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이 프라이버시를 강화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결제 시스템을 구현할 수 있다고 밝혔다.
17일(현지시간) 코인텔레그래프 보도에 따르면 유럽중앙은행제도(ESCB)는 ‘중앙은행디지털화폐의 익명성 연구 보고서’를 통해 익명성 강화 CBDC 개념증명(PoC)을 제시했다.
유럽중앙은행제도는 유럽중앙은행과 11개 유럽연합경제·통화연맹(EMU) 참가국의 중앙은행으로 구성된 유로 통화정책 결정기구다.
유럽중앙은행제도는 R3의 오픈소스 블록체인 플랫폼 '코다(Corda)'를 활용하여 익명성 강화 CBDC 개념증명을 개발했으며, 블록체인 기술업체 'R3'와 글로벌 컨설팅 전문기업 '액센츄어'가 협력했다.
개념증명에는 중개기관 두 곳과 중앙은행, 자금세탁방지 당국 4개 당사자가 참여했다. 각 당사자는 서로 자산을 거래할 수 있는 코어댑(CorDapp)의 운영 노드로 네트워트에 표시됐다.
유럽중앙은행제도는 이용자 신원정보와 거래 내용을 익명화하는 동시에 자금세탁방지/테러자금조달(AML/CFT) 방지 규정을 준수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시하고 있다. 중앙은행이나 중개기관은 이용자 허가 없이 데이터를 확인할 수 없게 된다.
보고서는 해당 솔루션이 "거래 금액과 이용자 주소 등의 개인 정보에 접근할 수 없게 하여 프라이버시를 보호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는 소규모 거래에만 적용되며, "대규모 거래는 여전히 AML/CFT 적용 대상"이라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CBDC 일반 거래에 제한적인 프라이버시를 더하는 방안으로 '익명성 바우처(anonymity voucher)' 개념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는 전자 결제에 일정한 수준의 프라이버시를 허용하는 동시에 AML/CFT 규제 이행을 보장하기 위함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계좌 보유자에 정기적으로 발행되는 익명성 바우처는 익명화하는 송금액으로 상환된다. 즉, 익명으로 송금하고 싶은 금액 만큼 바우처를 보유해야 한다는 의미다. 바우처는 개인 간에 거래할 수 없으며 기한이 있다.
보고서는 이를 "CBDC를 익명으로 송금할 규모를 제한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기술적인 툴"이라고 설명했다.
유럽중앙은행제도 퍼블릭키 로테이팅(rotating), 영지식증명, 엔클레이브 컴퓨팅(enclave computing)과 같은 매커니즘을 도입해 프라이버시를 더욱 향상할 수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거래와 무관한 정보의 공개 수준을 줄이고, 중개기관 이용이 불가능할 때, CBDC 접근성을 확보하는 등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관련 확장성 문제가 아직 다뤄지지 않았으며, 실시간 총액결제 시스템과의 상호운영성도 연구해야 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보고서는 유럽을 비롯한 전 세계 규제기관이 암호화폐 도입이 가져올 잠재 리스크와 문제점을 해소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최근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스테이블 코인 관련 잠재 리스크가 있지만, 분명한 수요가 있기 때문에 흐름을 금융기관이 이끌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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