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화평 기자] 한화시스템이 우주기업 원웹(OneWeb)에 3억 달러(약 3450억원)를 투자하며 이사진이 된 가운데 기대 효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13일 “상반기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투입하는 첫 번째 대규모 해외 투자”라며 “이번 계약에 오랜 기간 상당한 공을 들였다”고 전했다. 우주인터넷의 미래와 현재를 함께 내다본 전략 투자라는 게 한화시스템 측 설명이다.
모건스탠리는 2040년 세계 우주산업 시장 규모를 1조1000억 달러(1260조원)로 전망했다. 이 중 5800억 달러(670조원) 이상이 우주인터넷 시장의 몫이다.
원웹은 세계 최초로 우주인터넷용 위성을 발사한 회사다. 내년이면 위성 648기로 우주인터넷망을 완성해 글로벌 우주인터넷 서비스를 본격 시작한다. 세계 3대 위성통신 기업 유텔샛은 내년 전체 위성 배치 이후 3~5년안에 원웹의 연 수익이 10억 달러(1조1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당장 오는 20일 원웹은 저궤도 위성 34기를 한꺼번에 쏘아 올린다. 원웹의 288번째 위성이 된다. 내년까지 648기를 띄워 ‘1세대 위성망’ 구축을 끝내고 우주인터넷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까지 아마존을 비롯한 세계적 기업들이 저궤도 위성을 이용한 우주인터넷 사업 계획을 발표했지만 실제로 위성을 띄운 건 원웹과 스페이스X뿐이다. 3450억원을 투자한 한화시스템도 머지않아 안정적인 투자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민간우주시장 규모 및 한화시스템 역량. 출처=한화시스템
한화시스템은 이번 투자를 통해 글로벌 우주 경쟁의 장에 유리한 조건으로 진입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원웹의 주요 투자자들은 통신 분야가 주를 이룬다. 위성 안테나 기술 기업인 한화시스템으로선 향후 원웹의 위성·안테나 개발·제작, 위성 간 통신 기술 개발 사업 참여 등을 통한 사업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우주인터넷망을 만들기 위한 위성·안테나 제작, 발사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기존 정지궤도(고도 약 3만6000㎞)에 떠 있는 대형 위성(1000㎏급) 대신, 우주인터넷망을 만들기 위한 저궤도(500~2000㎞)용 소형 위성(100~200㎏급)의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다. 우주 분야 시장조사 기업 유로컨설트는 소형위성 시장이 앞으로 10년간 513억 달러(59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화시스템은 정부 주도로 개발된 다목적 실용위성, 차세대 중형위성, 초소형 SAR(지구관측 영상 레이다) 위성 등의 탑재체와 체계 개발을 담당하면서 위성 개발 능력을 키워왔다. 지난해에는 영국의 위성 안테나 기업 페이저솔루션을 인수하고, 미국 휴대형 안테나 기술 기업 카이메타에 330억원을 투자하면서 전자식 통신위성 안테나 기술도 확보했다.
김연철 한화시스템 대표는 “투자 수익은 물론 우주 사업 확장을 통한 미래 수익까지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해 원웹을 선택했다”며 “한국 기업 최초로 글로벌 뉴스페이스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하게 된 의미도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