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아이클릭아트
[인포스탁데일리=이형진 선임기자] 러시아의 가스 공급 중단 사태가 발생하면서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문제는 겨울철 난방 수요가 높아지면 가스 가격이 추가로 상승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천연가스 가격 급등으로 해외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게는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가스 가격 폭등이 여타 원자재 가격을 연쇄적으로 상승시킬 수 있다는 점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며 " 가스가 계절적 성수기 진입으로 하락하기 어렵다면 유가의 반등세가 유력하다"고 밝혔다.
또 천연가스 상승세로 유럽 경기에 악영향이 우려된다. 변 연구원은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가 미국보다 유럽이 크게 높아 미국 가스 가격보다 유럽 가스 가격이 훨씬 더 크게 상승하고 있다"며 " 천연가스 가격이 7월부터 다시 급등하자 7월부터 유로존 경기 침체 확률이 현격히 동반 급등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짚었다.
이와 함께 유럽의 에너지 대란 가능성은 유로존과 영국의 물가 정점 기대감을 약화시키고 있다. 그는 "에너지 대란으로 인한 물가 정점 기대감 약화 혹은 물가 하락 속도 둔화는 글로벌 긴축 기조의 조기 완화 가능성을 낮춘다"며 "고물가 상황에도 경기 악화가 진행돼 시장참여자들의 긴축 완화 기대감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데, 에너지 가격의 연쇄적 상승 흐름이 나타날 경우 조기 긴축 완화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유럽발 공급난이 확대되면서 글로벌 원자재 수급 상황이 혼란스러워져 주요국들의 자원보호주의를 유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변 연구원은 "노르웨이의 유럽으로의 전력 수출 위축 가능성, 남미의 리튬 국유화 가능성, 호주의 LNG 수출 축소 결정 가능성, 인도와 인도네시아에서의 일부 곡물 수출 중단 조치 등 자원보호주의 조짐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하반기 글로벌 에너지 수급 불확실성이 높아짐에 따라 각국의 에너지 수출입 통제와 수입과 재고 확보 의지가 더욱 높아지며 가격 상승세가 제품별로 확대·지속될 수 있고, 자원보호주의가 강화될수록 에너지 가격 상승세는 더욱 거세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변 연구원은 이어 "글로벌 주요국들의 경쟁적 에너지 확보 전쟁 가능성은 에너지 수급 악화에 따른 가동률 저하와 생산 위축, 무역 적자 확대 지속 등의 영향으로 해외 에너지 의존도가 91%로 여전히 높은 우리나라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어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형진 선임기자 magicbullet@infostoc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