통합을 추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편집 이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