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10월24일 (로이터) - 국제유가가 23일(현지시간) 4% 이상 급락했다. 글로벌 주식 시장의 매도세가 석유 슈요에 대한 우려를 낳았고, 사우디아라비아가 필요하다면 더 많은 원유를 공급해 이란 제재에 의한 부족분을 메꿀 수 있다는 말한 것도 유가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
이날 미국 서부텍사스산 경질유(WTI)는 2.93달러, 내린 배럴당 66.43달러에 거래를 끝냈다. WTI는 한 때 5.2% 내려 8월20일 이후 최저치인 65.74달러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WTI가 중요 심리적 지지선인 65달러 아래로 밀리면 기술적 매도세를 촉발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브렌트유는 3.39달러, 4.3% 내린 배럴당 76.44달러로 마쳤다. 브렌트유는 한 때 5% 급락해 9월7일 이후 최저치인 75.88달러를 기록했다.
트레디션에너지의 진 맥길리언 시장리서치부문 이사는 "하락 폭이 매우 놀랍지만 오늘날의 원유 거래 세계에서는 이런 날이 좀 더 자주 있다"면서 "이제 우리는 이것이 계속해서 통제할 수 없는 수준까지 갈 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맥길리언 이사는 "증시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과 경제 성장에 대한 우려가 석유 시장으로 번졌다"며 "투자자들은 사우디의 생산량이 빠르게 증가하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날 미국의 이란 석유수출 상황에서 글로벌 원유 수요를 계속해서 충족시키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부터 시작된 사우디 투자 컨퍼런스에서 칼리드 알 팔리 사우디 에너지장관은 석유시장이 '좋은 상황'에 놓여있으며, 오는 12월 산유국들이 유가 모니터링 및 안정화를 위한 공조를 연장하는데 합의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2~3개월 동안 시장을 계속 모니터링해야 할 것"이라며 "우리는 특히 이란 제재가 임박한 가운데 공급 충격이 발생하는지를 판단할 것이다. 이란 제재가 발효되면, 우리는 소비자들의 만족을 보장하기 위해 현실화한 수요에 발맞추겠다는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알 팔리 장관은 향후 수요 증가에 대비해 사우디의 산유량이 현 수준에서 일평균 100만~200만배럴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이에 대한 구체적인 시간계획은 언급하지 않았다.
한편, 러시아 에너지 장관은 현재 러시아의 원유 생산이 세계 생산 합의의 기준인 2016년 10월 수준보다 일평균 15만배럴 많다고 밝혔다.
미국석유협회(API)가 23일(현지시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주(~19일) 미국의 원유재고가 예상보다 훨씬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휘발유 재고와 정제유 재고는 줄었다.
미국의 원유 생산은 2016년 중간 이후 30%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이 생산량이 이란 수출량 감소를 상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편집 박해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