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공항을 기점으로 운항하는 저비용항공사(LCC) 에어부산과 제주항공이 앞다퉈 유료 서비스를 확대하고 나섰다. 김해공항의 신규 국제선 노선 확대로 항공사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항공권 발매만으로 수익 내기가 어려워져서다. 에어부산은 각종 부대 서비스를 묶어 판매하고, 제주항공은 좌석 간격을 넓혀 비즈니스석과 같은 편안함을 제공하는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제주항공은 7월 4일 부산∼싱가포르 노선에 신규 취항하면서 기존 항공권보다 20% 이상 비싼 프리미엄 이코노미 서비스 ‘뉴 클래스’ 좌석을 운영한다고 20일 발표했다. 제주항공은 부산∼도쿄(나리타), 부산∼후쿠오카, 부산∼타이베이, 부산∼다낭 등 김해공항에서 출발하는 국제선 노선에도 뉴 클래스 좌석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뉴 클래스 좌석은 기존 189석으로 운영하는 항공기 좌석을 174석으로 재배열한 뒤 앞뒤, 좌우 간격을 넓힌 좌석 12석을 따로 마련한다. 뉴 클래스 좌석을 이용하면 무료 수하물 추가, 기내식, 사전 좌석 지정, 리프레시 포인트 추가 적립, 우선 수속 및 탑승, 스트리밍 방식 엔터테인먼트, 위생용품 등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에어부산은 지난 4월부터 비행시간 2시간30분 이상 국제선 노선에 무료로 제공하던 기내식을 유료화했다. 고객 선택권을 넓히고 서비스 질을 높인다는 취지로 기내식을 기존 7종에서 10종으로 확대하면서 유상으로 돌렸다. 에어부산은 지난해부터 수하물 추가 비용, 좌석 사전 배정, 기내식, 라운지 이용 등 각종 부대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유료화하고 있다. 에어부산은 지난해 9월 저비용항공사로서는 처음 김해공항 국제선 터미널 4번 게이트 3층에 전용라운지를 운영해 식음료와 와이파이를 무료 제공하고 있다.
에어부산은 지난달부터 유료화한 각종 부대 서비스를 한데 묶어 판매하는 ‘번들 서비스’를 도입해 요금에 따라 부대 서비스 범위를 달리 적용한다. 번들 서비스를 활용하면 개별 서비스 이용보다 20~30% 저렴하다.
이처럼 저비용항공사들이 앞다퉈 부대 서비스를 유료화하는 것은 신규 노선 개설로 항공 좌석 공급은 크게 늘었으나 여객 증가율은 이에 못 미치기 때문이다. 지난해 김해공항 국제선 여객 수는 986만6879명으로 전년 대비 12% 증가했다. 하지만 이는 정기 국제선 노선을 운항 중인 7개 지방공항(인천공항 제외)의 전체 국제선 여객 증가율 17.5%보다 낮다.
항공사 관계자는 “김해공항의 국제선 신규 공급이 크게 늘면서 과당 경쟁으로 항공권 요금이 떨어지고 있다”며 “항공사로서는 수익 창출이 어려운 항공권 요금 경쟁보다 원가가 거의 들지 않는 부대 서비스를 유료화하면서 영업이익을 확보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고 말했다.
올 들어 지난 5월 말까지 김해국제공항 기점의 국제선 여객수송 점유율은 에어부산(39.4%)과 제주항공(16.7%)이 대한항공(16.4%)과 아시아나항공(4.3%)을 제치고 1, 2위를 차지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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