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박진우 해시드 수석심사역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자체 토큰 발행을 검토한다고 공식화했다. 그 동안 골드만삭스는 디지털 자산에 대한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지난 5월 투자자들을 상대로 한 설명회에서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을 자산으로 인정할 수 없다며 부정적인 시각을 발표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골드만삭스의 새로운 디지털 자산 책임자 매튜 맥더모트(Matthew McDermott)는 8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자체적인 법정화폐 기반 디지털 토큰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으며, 주요 목표는 근본적인 금융 채널의 디지털화, 신용 및 대출 시장에서의 블록체인 활용, 자체 스테이블코인 발행 가능성에 대한 검토 등이 될 것이라 밝혔다. 또한 그는 ‘이제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이 기존의 개인 투자자에서 기관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덧붙이기도 했다.
페이스북이 리브라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미국의 핀테크 기업 ‘스퀘어’가 최근 발표된 2분기 매출 보고서에서 비트코인으로만 1조 원 상당의 매출을 올리는 등, 미국 스타트업들이 블록체인 관련 사업에 뛰어드는 것은 이제 그다지 놀라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동안 블록체인과 가상자산 시장에 대해서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던 금융업계의 거물 골드만삭스마저 적극적인 행보를 보인다는 것은 큰 시사점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도 지난 3월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암호자산이 공식적인 규제 대상에 포함되고, 최근 발표된 2020년 세법 개정안에도 암호화폐에 대한 과세 가이드라인이 포함되는 등 금융 당국이 본격적으로 블록체인 도입을 위한 제도적 준비에 나서고 있다. 이를 통해 그동안 물밑에서 조용히 블록체인 도입을 준비하고 있던 민간 금융업계의 블록체인 도입 또한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업계 중에서도 블록체인 기술 도입에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곳은 시중 은행들이다. 은행은 블록체인의 활용 사례 중 특히 ‘자격 검증 시스템’에 관심을 가지고 수 년 전부터 블록체인 기술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일례로 하나은행과 고려대학교는 올 봄학기부터 학생증 발급에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였다. 하나은행이 개발한 블록체인에 고려대학교가 학적정보를 올림으로써, 학생증 발급기간이 기존의 2주에서 2~3일로 줄어들 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