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금요일’ 폭락장 이유는?…"외국인 반기 말 리밸런싱 물량 폭탄"
중동 분쟁은 일단락됐지만, 미국 투자자들의 관점에서 해외 채권 시장이 입은 상처는 여전히 남아 있다. 2월 28일 전쟁 발발 이후부터 6월 23일 종가까지 ETF 성과를 분석한 결과, 해외 채권은 전반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주요 부담 요인은 인플레이션 우려와 달러 강세였다.
전쟁 발발 이후 해외 채권 대부분은 손실을 기록했지만, 눈에 띄는 예외도 있었다. 바로 신흥국 고수익(하이일드) 채권 시장이다. 반에크 신흥국 하이일드 채권 ETF(NYSE:HYEM)는 2월 28일 이후 1.8% 상승하며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다른 채권 부문이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인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중기 만기 선진국 국채 ETF(BWX)는 같은 기간 5.2% 하락해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미국 투자등급 채권의 대표 지표로 여겨지는 미국 종합 채권 ETF (BND) 역시 1.3% 하락하며 부진한 성과를 나타냈다.

달러 강세를 부추기는 요인은 여러 가지다. 그중 하나는 여전히 유효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다. 최근 몇 년간 달러 가치가 등락을 거듭했음에도, 전쟁 발발 이후 달러 지수가 상승한 것은 투자자들이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커질 때 여전히 달러를 피난처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여기에 인플레이션 재가속 우려도 달러의 매력을 높이고 있다. 물가 상승 압력이 예상보다 강해질 경우, 인플레이션이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금리 인상을 유도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면서 미국 달러화 현금성 자산의 투자 매력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금리 인상을 예상하는 Bank of America는 현재 3.50~3.75%인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가 올해 말에는 4.25~4.50%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전망의 근거로는 FOMC 위원 18명 가운데 9명이 2026년 중 최소 한 차례 이상의 금리 인상을 예상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지난주 첫 기자회견에서 매파적 기조를 드러낸 Kevin Warsh 연준 의장의 발언이 꼽힌다.
Natixis의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 Christopher Hodge는 보고서에서 “Warsh 의장은 분명한 매파적 입장을 드러냈으며, ‘인플레이션은 선택의 결과(inflation is a choice)’라는 기존 주장을 재차 강조했다”며 “향후 연준의 최우선 과제가 인플레이션이 될 것이며, 정책 결정 과정과 분석 체계, 커뮤니케이션 방식에도 상당한 변화가 이뤄질 것임이 분명해졌다”고 평가했다.
시장이 인플레이션 위험이 충분히 통제되고 있다고 확신하기 전까지는 미국은 물론 해외 채권시장에서도 안도 랠리가 지속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