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7월12일 (로이터) - 국제유가가 11일(현지시간) 급락했다. 브렌트유는 2년래 가장 큰 일일 하락폭을 기록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마찰이 석유수요 전망을 압박했고, 리비아가 석유항을 재개할 것이라는 소식이 나오면서 공급 증가 예상이 나타났다.
이날 미국 서부텍사스산 경질유(WTI)는 3.73달러, 5% 내린 배럴당 70.38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브렌트유는 5.46달러, 6.9% 하락한 배럴당 73.40달러로 마쳤다. 이날 브렌트유 하락률은 2016년 2월9일 이후 최대였다.
장 초반부터 시장에는 매도세가 발생했다. 리비아 국영석유공사(NOC)가 6월 말 이후 폐쇄됐던 석유항을 다시 열 것이라고 말한 영향이다.
뫼비우스 리스크그룹의 존 소서 부대표는 "리비아 소식이 도화선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미국의 원유재고 급감 소식도 시장의 심리를 반전시키진 못했고, 이에 따라 매도세는 더 커졌다.
소서 부대표는 "오늘 나타난 매도세는 분명히 투기적 거래 청산에 따른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유가 상승에 베팅했던 헤지펀드들과 기타 머니매니저들은 매수(long) 포지션을 청산하려는 움직임을 나타냈고, 그 여파로 3년 반래 최대였던 매수 포지션 규모는 줄었다고 덧붙였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마찰로 수요 우려가 고조된 점도 매도세 압박을 끌어올렸다. 미국이 중국산 제품 2000억달러 규모에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원자재 가격과 증시는 일제히 하락세를 나타냈다. 양국의 마찰은 고조되고 있다.
인터팩스에너지의 아비셰크 쿠마르 수석 에너지 애널리스트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마찰 고조는 오늘 시장에서 위험회피 거래를 촉발했다. 유가가 이를 여실히 드러냈다"고 말했다.
달러 강세도 유가 하락을 부추겼다. 미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예상보다 크게 상승하면서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올해 금리를 2회 추가 인상할 것이라는 예상에 힘이 실렸기 때문이다. 달러화 강세는 달러화 표시 원자재 가격의 약세를 불러올 수 있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0.7% 오른 94.77를 나타냈다.
한편, 리비아 NOC는 4개 석유 수출항을 재개할 것이라고 이날 말했다. 석유수출 장악을 시도했던 동부지역 세력들이 수출항을 넘기면서, 리비아의 석유 수출 대부분을 차단했던 무력충돌이 종료됐다.
지난 9일 NOC는 리비아의 산유량이 지난 2월 일평균 128만배럴이었으나, 6월 말에는 일평균 52만7000배럴로 급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편집 박해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