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8월6일 (로이터) 박예나 기자 - 미국과 중국 간의 첨예한 무역분쟁이 지속되는 가운데 이번 주 중 발표될 중국 경제지표에 대한 시장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이는 미-중 무역전쟁 여파를 가늠할 만한 지표로 결과에 따라 시장의 변동성이 대폭 커질 수도 있고, 반대로 차분해질 수도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위안화 행보에 따른 원화의 후속 반응이 주목되고 있다.
우선 7일 발표될 중국의 7월 외환보유액이다.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위안화 약세에도 지난 6월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3조1121억달러를 기록해 외환보유액 축소에 대한 시장 우려를 잠재웠다. 다만 7월에도 위안화(CNH)의 가치가 달러 대비 약 2.5% 하락하면서 자본 유출 우려가 커진 만큼 중국 외환보유액 증감 수준은 시장의 주요 관심사가 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AML)는 지난주 말 보고서에서 7월 중국 외환보유액은 시장 컨센서스인 50억달러 감소보다 많은 230억달러 감소했을 것으로 전망했다.
BAML은 위안화 약세를 막기 위한 중국인민은행 개입이 최근 역내외 위안 스왑포인트 하락과 연결될 수 있다면서 역내 12개월 위안 스왑포인트는 2011년 10월 이래 최저치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역내 시장참가자의 경우 달러 매수에 대한 위안 숏으로 캐리를 얻고 있다면서 중국 외환보유액 감소 폭이 예상을 넘어선다면 더 공격적인 자본 유출과 위안화 약세 경로에 대한 리스크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다음으로는 8일 발표되는 수출입 지표가 꼽힌다.
지난달 미국이 340억달러 규모의 중국 제품에 대한 25% 관세 부과 적용을 발표한 이후 공개되는 주요 통계로 시장의 관심이 크다.
로이터 전망에 따르면 중국의 7월 수출은 전년비 10.0%, 수입은 17.0% 증가가 각각 점쳐진다. 6월에는 각각 11.3%와 14.1% 증가했다.
결국 주목되는 점은 7월의 대미 무역수지로 전달에 이어 호조세를 보일 경우 미국의 보호무역 스탠스에 더 강한 명분을 줄 수도 있다.
다만 당장 이번 7월 수치로 미국의 관세 부과에 따른 영향을 파악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설명도 일각에서는 나오고 있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지난주 말 보고서에서 "관세인상으로 제품가격이 상승해서 수출이 둔화되더라도 당장 반영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3~4개월 시차가 소요될 것이라는 점에서 관세 인상으로 수출이 둔화된다면 11월 전후 데이터에서 확인될 것으로 추정된다"고 예상했다.
그렇다 하더라도 미-중 무역전쟁 테마가 국내외 금융시장 전면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지표 결과에 따른 위안화 변동성과 원화의 반응은 일단 지켜봐야 할 때다. 다만 대내외 금융시장이 과거와 달리 중국의 시장 안정화 의지와 통제 능력에 대해 이렇다 할 의구심을 키우지 않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지난주 말 중국은 미국산 제품 600억달러에 보복관세를 부과하겠다면서도 위안화를 안정시키기 위한 조치로 위안화 선물환 거래에 대해 20% 증거금을 부과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 은행 외환딜러는 "원화가 위안화에 대해 연동돼서 움직이는 건 일정 부분 인정하지만, 이전에 비해서는 시장은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재료에 많이 익숙해졌다"면서 "또한 중국 정부의 시장 안정 의지에 대해 큰 의심이 없다. 중국 리스크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편집 유춘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