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조직 운영 권한을 분산시키는 '탈중앙화자율조직(DAO)'이 상당히 중앙화돼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DAO는 중앙관리자 없이 구성원 다수의 합의로 운영을 결정하는 민주적인 블록체인 기반 커뮤니티다. 자체 '거버넌스 토큰'을 보유한 사람 누구나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구조다.
27일(현지시간) 블록체인 분석업체 체이널리시스는 'DAO 해부하기: 매우 중앙화된 웹3.0 소유권'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DAO 거버넌스 토큰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기대와 달리 DAO는 상당히 중앙화돼 있었다"고 밝혔다.
주요 DAO 10개의 거버넌스 토큰 배분 현황을 분석한 체이널리시스는 "토큰 보유자의 1%가 투표권의 90%를 점유하고 있다"면서, 소액 토큰 보유자의 의미 있는 운영 참여는 사실상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DAO 거버넌스 토큰의 90%를 점유한 이용자 비율 그래프 / 체이널리시스 공식 블로그
소수의 구성원이 거버넌스 토큰 공급량을 과점하고 있기 때문에 투표에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어도 운영 방안을 표결에 부치거나 안건을 통과시키기 위해 영향력을 행사하는 데는 제약이 있다고 설명했다.
체이널리시스에 따르면 운영 안건을 제안하려면 공급량의 0.1%~1%에 해당하는 거버넌스 토큰이 있어야 하며, 안건을 통과시키기 위해서는 공급량의 1~4%에 달하는 토큰이 필요하다. 10개 DAO에서 운영 제안을 할 수 있는 구성원은 1000명~1만 명 중 한 명이며, 단독으로 운영안을 통과시킬 수 있는 구성원은 1만명~3만명 중 1명 꼴이다.
체이널리시스는 DAO 중앙화 문제를 드러낸 사례로 솔라나 기반 대출 프로토콜 '솔렌드(Solend)' 운영 DAO를 거론하기도 했다. 솔렌드 DAO는 최근 진행한 투표에서 찬성표 110만 개 중 100만표를 한 명의 사용자가 던진 것으로 확인되면서 논란이 됐다. 커뮤니티는 해당 투표에 대한 무효화 안건을 상정해 이를 저지했다.
◇가장 큰 DAO 부문은 '디파이'...참여자는 '암호화폐 고인물'
체이널리시스에 따르면 DAO 종류는 △디파이 △소셜클럽 △보조금 지원 △플레이투언(P2E) 게임 길드 △대체불가토큰(NFT) 생성 그룹 △벤처 투자 조달 △기부금 조성 △가상세계 등 다양하다. 이중 개수나 규모 면에서 가장 큰 것은 유니스왑, 스시 같은 디파이 프로토콜 DAO이다. 전체 DAO 중 디파이 DAO 비율은 33%이며 전체 준비금의 83%를 차지하고 있다.
DAO 종류나 규모와 상관 없이 준비금 자산 구성은 비슷했다.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준비금 자산은 스테이블코인 USD코인(USDC)이다. 준비금 내 비중은 크지 않았지만, 197개 DAO 중 절반 이상이 USDC를 보유하고 있었다.
DAO 준비금 중 17.9%가 중앙화 서비스를 통해, 나머지 82.1%는 탈중앙화 서비스를 통해 유입됐다. 체이널리시스는 "DAO 참여자는 대부분 디파이 플랫폼에서 활동하며, 자체 호스팅 암호화폐 월렛을 이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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