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는 빼고 투자"…테슬라·스페이스X 제외 ETF 등장
이란 전쟁이 채권시장의 안전자산 지도를 다시 그리고 있다. 지난 2월 28일 공습 이후 형성된 흐름이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잡을지는 아직 단정하기 어렵지만, 주요 채권 섹터별 성과를 살펴보면 투자자들의 기대치 재조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뱅크론(선순위 대출) 자산의 독주다. 지난 7월 8일 종가 기준 ETF 성과를 비교한 결과, 인베스코 시니어론 ETF(NYSE:BKLN)가 2월 28일 이후 3% 넘는 수익률을 기록하며 다른 채권 상품들을 압도적인 격차로 따돌렸다. 이는 차순위 상품 수익률의 약 두 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반면 국채와 투자등급 대표지수인 뱅가드 토탈본드마켓(NASDAQ:BND)은 전쟁 발발 이후 대부분 마이너스 수익률에 머물고 있다. 낙폭이 가장 큰 자산은 장기국채(TLT)로, 5% 넘게 하락했다.
이런 현상의 배경으로는 전쟁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면서 연준이 조만간 금리 인상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진 점이 꼽힌다. 여기에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연방정부 부채 급증 우려까지 겹치면서, 안전자산에 대한 관점 자체를 재검토해야 할 유인이 형성됐다.
뱅크론 자산이 급등한 이유는 이번 이란 전쟁이 기존의 위험자산 공식을 뒤집어놨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변동금리·선순위담보 신용자산으로 몰려들었고, 이 자산군이 오히려 방어형 포트폴리오의 근간이 되는 장기채보다 안전해 보이는 역설적 상황이 연출됐다.
BKLN은 변동금리 선순위담보 하이일드 대출을 담고 있다. 최근 이 ETF의 강세는 투자자들이 금리 리스크는 피하면서 higher yield를 좇으려는 의지를 보여준다. 쿠폰 수익을 확보하고 향후 추가 금리 인상에 대비하기 위해 신용 리스크를 다소 추가로 감수하겠다는 심리인 셈이다.
이런 맥락에서 이번 전쟁 기간 두 번째로 좋은 성과를 낸 자산이 전용 변동금리채 ETF(FLRN)와 단기 하이일드채 펀드(SJNK)로, 사실상 동률을 기록한 것도 놀랍지 않다.
다만 공짜 점심은 없다. BKLN을 비롯해 레버리지가 상대적으로 높은 차입자들이 발행한 변동금리 대출을 선호하는 펀드들은 세 가지 리스크 요인을 유의해야 한다.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경우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 차입자들이 신용 경색에 취약하다는 점, 그리고 기초 대출시장 자체가 갑작스러운 유동성 경색에 노출되기 쉽다는 점이다.
투자자들의 선호는 뚜렷하다. 투자등급 벤치마크인 BND 대비 BKLN의 강세는 눈에 띄게 두드러진다.
중동 갈등이 투자자들로 하여금 BKLN 및 유사 포트폴리오를 선호하게 만들었다면, 이번 주 뉴스 흐름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당분간 더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임을 시사한다. 중동 지역에서 재개된 군사 공습은 취약했던 소강 국면이 다시 전면적인 충돌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를 재점화하며 시장에 충격을 줬다.
최근 몇 달간 전쟁과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BKLN을 비롯한 관련 자산들에 우호적으로 작용해왔다면, 단기적으로도 채권시장의 이 영역에 대한 지지 요인은 여전히 유효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