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아이클릭아트
[인포스탁데일리=이연우 선임기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럽 천연가스 급등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유럽은 물론 글로벌 경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유럽 에너지 대란이 국내 경기와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전망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당장 유럽 천연가스 급등은 유로화 가치의 패리티 수준 붕괴, 즉 유로화 가치가 1 달러 수준을 하회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동시에 유럽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에 더욱 다가가는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연구원은 "9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인상 속도의 분수령이 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개최와 더불어 천연가스 가격 불안이 심화될 여지가 있다"며 "유럽의 겨울철 진입이 수급불안 공포를 현실시켜 1~2차 오일 쇼크에 버금가는 천연가스 쇼크가 현실화될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 우크라이나 전황이 러시아에 비우호적으로 전개되면서 러시아 측의 가스공급 중단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라며 "현재 급등하고 있는 천연가스 가격이 얼마나 더 상승할지 예상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유럽 천연가스 가격 급등 충격이 국내 경제와 금융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진다. 박 연구원은 "유가 급등, 즉 오일 쇼크와 같은 충격을 주지 않을 것"이라며 "천연가스발 유럽 에너지 대란이 현실화될 경우에도 국내 경기와 금융시장에 미칠 악영향은 유럽에 비해 상대적으로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올해 초 대비 유럽 천연가스 가격은 약 250% 상승했지만 국내 LNG 도입가격은 약 90% 상승에 그치고 있다"며 "국내의 경우 장기계약과 해외 LNG 사업에서 지분 보유 등으로 유럽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적 천연가스 도입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또 "천연가스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독일 등 유럽에 비해 낮고, 천연가스 가격 급등에 불구하고 유가는 하향 안정세"라고 짚었다. 국내 에너지 수입 구조가 천연가스 가격보다 유가에 국내 에너지 수입이 더욱 민감한 구조라는 것이다.
그는 이와 함께 "유럽과 달리 국내의 경우 LNG 가격 통제 등으로 천연가스 급등으로 인한 물가 전이도가 유럽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상황"이라며 "전체 수입액 대비 천연가스 수입 비중은 역사적 고점에 비해서도 아직 크게 낮은 수준"이라고도 했다.
이연우 선임기자 infostock883@infostoc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