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진유진 기자] 말레이시아가 희토류 가공 공장 2곳을 건설하며 희토류 산업 자립화를 추진한다. 희토류 공급망 불안정성이 심화하면서 자원 부국들이 자국 내 가공 산업을 육성하려는 움직임이 커지는 가운데 말레이시아의 희토류 산업 발전은 글로벌 희토류 공급망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다툭 세리 라피지 말레이시아 경제부 장관은 지난 28일(현지시간) 동해안경제지역개발위원회(ECERDC)가 주최한 '넷 제로 가속화' 회의에서 "향후 3년 안에 희토류 원소(REE) 가공 공장 2곳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희토류 벨류 체인의 다운스트림 생태계를 강화하고, 국제 투자를 유치해 경제 성장을 견인하려는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라피지 장관은 "가공 공장, 배터리 공장, 제조업체 등 다운스트림 산업에 대한 많은 신규 투자가 실현되기까지 최소 2~3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파트너와 투자자들이 말레이시아의 계획을 이해하고 협력한다면 정부는 적극 지원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향후 2~3년간 투자와 협력이 촉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정부는 REE 산업 발전을 위해 업스트림과 다운스트림 부문 모두를 아우르며 국제 기업과 협력할 것"이라며 "현재 희토류 가공 기술이 부족한 만큼 일본 등 선진국의 투자 유치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말레이시아 정부는 희토류 공장으로 인한 방사능 확산을 막기 위해 세계 최대 희토류 광업 기업 라이너스(Lynas)의 말레이시아 희토류 공장 건설을 반대해 왔다. 그러나 파카탄 하라판이 집권한 이후 라이너스 희토류 공장을 유지하고, 희토류 광산 개발과 추가 공장 건설을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라이너스는 지난해 말레이시아 정부로부터 오는 2026년 3월까지 희토류 수입·가공에 대한 허가를 연장받았다. 라이너스 쿠안탄 공장의 크래킹·침출 기능 운영 허가 연장에 이어 희토류 허가도 연장되면서 현지 사업에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말레이시아 정부는 자원 고갈을 우려해 미가공 희토류 수출을 엄격히 금지할 방침이다. 수출 금지 조치를 통해 희토류를 활용한 국가 수입을 늘리고 희토류 산업의 부가가치를 높이겠다는 설명이다. 다만 중국이 독점하고 있는 희토류 가공 기술 부재가 가장 큰 과제로 지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