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진짜 다르다"…월가 족집게들이 콕 찍은 ’매수 타임’
15년간 애플을 시가총액 기준 미국 최대 기업으로 성장시킨 팀 쿡이 9월 1일부로 애플(NASDAQ:AAPL) CEO 자리에서 물러났다. 후임으로는 2021년부터 애플의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부문을 이끌어온 존 터너스가 애플의 8대 CEO에 오른다.
이번 인사는 지난 4월 발표됐지만, CEO 교체 시점을 9월로 잡으면서 애플은 경영진 교체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하고 원활한 전환을 준비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확보했다. 터너스는 9월 중순 예정된 애플의 아이폰 신제품 출시 약 2주 전에 CEO로 취임한다. 이번 행사에서는 애플의 첫 폴더블 아이폰이 공개될 예정이다.
흥미로운 점은 애플이 차기 CEO로 서비스 부문 책임자나 소프트웨어 임원, AI 전문가를 선택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엔지니어 출신인 터너스는 아이폰, 아이패드, 에어팟, 맥, 애플워치 등의 개발을 총괄해왔다. 터너스의 선임은 대부분의 다른 초대형 기술기업들이 AI 관련 제품 개발에 경쟁적으로 뛰어드는 가운데, 애플이 하드웨어 혁신에 다시 초점을 맞추겠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애플의 AI 경쟁력이 취약점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올가을 공개될 것으로 예상되는 시리(Siri)의 대대적인 개편은 지연을 거듭해왔으며, 보도에 따르면 구글의 제미나이 기술을 라이선스해 일부 기반으로 활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 인텔리전스(AI) 역시 시장에서 비판을 받아왔다. 하드웨어 엔지니어인 터너스를 CEO로 선택한 것은 애플의 경쟁력이 AI 모델 자체를 개발하는 데 있기보다, AI를 구동할 수 있는 최고의 기기를 만드는 데 있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애플이 AI 분야에서 어떤 전략적 방향을 택할지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애플의 AI 전략: 과도한 기대보다 원칙에 집중에서 다뤘다.
팀 쿡은 강력한 경영 성과를 남겼다. 그의 재임 기간 애플의 시가총액은 24배 증가해 4조달러를 넘어섰고, 서비스 부문 매출은 연간 1000억달러를 돌파했다. 반면 터너스는 부진한 매출 및 이익 성장, 관세 노출,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비용 압박과 그에 따른 제품 가격 인상, 그리고 AI 경쟁에서 애플이 뒤처지고 있다는 뚜렷한 신호 등 여러 난제를 물려받게 됐다.
터너스 체제에 거는 기대는 애플의 다음 성장동력이 AI 모델 개발 경쟁이 아니라 실물 기기, 즉 하드웨어에 있다는 것이다.

유동성에는 언제나 비용이 따른다
스포츠 베팅과 월스트리트를 비교해볼 필요가 있다. 두 시장 모두 기본적으로 같은 이익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하우스는 결과와 관계없이 유동성 제공에 따른 수수료를 가져간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유동성에 얼마의 비용을 지불하는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비용이 명시적으로 공개돼 있든, 가격에 숨겨져 있든 마찬가지다.
이 개념을 설명하기 위해 두 팀이 맞붙는 경기에서 양 팀의 승률이 동일하다고 가정해보자. 먼저 카지노나 드래프트킹스(DraftKings) 같은 온라인 베팅 사이트와 같은 전통적인 스포츠북에서 양 팀에 각각 100달러씩 베팅한다고 하자. 이 경우 유동성 비용은 배당률에 반영돼 있다. 양 팀의 배당률이 각각 -110이라고 가정하면 패한 팀에 건 100달러는 전액 잃게 된다. 반면 승리한 쪽의 베팅에서는 90.91달러의 수익을 얻는다. (수익 = $100 × (100 ÷ 110) = $100 × 0.9091 = $90.91). 두 베팅을 합친 순비용은 9.91달러, 즉 4.95%다.
이번에는 칼시(Kalshi) 같은 예측시장에서 같은 방식으로 베팅해보자. 양 팀의 계약을 각각 50센트에 100달러씩 매수하는 것이다. 칼시는 배당률을 제시하는 대신 ‘테이커 수수료(taker fee)’를 부과하는데, 같은 200달러 규모의 거래에서 약 8달러가 발생한다. 따라서 이 베팅에서 발생하는 유동성 비용은 4.00%~4.95% 수준이다.
월스트리트 역시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작동한다. 뮤추얼펀드와 ETF의 운용보수율이나 거래 수수료처럼 일부 비용은 명시적으로 공개된다. 이는 칼시의 수수료와 비슷하다. 반면 가격에 녹아 있어 눈에 잘 띄지 않는 비용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매수-매도 호가 스프레드(bid-ask spread)와 주문흐름 대가(payment for order flow)다. 각각은 작아 보일 수 있지만 이러한 비용은 누적되면서 상당한 수준에 이를 수 있다.
규제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금융시장에는 유동성을 제공하는 딜러가 투자자의 거래 상대방이 되어주는 대가로 받는 비용이 내재돼 있다. 따라서 어떤 거래소나 브로커, 스포츠북을 이용하든 한 가지 질문을 던질 필요가 있다. 그 비용이 명시적으로 공개돼 있는가, 아니면 가격에 이미 포함돼 있는가.
이 점을 강조하는 이유는 최근 우리가 거래량이 적고 유동성이 낮은 지방채를 매도하는 데 2%의 매수-매도 호가 스프레드를 제시받았기 때문이다. 아마도 해당 투자자는 이 채권을 매수할 당시 이 같은 비용까지 고려하지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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