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인구 비율 대비 암호화폐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민족은 중남미계 미국 이주민인 히스패닉인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2월 8일(현지시간) CNBC는 모닝컨설트(Morning Consult)의 최근 보고서를 인용하며, 그동안 백인 고소득 남성의 전유물이라는 고정관념이 있던 암호화폐가 히스패닉 등 소수민족에서 더욱 각광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온라인 조사 기관인 모닝 컨설트의 2022년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69%가 백인이지만 암호화폐 보유자 중 백인의 비율은 62%에 불과했다. 반면, 미국 성인의 16%를 차지하는 히스패닉은 전체 암호화폐 보유자 중 24%를 차지하며 인구 대비 가장 많은 암호화폐 보유 비율을 보였다.
흑인과 아시아인이 각각 10%와 5%의 인구 비율을 차지한 가운데 암호화폐 보유 비율은 흑인이 8%, 아시아인이 6% 수준이었다. 성비로 보면 암호화폐 보유 비율은 남성이 70% 여성이 30%로 남성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샬롯 프린시파토(Charlotte Principato) 모닝컨설트 금융 서비스 분석가는 “일반적으로 암호화폐를 소유하고 있는 사람은 백인이 많지만 히스패닉의 경우 인구 비율 대비 불균형적으로 많은 암호화폐를 소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21년 11월 퓨 리서치 센터(Pew Research Center)가 조사에서도 최근 히스패닉을 비롯한 흑인, 아시아인이 백인보다 암호화폐 투자와 실제 사용에 적극적이라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프린시파토 분석가는 히스패닉의 암호화폐 보유 비율이 높은 이유에 대해 “투자를 위한 것도 있겠지만 실제로 암호화폐를 사용하기 때문”이라며 “더 나은 지불 방법이 필요한 지역에서는 비트코인과 같은 것들은 중요한 결제 수단이 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히스패닉의 암호화폐 보유 비율이 높은 또 다른 이유는 최근 암호화폐가 높은 인플레이션의 중남미 국가들에서 호황을 누리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엘살바도르는 이미 지난 2021년 9월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도입했으며 아르헨티나와 멕시코 등에서도 암호화폐에 대한 선호가 높아 법정화폐 도입 요구가 늘어나고 있다.
비트코인 급여 지급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트웨이지(Bitwage)의 조나단 체스터(Jonathan Chester) CEO는 “우리가 제공하는 서비스 비즈니스가 아르헨티나, 브라질, 멕시코 등 라틴 아메리카에서 급격하게 상승했다”고 밝혔다.
체스터는 이어 “미국에서 일하는 히스패닉들은 스테이블코인이나 비트코인으로 급여를 받을 수 있으며, 시중은행을 거치지 않고 자신들의 국가로 직접 송금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암호화폐 직접 송금을 통해 국가 간 송금에서 발생하는 송금 수수료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엘살바도르 역시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도입하는 주요한 이유 중 하나로 낮은 송금 수수료를 밝히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