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진유진 기자] 미국 광산 업체 프리포트 맥모란(Freeport McMoRan) 인도네시아 자회사 프리포트 인도네시아(PT Freeport Indonesia)가 건설한 세계 최대 구리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구리 음극 생산이 중단됐다. 이번 사고로 인도네시아 정부가 추진 중인 광물 수출 통제·다운스트림 산업 육성 정책에 미칠 영향에 이목이 쏠린다.
토니 웨나스 프리포트 인도네시아 최고 경영자(CEO)는 지난 14일(현지시간) 동부 자바주 그레식 리젠시 만야르 지역에 위치한 JIIPE 경제특구 내 제련소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해 구리 음극 생산이 중단됐다고 전날 밝혔다.
이번 화재는 31억 달러(약 4조2330억원)가 투입된 세계 최대 규모 제련소의 황산 장치에서 발생했으며, 인명 피해는 없었다. 현재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웨나스 CEO는 "구리 음극 생산 과정에서 유황 가스가 배출되는데, 화재로 인해 생산 공정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며 "제련소 화재 조사가 완료된 후 생산 재개 여부를 결정할 계획으로, 조사 결과에 따라 생산 중단 기간이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로산 로슬라니 인도네시아 투자부 장관은 자카르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정부는 생산 재개 계획을 안전 측면에서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프리포트 인도네시아는 지난 6월 제련소를 완공하고 지난달부터 생산을 시작했으나, 시운전 과정에서 물과 증기 누출이 발생해 11월까지 생산이 지연될 예정이었다. 해당 제련소는 연간 170만t의 구리 정광을 처리해 약 90만t의 구리 음극과 50t의 금, 210t의 은 등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로, 오는 2025년 1월까지 최대 용량에 도달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번 화재로 인해 생산 확대 계획이 재검토될 전망이다.
인도네시아는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원자재 수출에서 고부가가치 완제품 형태 수출로 전환하기 위해 다운스트림 산업을 강화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광산법을 개정해 주요 광물 수출을 통제하고 있다. 그러나 프리포트 인도네시아 제련소에서 발생한 누출 사고와 이번 화재 등으로 인해 생산이 지연되면서 수출 통제 시일도 늦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프리포트 인도네시아의 구리 정광 수출 허가 면허를 기존 12월 31일에서 내년 초까지로 추가 연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바흐릴 라하달리아 에너지·광물자원부 장관은 지난 13일(현지시간) "프리포트 인도네시아 제련소가 12월에 생산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공장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현재 가동 초기 단계인 만큼 향후 2~3개월 동안 100% 가동될 수 있는지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특히 "공장이 구리 정광을 100% 처리하지 못할 경우, 수출 허가를 1~2개월 정도 연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