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17년 3월 24일 미국 네브라스카주에 있는 키스톤 스틸시티 펌핑장. 출처=뉴시스 |
[이코노믹리뷰=박민규 기자] 중국의 원유 수요 회복세에 국제 유가가 3거래일 만에 반등했다. 시장은 반응했으나, 유가 상승은 일시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13일(현지 시간) 11월 인도분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배럴당 2.0%(0.77달러) 뛴 40.20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영국 북해 지역의 브렌트유 12월물은 오른 1.8%(0.73달러) 오른 42.45달러에 체결됐다. 두 유종의 가격 모두 종가 기준으로 전날인 지난 12일 3% 가까이 급락한 바 있으나, 낙폭은 이날 일부 만회된 모습이다.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으로 알려진 중국의 원유 수입 증가가 유가 상승에 주효했다는 평가다.
중국 해관 총서에 따르면, 중국이 지난달 수입한 원유는 하루 평균 1180만배럴로 전월 대비 5.5%, 전년 동월보다 17.5% 각각 늘어났다. 다만 이는 지난 6월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던 일 평균 1294만배럴보다는 적은 수치다.
파올라 로드리게즈-마시우 리스태드에너지 선임 연구원은 "중국의 (원유 수입) 지표가 유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지만, 이날 유가 상승은 유효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언급했다.
그는 "중국의 원유 수입은 정체기를 맞았다"며 "현지 영세 정유사들이 수입 쿼터를 충분히 활용하고 있고, 대형 석유 기업들은 극도로 높은 원유 재고에 힘들어 하고 있기 때문"이라 덧붙였다.
한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원유의 오름 폭이 제한됐다는 풀이가 나온다.
잇따른 코로나19 백신 임상 시험 중단 소식으로 비관적 전망이 더욱 부각되는 모양새다. 미국 존슨앤존슨(J&J)에 이어 이날 일라이릴리도 코로나19 백신 후보 물질 임상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앞서 J&J는 최종 임상 단계인 3상에 돌입했으나 "실험 참여자들에 설명할 수 없는 질환이 발병했다"며 돌연 임상을 중지했고, 일라이릴리도 부작용 문제를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J&J는 코로나19 백신 개발의 선두에 있다는 평가를 받아 왔고, 일라이릴리는 최근 미 식품의약국(FDA)에 코로나19 항체 치료제의 긴급 사용 승인을 신청한 바 있어 시장의 실망감이 적지 않은 분위기다.
또한 코로나19 재유행이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어, 원유 수요 회복이 둔화되리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봉쇄 조치는 영국과 체코 등에서 점차 강화되는 모양새고, 프랑스 역시 지역 봉쇄를 아예 배제할 수는 없다고 보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달 12일 발간한 '2020년 세계 에너지 전망'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 개발에 성공한다는 전제 하에 세계 경제는 내년, 에너지 수요는 오는 2023년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이가 지연될 경우, 에너지 수요 회복은 2025년으로 늦춰질 전망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또한 월간 보고서에서 원유 수요 회복 둔화를 예상했다. 이달 OPEC은 2021년 세계 원유 소비가 올해보다 하루 654만배럴 늘어난 9684만배럴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는데, 이는 전월 예상치보다 8만배럴 하향 조정된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