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상장 예정인 미래에셋글로벌리츠가 기관투자가 수요예측에서 45조원이 넘는 자금을 끌어모았다. 약 1019 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국내 리츠(RIETs·부동산투자회사) 수요예측 사상 최고 경쟁률을 새로 썼다. 금리가 뛰는 시기임에도 리츠 투자 열기는 더 달아오르는 분위기다. 최근 증시가 주춤하자 고배당과 약간의 시세차익을 함께 거둘 수 있는 리츠가 대안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1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글로벌리츠는 지난 15~17일 진행한 기관 수요예측에서 약 1019 대 1의 경쟁률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11월 NH프라임리츠가 세운 711 대 1을 넘어 국내 상장 리츠 사상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수요예측 참여 기관이 낸 주문 규모는 약 46조3562억원이었다. 이 리츠는 오는 22~24일 일반청약을 받는다. 미래에셋글로벌리츠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미국 휴스턴 아마존 (NASDAQ:AMZN) 물류센터 △미국 템파 페덱스그라운드 물류센터 △미국 인디애나폴리스 페덱스그라운드 허브물류센터를 담아 만든 것이다. 해당 자산에서 거두는 임대 수익을 바탕으로 10년간 평균 6%대 배당수익률을 제공하겠다는 목표다.
1년 넘게 냉각됐던 리츠 투자심리는 올 하반기 들어 빠르게 달아오르는 추세다. 지난 8월부터 디앤디플랫폼리츠(경쟁률 245 대 1), SK리츠(425 대 1), NH올원리츠(628 대 1)가 잇달아 기관 수요예측에서 수십조원을 끌어모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리츠 수요예측 경쟁률이 세 자릿수를 보인 것은 NH프라임리츠 이후 약 2년 만이다. 지난해엔 한 자릿수 경쟁률에 그친 리츠가 적지 않았다.
가파른 금리 상승에도 리츠의 인기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금리가 크게 오르는 시기엔 은행 예·적금 등 확정금리 상품 수익률도 함께 오르기 때문에 리츠의 배당 매력이 상대적으로 덜 부각될 수 있다. 리츠가 자산 매입이나 차입금 상환을 위해 다시 자금을 빌려야 할 때 드는 조달 비용이 증가한다는 것도 부담이다. 지난 18일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1.953%로, 올 들어서만 1%포인트 가까이 뛰었다.
하지만 증시 상승세가 꺾이자 좀처럼 갈 곳을 찾지 못하는 시중자금이 다시 리츠로 몰려들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달 2900선까지 주저앉은 코스피지수는 한 달여간 3000선 안팎에서 뚜렷한 방향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미국 등 주요국이 금리 인상 등 긴축 움직임을 보이면서 증시 주변 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다는 우려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비교적 주가 변동 폭이 작으면서 배당수익률은 높은 리츠가 주목받았다. 코람코에너지리츠(18일 기준 상승률 42.3%), ESR켄달스퀘어리츠(27.6%), 이지스밸류리츠(23.1%) 등은 올 들어서만 20% 이상 뛰었다.
리츠가 2년 만에 조명받으면서 리츠들의 기업공개(IPO) 움직임이 활발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서부티엔디가 서울 용산 드래곤시티의 그랜드머큐어 호텔과 인천 복합쇼핑몰 ‘스퀘어원’을 기초자산 삼아 만든 ‘신한서부티엔디리츠’가 미래에셋글로벌리츠에 이어 다음달 상장할 예정이다.
국내외 물류센터와 사무용 빌딩에 간접 투자하는 ‘마스턴프리미어리츠’와 서울 여의도 하나금융투자 본사 빌딩을 자산으로 담은 ‘코람코더원’ 등은 내년 상장을 준비 중이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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