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10월17일 (로이터) 박예나 기자 - 미국 재무부가 주말에 발표한 반기 환율 보고서가 달러/원 환율에 있어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외환딜러들은 미국 환율 보고서가 예상 수준과 크게 다르지 않다면서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재무부는 14일(현지시간) 발표한 환율보고서에서 주요 교역 대상국들이 수출업계 이익을 위해 환율을 조작하고 있지 않다고 밝히면서 한국, 중국, 일본, 독일, 대만을 '관찰대상국'으로 유지하고 스위스를 새로운 관찰대상국으로 포함시켰다.
한국은 미국 재무부가 심층분석 요건으로 제시하는 3가지 중 대미 무역흑자 200억달러 초과, 경상흑자 GDP 대비 3%를 초과해 관찰대상국으로 지정됐다.
하지만 한국은 GDP 대비 순매수 비중 2% 초과 기준에는 부합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재무부는 한국이 원화 절하를 막기 위해, 또 이후 달러 대비 상승을 제한하기 위해 외환시장에 양방향으로 개입했다고 평가하며 올해 상반기 중 한국 정부는 95억달러, 작년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240억 달러 매도 개입을 실시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A은행의 외환딜러는 "미국 재무부가 환율의 양방향 개입을 인정하면서 오히려 당국의 운신의 폭을 넓혀줬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로선 이같은 환율 보고서가 현재 달러/원 방향성에 이렇다할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B은행의 외환딜러는 "환율보고서는 시장 예상 수준대로 나왔고 현 시장 상황에서는 묻힌 재료가 됐다"고 말했다.
C은행의 외환딜러는 "환율보고서는 보통 달러/원 환율이 빠질 때 영향을 주는데 지금으로선 특별한 영향을 미칠 재료가 아니다"라면서 "현재는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달러 강세가 주요 흐름으로 외인들의 자금 흐름에 주목할 때"라고 예상했다.
결국 환시는 혹시나 했었던 미국 환율 보고서가 예상 수준으로 발표되면서 이에 대한 불확실성을 제거함에 따라 당분간 달러 모멘텀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나금융투자의 김두언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원화를 비롯한 주요 통화의 방향성이 바뀌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이에 대한 배경으로 미국 금리 인상 경계감에 따른 미달러 강세가 진행되고 있는 점을 들었다.
김 이코노미스트는 "주말 동안 나온 재무부 환율 보고서로 인해 불확실성이 사라진데다, 미국 대선 변수도 약화된 만큼 이제는 연준의 행보가 시장의 관심을 끌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위의 A은행 외환딜러는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 여부 및 '하드 브렉시트' 이슈 등 대외적 재료와 여전히 삼성전자도 부정적인 영향력을 제공하고 있다"면서 "일단 달러/원 1130원 후반대의 강한 저항선을 돌파할지 여부가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이 딜러는 미국 지표 결과에 따라 달러 흐름이 약세로 전환될 가능성과 국내 수급등을 감안해 환율이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고 보고 단기적으로 달러/원 환율이 1120-1150원 수준에서 움직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편집 유춘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