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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2일 업비트 싱가포르 본사에서 만난 락스 손디(사진) 업비트 싱가포르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싱가포르의 블록체인 생태계 다양성을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다. 손디 COO는 이번이 한국 언론과는 첫 인터뷰다. 업비트 싱가포르는 업비트 APAC의 싱가포르 가상자산 거래소로, 소속 직원은 약 20명이다. 업비트 APAC은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와 가상자산 중개, 교환 사업을 위해 기술 제휴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업비트 APAC은 업비트 싱가포르 외에도 업비트 인도네시아, 업비트 태국을 운영하고 있다.
━“싱가포르 정부, 親 블록체인 정책 펼쳐” 국내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업비트가 독보적 지위를 점하고 있다고 말하자 그는 익히 알고 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서 “싱가포르에서는 블록체인에 초점을 맞춘 기업이 많고, 특정 기업이 시장을 독점하고 있지도 않다”고 전했다. 이처럼 싱가포르 블록체인 생태계가 다양한 이유로 손디 COO는 싱가포르 정부의 친블록체인 정책을 꼽았다. 싱가포르통화청(MAS) 등 당국이 블록체인 기술을 선호해 정부 주도로 다양한 프로젝트가 이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를테면 프로젝트 가디언은 자산 토큰화 테스트를 위한 파일럿 프로젝트로, MAS가 주도하고 씨티은행·피델리티 인터내셔널 등 17개 금융기관이 협력하고 있다. 지난 2016년부터 MAS가 추진한 프로젝트 우빈도 주목할 만하다. 블록체인 기술 육성과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 발행 관련 프로젝트다. 손디 COO는 “싱가포르 정부는 블록체인이 제공하는 효율성에 초점을 두고 실시간 결제·국경 간 결제 및 지급 등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초 MAS로부터 MPI 라이선스 획득 업비트 싱가포르는 올해 초 MAS로부터 주요결제기관(MPI, Major Payment Institution) 라이선스를 승인받았다. MAS는 지난 2020년 결제 서비스법(PSA)을 도입했는데, MPI 라이선스는 이 법안에 따른 것이다. MAS에 신청서를 제출하면 MPI 라이선스 승인 여부가 결정되기 전까지 법인을 운영할 수 있다. 이후 만약 라이선스가 거절되면 법에 따라 사업을 접어야 한다. 손디 COO는 “법안이 시행된 직후 약 270개가 넘는 기업이 MAS에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안다”면서 4년여 만에 라이선스를 획득한 이유를 전했다. 한꺼번에 몰린 신청서를 일일이 검토하기까지 예상보다 기간이 길어진 것이다. 그는 “신청서에서 요구하는 세부사항이 많긴 했지만, 준비가 어렵지는 않았다”면서 “단지 시간이 걸리는 과정이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라이선스 획득을 올 1분기 업비트 싱가포르의 최대 성과로 꼽았다.
이번 라이선스 획득으로 업비트 싱가포르로 이전된 법정화폐는 별도로 분리돼 보관된다. 싱가포르 은행 중 한 곳에 신탁 구조로 보관되는 방식이다. 손디 COO는 “만약 업비트 싱가포르에 사고가 터지더라도 고객이 업비트 싱가포르에 보유하고 있는 자금은 안전하다”면서 “해당 자금에 대해서는 업비트 싱가포르가 담보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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