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7월03일 (로이터) - 국제유가가 2일(현지시간) 하락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에서 공급하는 양이 증가한 영향이다. 미국과 무역 상대국들의 무역갈등 수위가 높아지는 가운데, 아시아의 경제성장세는 둔화하고 있다.
이날 미국 서부텍사스산 경질유(WTI)는 21센트 내린 배럴당 73.94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브렌트유도 1.93달러, 2.44% 하락한 배럴당 77.30달러로 끝냈다.
지난 주말 각국의 발표가 잇따르자 석유시장은 불안정해졌다. 지난주 5% 이상 상승했던 브렌트유는 이날 2% 넘게 하락했다.
시장정보제공업체 젠스케이프에 따르면, 미국 선물시장 원유 인도 중심지인 오클라호마 쿠싱의 원유재고는 지난 22일까지 일주일 동안 320만배럴 줄었으나, 이후 26일까지 4일 동안에는 재고가 약간 증가했다.
캐나다 오일샌드 개발업체인 신크루드에서 발생한 생산설비 고장으로 쿠싱 원유 유입량은 감소했다. 성코르에너지의 대변인은 최소한 이달 내내 고장상태가 이어질 것이라고 확인했다.
트레디션에너지의 진 맥길리언 시장리서치부문 부대표는 "시장 내 공급 측면에서 얼마나 많은 석유가 추가로 풀릴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매우 커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우디의 여유생산 용량이 세계 공급 부족분을 얼마나 상쇄할 수 있을지에 대해 언급하며 "향후 상황이 어떻게 될지는 확실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사우디 국왕이 석유 증산에 동의했다며 "아마 최대 일평균 200만배럴까지 증산될 것"이라고 트위터를 통해 말했다. 이후 백악관은 해당 발언을 철회했다.
로이터 설문에 따르면 지난 6월 중 사우디의 산유량은 전월(5월)대비 일평균 70만배럴 늘었다. 지난 2016년 11월 기록한 사상 최대치인 일평균 1072만배럴에 근접한 수준이다.
이날 발표된 로이터 설문 결과를 보면 6월 중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산유량은 일평균 32만배럴 증가했다. 공급 감소분 목표치가 부여된 OPEC 내 12개 회원국들은 지난달 산유량을 5월대비 일평균 68만배럴 늘렸다.
한편 러시아 에너지부는 자국의 6월 중 산유량이 일평균 1,106만배럴로 5월 기록인 일평균 1097만배럴보다 늘었다고 말했다.
미국의 산유량은 지난 2년 동안 30% 늘어 일평균 1,090만배럴까지 증가했다. 종합하면, 세계 3대 최대 산유국들이 각각 일평균 약 1,100만배럴을 생산하고, 세계 수요의 3분의1을 책임지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과 주요 무역상대국들의 무역 마찰은 석유 수요를 압박하고 있다. 미국과 대립하는 국가들은 중국, 유럽연합(EU), 인도, 캐나다 등이다.
미국의 무역마찰 수위가 고조되는 가운데, 한국, 중국, 일본은 모두 6월 중 수출 주문이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JP모간은 "반복되는 무역전쟁과 자산가격 하락세를 볼 때, 관세가 세계 경제에 실제 얼마나 타격을 줄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된다"고 말했다.
JP모간은 "중간 강도의 무역갈등은 세계 경제성장률을 최소 0.5% 끌어내릴 가능성이 높다"라며 "이는 혹독해지는 금융시장 환경과 시장심리 타격을 고려하지 않은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편집 박해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