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16일 (로이터) - 석유수출국기구(OPEC) 및 이들과 협력하는 국가들이 글로벌 석유재고를 원하는 수준까지 축소하려는 목표를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고 국제에너지기구(IEA)가 13일(현지시간) 평가했다. 이는 공급 억제 상태가 지속될 경우 시장이 지나치게 빠듯해질 수도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산업화된 국가들의 에너지 정책을 조율하는 조직인 IEA는 이르면 다음달 중 선진국의 석유재고가 최근 5년간 평균치 수준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근 5년간 평균치는 OPEC이 감산합의 때 목표로 삼은 수준이다.
IEA는 이날 월간보고서에서 "OPEC을 대신해 우리가 '감산합의 목표달성 성공'이라 발표할 수는 없다"면서도 "우리의 전망이 정확하다면, OPEC이 성공 발표를 할 가능성은 확실히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OPEC은 러시아 및 다른 협력 국가들과 함께 지난해 1월부터 감산을 시작했다. 유가를 끌어올리기 위한 조치였다. 이달 유가는 배럴당 70달러 이상 수준으로 급등했다.
전일 OPEC은 자신들의 월간보고서에서 지난달 선진국의 원유재고가 최근 5년간 평균치보다 불과 4300만배럴 많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IEA는 2월 말 기준 원유재고와 최근 5년간 평균치의 차이가 3000만배럴이라고 더 낮게 발표했다.
IEA는 올해 비(非)OPEC 국가의 산유량이 미국 생산 증가에 힘입어 일평균 180만배럴 늘었지만, 세계 수요를 충족하기엔 역부족이라고 진단했다. 올해 세계 수요는 일평균 150만배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OPEC의 지난달 산유량은 일평균 3183만배럴이었다. 올해 남은 기간 OPEC 원유 수요량인 일평균 3250만배럴보다 적은 수준이다.
IEA는 "우리가 추산한 재고에 따르면, OPEC의 산유량 수준이 올해 일정하게 유지되고 비OPEC 국가의 산유량과 수요량이 불변할 경우 올해 2분기부터 4분기까지 글로벌 재고는 일평균 60만배럴 감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평균 60만배럴은 세계 공급의 0.6%에 달하는 양이다. 현재 OPEC의 산유량 감소폭인 일평균 120만배럴의 절반에 해당하는 수준이기도 하다.
감산합의는 올해 말까지 유지된다. OPEC은 오는 6월 회의를 열어 다음 단계를 결정할 예정이다. 실질적 리더인 사우디아라비아는 합의 기한을 내년까지 늘리고 싶다는 뜻을 밝혀왔다.
페트로매트릭스컨설턴시의 올리비에 제이콥은 "OPEC은 1차로 발표한 목표 달성에 빠르게 근접했다"며 "올해 후반기에도 합의가 유지되길 원한다면, 6월 회의에서 새로운 목표치를 설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주 모하메드 알 사다 카타르 에너지장관은 로이터에 세계 재고가 줄어들고는 있지만, 투자 가뭄이 지속돼 석유 산업이 피해를 입는다며 이 때문에 장기적으로 유가가 급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존 켐프 로이터 시장 애널리스트는 OPEC의 최근 발표를 보면 이들이 생산정책의 목표를 재고가 아닌 투자로 수정할 것임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편집 장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