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팔더니…외국인 105조원 몰린 곳은 일본이었다
경제에는 단 하나의 지표 발표만으로 시장의 흐름이 바뀌는 순간이 있다.
필자는 이번 미국 고용보고서가 바로 그런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지난 1년 동안 시장은 비교적 단순한 전제를 바탕으로 움직였다. 미국 경제가 충분히 둔화하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결국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였다.
그러나 6월 고용보고서는 이 같은 전제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미국 경제는 6월 5만7,000개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그쳐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다. 이전 달 고용 수치도 큰 폭으로 하향 조정됐다. 이에 따라 최근 1년간 월평균 일자리 증가 규모는 3만6,000개까지 둔화했다.
통상 이런 결과가 발표되면 시장은 이를 통화 완화가 임박했다는 신호로 받아들였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한 가지 문제가 있다.
물가가 여전히 4%를 웃돌고 있기 때문이다.
고용보고서 발표 며칠 전 공개된 연준의 선호 물가 지표는 **4.1%**로 상승하며 중앙은행 목표치의 두 배를 넘었다.
필자가 보기에 이것이야말로 연준이 가장 피하고 싶었던 최악의 시나리오다.
경제는 둔화하고 있지만 물가는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결국 정책 당국은 두 가지 문제 사이에서 뚜렷한 해법 없이 선택을 강요받는 상황에 놓였다.
올해 초만 해도 투자자들은 연준이 2026년 몇 차례 금리를 인하할지를 놓고 논쟁했다. 일부는 세 차례 또는 네 차례 인하를 예상했고, 경기 둔화가 심화되면 공격적인 완화 사이클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 시장이 던지는 질문은 완전히 달라졌다.
물가가 이처럼 높은 상황에서도 연준이 과연 금리를 내릴 수 있을까.
필자는 이것이야말로 2026년 가장 큰 변수라고 본다.
지난 2년 동안 시장은 이번 경기 사이클의 복잡성을 반복해서 과소평가했다. 투자자들은 여러 차례 경기침체를 예상했고, 물가가 빠르게 안정되면서 금리도 조기에 낮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시장은 매번 그런 전망을 수정해야 했다.
지금 우리가 마주한 환경은 통상적인 경기 국면과 다르다.
노동시장은 분명 둔화하고 있다. 6월 고용은 급격히 식었고, 이전 고용 증가 폭도 하향 조정됐다. 여러 산업에서는 사실상 성장세가 멈춘 모습이다.
그럼에도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정책 당국이 안심하기 어려운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는 연준뿐 아니라 투자자와 기업, 전 세계 금융시장 참여자 모두에게 어려운 과제를 던지고 있다.
그동안 많은 투자 전략과 기업 경영 계획, 자산 가치 평가는 금리가 비교적 빠른 시일 안에 인하될 것이라는 전제 위에서 수립됐다.
이제는 그 전제를 다시 점검해야 할 시점이다.
물론 이것이 연준이 다시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필자는 연준이 상당 기간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하면서 인플레이션과 경기 둔화 가운데 어느 쪽이 더 큰 위험인지 판단하려 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본다.
다만 투자자들은 경기 둔화가 곧바로 통화 완화로 이어진다는 기존의 공식이 더 이상 단순하게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연준에게 가장 중요한 자산은 신뢰다.
물가와의 싸움에서 너무 이른 승리를 선언하면 더 큰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정책 당국은 잘 알고 있다. 동시에 경기 둔화 신호를 외면하는 것 역시 위험하다는 사실도 인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연준은 최근 수년 사이 가장 어려운 정책 균형점을 찾아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2026년의 핵심은 단순히 미국 경제가 둔화하고 있다는 사실이 아니다.
경제가 둔화하는 상황에서도 투자자들이 금리 인하의 시기와 폭을 여전히 확신하지 못한다는 점이 더 중요하다.
이러한 불확실성은 기업 투자와 자본 배분, 주식 가치평가, 정부의 차입 비용, 투자 심리에 모두 영향을 미친다.
현실은 연준이 가장 우려했던 상황이 이미 시작됐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성장 동력을 잃어가는 경제.
좀처럼 꺾이지 않는 인플레이션.
그리고 뚜렷한 출구가 보이지 않는 정책 환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