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차원에서 위험을 분산하려는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합리적 의사결정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김성훈 키움투자자산운용 대표(사진)는 15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올 상반기 미국 주식 투자액만 사상 최고인 69억달러(약 8조1378억원)에 달하는 등 최근 해외 투자 열풍이 불고 있는 데 대해 이같이 말했다. 김 대표는 지난해 초 취임 때부터 이 같은 트렌드를 예견해 글로벌 운용 역량 강화에 집중 투자해왔다. 그 결과 키움운용의 해외 운용자산은 최근 전체 운용자산(37조원)의 20% 수준인 7조원을 훌쩍 넘어섰다. 국내 주요 대형 운용사 가운데 해외 운용자산 비중이 20%가 넘는 곳은 미래에셋, 한화, 한국투자 등 손에 꼽을 정도다. 키움운용도 우리자산운용과 합병한 2014년만 해도 해외 운용자산 비중이 고작 8%에 그쳤다.
김 대표는 해외 투자에서 가장 유의해야 할 점으로 현지 시장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 역량을 꼽았다. 그는 “국내 자산과 달리 해외 자산은 물리적인 한계 탓으로 실사 등 접근이 쉽지 않다”며 “해외 투자 펀드를 운용하는 운용사들은 국내 투자자들을 대신해 시장 모니터링과 리스크 관리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반드시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키움운용은 올해 업계 최초로 대체투자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고 부동산 등 세부 자산의 가격 변동이나 이슈 발생 등을 매일 점검하고 있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키움운용의 대표 해외 대체투자 펀드인 ‘키움글로벌얼터너티브’ 펀드가 출시 1년도 안돼 10%가 넘는 수익률을 올린 것도 이 같은 시스템 덕분이라는 평가다. 2018년 10월 선보인 키움글로벌얼터너티브 펀드는 시황과 상관없는 절대 수익을 추구하는 다양한 전략의 글로벌 헤지펀드에 재간접 방식으로 분산 투자하고 있다. 안정적으로 연 10%의 수익률을 추구하는 이 펀드는 현재 순자산 1500억원을 넘어섰으며 누적 수익률도 9개월 만에 11.81%를 달성했다.
김 대표는 베트남 투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6월 호찌민 사무소를 신설한 데 이어 올해 초엔 현지 최대 운용사인 비나캐피털과 업무협력 관계를 맺었다. 하반기에는 양사가 함께 운용하는 신규 베트남 펀드도 출시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부진의 늪에 빠진 국내 증시에 대해선 일본의 경제보복 등 정치적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는 한 상승 동력을 얻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유망 섹터별로 접근하는 방식이 유효할 것이라는 의견도 내놨다. 그는 “올 들어 4차 산업혁명 관련 신기술이 하나둘 상용화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며 “관련 종목에 분산 투자하는 ‘DNA(데이터·네트워크·인공지능)’ 펀드를 분할 매수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추천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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