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19년 3월 12일 미국 텍사스주 룰링에서 오일 펌프가 가동하고 있다. 출처=뉴시스 |
[이코노믹리뷰=박민규 기자] 미국의 고용 지표 호조와 이라크의 원유 감산 결정이 발표된 가운데 원유 수요 불확실성은 지속되면서, 국제 유가는 혼조세를 보였다.
6일(현지시간) 9월 인도분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배럴당 0.6%(0.24달러) 내린 41.95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5거래일 만의 하락이다. 영국 북해 지역의 브렌트유 선물 10월물은 장 중 한때 배럴당 0.1%(0.05달러) 오른 45.22달러를 기록했다.
유가의 상승·하락 동력들이 팽팽히 힘을 겨루는 모양새다.
먼저 호재다. 미국의 고용 지표가 모처럼 개선되면서 유가에 상승 동력을 제공했다.
이날 미 노동부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주 실업수당 청구가 전주 대비 24만9000건 줄어든 118만6000건(계절 조정치)을 기록,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 142만3000건을 크게 밑돌았다.
이는 3주 만의 감소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기도 하다.
이달부터 OPEC+(석유수출국기구와 주요 10개 산유국)의 원유 증산이 시작됨에 따라 증가했던 부담도 소폭 덜게 됐다.
주요 산유국 가운데 하나인 이라크는 8월 산유량을 OPEC+의 감산 합의보다 하루 40만 배럴 더 줄이기로 했다. 이전에 합의 이행을 미준수 한 데 따른 보충 감산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 기업 아람코가 유럽 및 아시아 지역에 대해 9월 공식 판매 가격(OPS)을 소폭 낮추고, 미국 OPS를 유지한 점도 유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사우디가 원유 판매가를 대폭 내려 '유가 전쟁'을 다시 벌일 수도 있다는 우려가 일단 해소됐다는 풀이가 나온다.
최근 '약달러'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점 또한 유가에 지지력을 제공하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이날도 92대에 머물렀다.
하지만 원유 수요의 불확실성 부담이 유가를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의 원유 재고는 지난주까지 2주 연속 급감했으나, 휘발유 등의 재고는 증가세를 나타낸 바 있다. 이는 향후 원유 수요의 회복이 그리 크지는 않을 것을 시사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JP모건도 올해 하반기 원유 수요 전망치를 일 평균 150만 배럴 하향 조정했다.
또한 유가는 최근 5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지속된 상승세에 레벨 부담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미국의 추가 경기 부양책 또한 여전히 난항을 겪으며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미 의회는 아직 부양 패키지 합의를 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미 정부는 이번 주 내 합의를 도출할 것을 민주당에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원유 수요의 불확실성은 지속하고 있다고 거듭 지적한다.
필 플린 프라이스퓨처스 수석 연구원은 "코로나19발 경기 침체로 원유 수요가 부진할 것이라는 우려가 잔존하는 상황"이라 언급했다.
워렌 패터슨 ING 연구원은 "원유 수요가 정체 중이고 석유 제품 재고가 넘치는 상황에서 원유 시장이 크게 건설적이기는 힘들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