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진유진 기자] 중국 국영 희토류 기업 중국희토그룹(中国稀土集团)과 중국 최대 알루미늄 생산 기업 중국알루미늄공사(CHALCO)가 협력 강화를 선언했다. 미국과 중국 간 자원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양사의 이번 협력이 중국의 자원 통제력을 더욱 강화할지 주목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희토그룹과 중국알루미늄공사는 지난 5일 베이징에서 전략적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이날 자리에는 △류레이윈 중국희토그룹 이사회 회장 △왕타오 중국희토그룹 부총경리 △두안샹동 중국알루미늄공사 이사회 회장 △동젠슝 중국알루미늄공사 부총경리 등 양사 고위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양사는 오랫동안 프로젝트 건설과 자재 공급에서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한 데 이어 이번 협정을 계기로 국가 주요 전략 목표에 집중하며 기술 연구와 프로젝트 연구개발(R&D), 무역 사업 등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상호 보완적 우위, 상호 이익과 상생, 장기적 협력과 공동 발전' 원칙 아래 △국가 전략 광물 자원의 안전 보장을 중심으로 △첨단 소재 연구개발·응용 △산업 금융 △녹색·저탄소 디지털 지능 등 분야에서 공동 대응하기로 합의했다.
희토류는 스마트폰과 노트북, 전기차 등 전자 산업에 필요한 핵심 자원으로, 중국은 희토류를 수출 규제를 통해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알루미늄은 항공우주와 자동차, 전기차 배터리 등 다양한 산업에서 필수적인 자원이며, 세계 경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세계 최대 희토류·알루미늄 생산국인 중국은 이를 통해 미국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반면, 희토류·알루미늄 생산량이 부족한 미국은 수입 의존도가 높아 중국의 공급 정책 변화에 민감하다.
중국은 대미 광물 수출통제를 점차 강화하고 있다. 중국 국영 증권사 중신증권(Citic Securities)은 "중국이 갈륨과 게르마늄, 안티몬 등 핵심 광물 대미 수출을 금지한 조치는 시작에 불과하다"며 "미중 갈등이 심화하면 희토류를 포함한 자원 수출 제한을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해당 조치는 미국이 지난 2일(현지시간) 중국산 첨단 반도체·인공지능(AI) 기술 개발을 차단하기 위해 고대역폭메모리(HBM) 제품의 대중 수출을 제한한 데 따른 대응으로, 국가 안보와 이익을 지키기 위해 전략 광물 무기화에 본격 나서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업계는 내년 초부터 양국 간 무역전쟁이 한층 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첫날(2025년 1월 20일)부터 모든 중국산 제품에서 추가 관세에 더해 10% 관세를 더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이에 중국도 미국 관세에 대응해 수출 규제를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
류레이윈 회장은 "양사는 중앙 기업으로서 국가 전략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며, 이번 협력을 통해 희토류 산업 고도화와 녹색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안샹동 회장은 "첨단 소재 공급과 광물 자원 보호를 위한 과학기술 혁신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