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릴라 캐릭터를 활용한 국내 인기 NFT 프로젝트 '메타콩즈'는 최근 기반 체인을 카카오의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에서 이더리움으로 바꾼다.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3일까지 NFT 보유자(홀더)를 대상으로 체인 변경 찬반 투표를 진행한 결과 96.7%가 이더리움으로 체인을 변경하는 의견에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클레이튼의 글로벌 확장성이 떨어진다는 점이 이 같은 결정의 배경으로 꼽힌다. 업계에선 기존 클레이튼 체인은 프로젝트·지갑·커뮤니티 등이 모두 국내에 초점이 맞춰져 외국인 유입이 어렵고 타 프로젝트·기업 협업 진행에도 어려움이 따른다고 보고 있다. 메타콩즈는 이더리움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클레이튼을 벗어난 국내 NFT 프로젝트는 메타콩즈만이 아니다. 카드 형식의 NFT를 발행하는 P2E(Play to Earn·돈 버는 게임) '실타래'(SYLTARE)도 지난달 체인을 이더리움으로 옮겼다. 이는 클레이튼 메인넷의 불안정성이 영향을 미친 탓이다. 지난 2월 실타래는 선배포된 개별 NFT 카드 속성을 공개하는 과정에서 일부 이용자들이 '이순신' 등 희소성이 놓은 6장의 카드를 부정으로 얻는 등 해킹 피해를 입었다.
한국판 '스테픈'(Stepn)으로 불리는 M2E(Move to Earn) 서비스 '코인워크'(CoinWalk)도 당초 클레이튼을 기반으로 개발 중이었으나 '테라'(Terra)로 메인넷을 변경했다. 테라는 신현성 티몬 의장이 공동으로 만든 블록체인 시스템이다. 코인워크 측은 지난 3일 공식 디스코드 채널 공지를 통해 "최근 클레이튼의 네트워크 오류 등 여러 이슈들로 이틀 전 코인워크 서비스 론칭 네트워크 관련 투표를 진행했다"며 "그 결과 다수 멤버들이 테라 론칭을 희망했다"고 전했다.
카카오의 블록체인 계열사 그라운드X는 올해 초 클레이튼 관련 사업을 카카오의 싱가포르 자회사 크러스트로 완전히 이관했다. 클레이튼은 여전히 '내수용 플랫폼'이라는 인식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클레이튼 강점으로 꼽힌 저렴한 가스비(Gas fee·NFT 매매 수수료)가 기존 25스톤(ston)에서 750스톤까지 약 30배나 인상된 것도 이유다. 향후 클레이튼은 가스비를 점차 인하하겠다는 계획이다.
크러스트의 공식 클레이튼 소통 채널 '클레이튼 재단'은 국내 사용자들과 소통을 강화하고 기술 문제도 직접 해명하겠다는 입장이다. 클레이튼 재단 측은 지난 3일 텔레그램 공지에서 "그동안 무수히 많은 클레이튼에 관한 이야기들이 커뮤니티에서 오갔으나 클레이튼 재단이 직접 알려드리려 한다"며 "클레이튼 기술력 문제 등 관련 게시글이 한국 미디엄(클레이튼 공식 블로그)에 곧 올라갈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