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가 기존 증산 방침을 유지하기로 했다는 소식에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4일(현지시각)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전장 대비 2.05달러(2.5%) 하락한 배럴당 78.81달러를 기록했다.
WTI 가격이 배럴당 80달러를 밑돌며 마감한 것은 지난 10월 초 이후 처음이다.런던ICE선물거래소의 1월물 브렌트유도 전날보다 1.19달러(1.45%) 하락한 배럴당 80.8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OPEC+는 이날 석유장관 회의를 개최하고 매달 하루 40만배럴 증산 계획을 다음 달에도 유지하기로 했다.
이번 OPEC+ 회의가 열리기 전 미국은 기존 증산 규모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경제 회복기의 수요를 감당하기에 부족하다며 공급을 늘려달라고 요구해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주요 산유국이 증산을 하지 않는 것은 옳지 않다고 비판하며 추가 증산을 압박했다.
제니퍼 그랜홈 미국 에너지부 장관도 최근 유가 급등의 원인으로 OPEC 카르텔을 지목했다. 미국의 요구에도 산유국들은 늘어난 수요만큼 추가 생산을 하지 않고 있다.
OPEC+는 지난해 합의했던 감산 규모를 줄이는 방식으로 지난 8월부터 매달 하루 40만 배럴씩 증산하고 있다. 올해 말까지 이 수준을 유지하기로 한 셈이다.
이날 석유장관 회의를 마친 뒤 압둘아지즈 빈살만 사우디 에너지 장관은 최근 에너지 가격 상승에 대해 "원유가 원인이 아니라, 천연가스와 석탄 가격의 급격한 상승이 경제적 우려를 일으켰다"고 말했다.러시아의 알렉산드르 노박 부총리는 "10월 유럽에서 원유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보이며, 델타 변이 확산으로 인한 세계 원유 수요 축소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한편 OPEC+의 다음 회의는 12월 2일에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