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을 둘러싼 상황은 조선말 개화기를 떠올리게 합니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사진)은 한국 경제와 안보의 현주소를 이렇게 진단했다. 전경련과 김창준미래한미재단이 20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에서 공동 주최한 ‘미국 전 하원의원단 초청 한미 통상 및 안보 현안 좌담회’에서다. 열강의 틈바구니에 끼여 좀처럼 중심을 잡지 못했던 개화기 때처럼 한국이 혼돈의 시절을 겪고 있다는 평가다.
허 회장은 올해 1분기(1~3월) 성장률이 10년 만의 최저치인 -0.4%를 기록했고, 수출은 지난달까지 6개월 연속 감소하는 등 한국 경제가 대내외적으로 위기를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베트남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미·북 정상회담이 불투명해지는 등 동북아시아 안보 정세도 불안정하다고 했다. 그는 “이럴 때일수록 굳건한 한·미 동맹이 필요하다”며 “한·미 동맹의 뒷받침이 없었다면 1인당 국내총생산(GDP) 79달러의 작은 나라가 오늘날 3만달러 국가로 성장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좌담회에 참석한 전문가들도 ‘경고음’을 울렸다. 박태호 법무법인 광장 국제통상연구원 원장은 이달 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미·중 무역 갈등의 쟁점 사항이 일부 논의될 수 있지만, 협상이 결렬되면 양국의 무역 전쟁이 장기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우상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그동안 열렸던 남북과 미·북 정상회담에서 비핵화에 대한 공통의 정의를 끌어내지 못한 게 협상 결과에 치명적 영향을 줬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3차 미·북 정상회담을 열어 성공적인 결과를 끌어내려면 한·미 동맹의 견고함을 보여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좌담회에는 마조리 마골리스 전 의원 등 친한파 전직 미국 하원의원 6명도 참석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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