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칼럼은 저자의 개인 견해로 로이터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런던, 4월12일 (로이터) - 작년 8월 펀드매니저들이 뉴욕상품거래소(COMEX)의 구리에 대해 사상 최대의 순롱포지션을 쌓았지만, 이는 점점 잊혀져가고 있다.
작년 8월의 구리 순롱포지션 규모는 12만5000계약에 육박했다. 이 규모는 구리 가격이 톤당 1만200달러를 기록하는 등 구리 붐이 일었던 2009년과 2010년 때의 규모보다도 더 크다.
그러나 올해 1월부터 대규모 포지션 축소가 일어났고 이에 펀드매니저들의 포지셔닝은 롱포지션과 숏포지션 규모가 비슷한 중립에 가까워졌다.
이런 현상은 런던금속거래소(LME)와 상하이선물거래소(ShFE)에서도 나타났다.
이렇게 펀드매니저들의 심리가 돌변한 이유가 무엇일까? (COMEX 구리 가격 및 펀드매니저들이 포지셔닝 그래프: https://tmsnrt.rs/2qp4TGX)
◆ 구리 강세론 증발
지난 6일 기준 펀드매니저들이 보유한 COMEX 구리 순롱포지션 규모는 3,821계약을 기록했다.
구리에 대한 긍정적인 심리는 급격히 사라졌다. 작년 4분기부터 펀드매니저들이 포지션 축소를 시작하긴 했지만, 작년 연말만해도 순롱포지션은 10만계약에 육박했다.
한편 순롱포지션은 급격히 축소됐지만, 이는 뉴욕 거래소의 구리 거래량에 영향을 주지 못했다.
1분기 구리 선물 거래량은 전년비 41% 늘어났으며 옵션 거래량도 11,943계약에서 57,852계약으로 급증했다.
롱포지션의 대규모 구축을 동반했던 유동성 붐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다만 투자자들이 대거 강세론에서 약세론으로 돌아섰을 뿐이다. 또는 적어도 투자자들은 훨씬 덜 낙관적으로 변했다.
LME의 중개업체인 마렉스스펙트론에 따르면 런던 시장에서도 이와 비슷한 대규모 포지션 축소가 일어났다.
업체는 작년 9월 초 미청산계약에서 투기 세력의 포지셔닝이 차지하는 비중을 2004년 이후 최고 수준인 58%로 추산한다.
업체는 또한 지난 1월 초 이 비율은 16%로 줄어들었고 이제는 펀드매니저들의 포지셔닝이 대체로 중립적인 상태라고 전했다.
한편 구리 가격이 급락한 지난 3월 상하이 거래소에서는 미청산계약에서 구리 계약이 차지하는 비중이 3년래 최대로 급증했다. 시장에 숏포지션이 증가했다는 이야기다.
◆ 중국 투자자들이 변화 이끌고 있을 가능성
중국 시장참가자들이 이러한 포지셔닝 변화를 이끌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2016년부터 나타난 구리 시장의 큰 변화를 이끈 요소 중 하나는 중국 본토로부터 흘러나온 투기 자금이었다.
투기 세력의 대규모 포지셔닝이 작년 12월이 아니라 지난 1월과 중국 음력 설을 앞둔 2월 초에 일어났다는 점에도 주목할 만하다.
물론, 중국 투자자들만 구리에 대한 롱포지션을 축소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미국과 중국이 무역 전쟁 우려를 키우고 있는 가운데 지정학적 리스크도 매일 높아지고 있으며, 이로 인한 영향을 투자자들이 우려하는 것은 당연하다.
구리 등 산업 금속은 글로벌 제조업 건전성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이러한 우려는 이들 금속에 자연히 압박을 주고 있다.
그렇긴 하지만 최근의 미-중 무역 및 지정학적 긴장감이 나타나기 전 중국 투자자들의 심리가 비관적인 쪽으로 급변한 것도 사실이다.
중국이 10여 년 간 구리 소비를 이끌어왔기 때문에 중국 투자자들의 이러한 심리 변화에 주목할 만하다.
* 칼럼 원문 (최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