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1년 동안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이 3년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인플레이션 공포가 번지는 양상이다. 하지만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심리는 꺾였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11월 소비자동향조사’를 보면 이달 기대인플레이션율은 모두 2.7%로 전달보다 0.3%포인트 올랐다. 이달 기대인플레이션은 2018년 8월(2.7%) 이후 가장 높았다. 이달 상승폭은 2017년 1월(0.3%포인트) 이후 가장 컸다. 최근 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기대 인플레이션이 큰 폭 오름세를 나타냈다. 10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3.2% 상승하면서 2012년 1월(3.3%) 이후 9년 9개월 만에 가장 큰 폭 오름세를 보였다. 올해 소비자물가 전망치는 2.2~2.3%로 2011년(4.0%) 후 가장 높을 것으로 관측된다.
물가는 뛰지만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심리는 주춤했다. 이달 주택가격전망지수는 전달보다 9포인트나 급락한 116으로 집계됐다. 지난 9월부터 석달째 내림세다. 낙폭은 코로나19 충격이 반영된 2020년 4월(-16포인트) 이후 가장 컸다. 이 지수는 100보다 클수록 1년 뒤 집값이 오를 것이라고 응답한 가구가 그렇지 않은 곳보다 많다는 의미다. 최근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과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 등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의 금리인상 기대감이 반영된 금리수준전망 지수(138)는 한달 새 5포인트 뛰었다. 이지수는 2011년 3월(138) 이후 10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현재생활형편, 생활형편전망, 가계수입전망 등 6개 주요 지수를 종합해 산출한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이달 107.6으로 전달 대비 0.8포인트 올랐다. 9월(103.8)과 10월(106.8)에 이어 석 달째 오름세다. CCSI는 100보다 높으면 장기평균(2003년 1월~2020년 12월)보다 낙관적이고, 이보다 낮으면 비관적이라는 의미다.10월과 비교해 CCSI를 구성하는 6개 지수 가운데 소비지출전망(115)은 3포인트, 현재경기판단(81)은 1포인트 각각 올랐다. 향후경기전망(96), 가계수입전망(101), 현재생활형편(92) 지수에는 변화가 없었다. 반면 생활형편전망(97) 지수는 1포인트 떨어졌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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