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9월18일 오후 4시20분
유통업계 맞수인 신세계와 롯데가 국내 4위 편의점 한국미니스톱 인수를 놓고 맞붙었다. 편의점 시장 3위를 지키려는 롯데(세븐일레븐)와 이를 탈환하려는 신세계(이마트24)의 대결 구도로 한국미니스톱 인수전이 전개될 전망이다.
1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국미니스톱의 대주주인 일본 이온(AEON)과 매각주관사인 노무라증권이 이날 실시한 매각 예비입찰에 신세계, 롯데 등 복수의 후보가 참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매각 대상은 이온이 보유한 한국미니스톱 지분 76.06%와 국내 식품업체 대상그룹이 보유한 지분 20% 등 한국미니스톱의 지분 전량이다.
한국미니스톱의 지난해 매출은 1조1852억원으로 국내 편의접업계 빅3인 GS리테일(편의점 매출 6조2780억원) BGF리테일(5조5850억원) 코리아세븐(3조6986억원)에 이어 4위다. 1990년 이온과 대상이 손잡고 국내 편의점 시장에 뛰어든 이후 지속적인 성장을 보였지만 2016년을 기점으로 가맹점 지원비 등이 늘어나며 영업이익이 급격히 줄었다. 그동안 이온은 무수히 제기된 매각설을 꾸준히 부인해왔지만 지난해 영업이익이 26억원까지 줄어드는 등 수익성이 악화되자 결국 매각을 결심했다.
가장 유력한 인수후보는 최근 편의점 사업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신세계그룹이 꼽힌다. 신세계는 2013년 편의점업체 ‘위드미’를 인수하며 편의점 시장에 뛰어든 뒤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2017년 위드미 브랜드를 이마트24로 바꿨다. 위드미 인수 당시 89개에 불과했던 매장 수는 지난해 말 기준 2652개까지 늘어났다. 편의점업계에서는 신세계가 2500여 개 매장을 보유한 한국미니스톱을 인수할 경우 단박에 5000개 이상의 매장을 확보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편의점 근접출점 제한’ 등 규제 강화 움직임도 신세계가 한국미니스톱 인수에 적극적인 이유다. 현재는 같은 업체의 가맹점에 대해서만 250m 출점 제한이 있지만 최근 업체를 가리지 않고 기존 편의점 80m 내에 신규 출점을 제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한국편의점산업협회를 중심으로 흘러나오고 있다. 게다가 이미 국내 편의점 매장이 포화 상태여서 인수를 통하지 않고는 급격한 사업 확장이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그룹은 신세계의 공세를 막고 3위를 지키기 위해 한국미니스톱 입찰에 뛰어든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 계열사 코리아세븐에서 운영하고 있는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9231개 매장을 확보하고 있다. 2위인 GS리테일(1만2429개)과는 3198개 차이다. 한국미니스톱을 인수한다고 해도 2위에 오르기는 역부족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신세계와 롯데는 백화점, 면세점, 호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쟁하는 맞수”라며 “롯데는 한국미니스톱을 인수할 경우 발생하는 시너지 효과보다는 신세계를 견제하기 위해 입찰에 참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들 외에도 편의점업계 ‘빅2’인 GS리테일(GS25)과 BGF리테일(CU) 등도 예비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들은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 통과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돼 끝까지 완주할지는 미지수다. 현대백화점의 참여 가능성도 높다고 알려졌다. 국내외 사모펀드(PEF)들도 예비입찰 참여를 검토했지만 대부분 불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동훈/이지훈 기자 lee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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