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8월24일 (로이터) - 국제유가가 23일(현지시간) 약보합세를 나타냈다. 전일에는 지난주 미국의 원유재고가 크게 줄었다는 소식에 급등했으나, 이날 미국과 중국의 무역마찰 수위가 높아지면서 매수 수요가 둔화했다.
이날 미국 서부텍사스산 경질유(WTI)는 3센트 내린 배럴당 67.83달러로 장을 끝냈다. 브렌트유는 5센트 하락한 배럴당 74.73달러로 마쳤다.
일부 옵션 거래 움직임에 따르면, 트레이더들은 WTI의 급락 가능성을 경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트레디션 에너지의 진 맥길리언 시장리서치부문 이사는 "시장은 글로벌 수요 성장세 약화 우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증산 등의 요인이 잔존하는 가운데 균형점을 찾으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의 전일 발표를 언급하며 미국의 원유재고가 급감했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맥길리언 이사는 "1년 전 보다는 펀더멘털이 나은 편이다"라고 덧붙였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마찰은 골이 깊어졌다. 양국은 서로의 제품 160억달러 규모에 25%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양국은 지난 7월부터 서로의 제품에 관세를 부과해왔으며, 이제는 총 1000억달러 규모 제품에 관세가 부과된 상태다. 게다가 미국은 추가로 중국산 제품 2000억달러에 관세를 부과하는 안을 두고 청문회를 실시하고 있다. 중국도 이에 대응할 것이 확실시된다.
무디스의 투자자 서비스는 무역전쟁이 "내년 중국의 실질 GDP 성장률을 0.3~0.5%포인트만큼 낮추리라 예상한다"고 밝혔다. 미국의 실질 GDP 성장률도 0.25%포인트 내려 "내년에는 2.3%"를 기록할 것이라고 봤다.
시장 일각에서는 공급이 줄어든 상태가 유지되고 있지만, 이미 애널리스트들은 무역갈등의 여파로 에너지수요 전망을 하향했다.
EIA의 전일 발표에 따르면 지난주(~17일) 미국의 원유재고는 583만6000배럴 줄었다. 애널리스트들은 149만7000배럴 감소를 예상했다.
소시에테제네랄의 마이클 위트너 석유 애널리스트는 "이번주 보고서는 유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라며 "원유재고는 수입 급감, 정유공장 처리량 사상 최대 기록 등의 여파로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EIA는 지난주 미국의 산유량이 10만배럴 늘어난 일평균 1100만배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세계 최대 원유 생산국인 러시아, 미국, 사우디아라비아의 산유량은 모두 일평균 1100만배럴을 기록하게 됐다. 이들 국가의 산유량은 글로벌 수요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미즈호증권의 밥 야거 이사는 옵션거래활동을 지적하며 거래량이 수백계약에 불과했지만, 행사가격이 배럴당 50달러인 올해 12월 만기 풋옵션이 거래된 사실을 강조했다.
이어 그는 "누군가 가격이 이 정도로까지 내려갈 수도 있다고 본다는 사실이 흥미롭다"라며 "12월까지 유가가 배럴당 50달러를 기록하려면, 해당 기간동안 좌충우돌을 겪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럴당 50달러 행사가격의 옵션 거래량은 현 유가와 비슷한 수준의 행사가격 옵션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편집 박해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