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 코스피, 외국인 매도 폭탄에 3.25% 급락…7270선 마감
3,970억 달러(한화 약 596조원). ‘버핏 현금(Buffett cash)’ 규모가 또다시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그렉 애벌의 최고경영자(CEO) 취임 후 첫 분기 실적 발표에서 드러난 버크셔 해서웨이의 현금 및 단기 국채 보유액은 3974억달러에 달했다. 워런 버핏이 2025년 말 퇴임 당시 남긴 3730억달러보다 석 달 만에 240억달러 더 늘어난 규모다.
이 금액은 홍콩이나 노르웨이 국내총생산(GDP)을 웃돌고, 미국 초대형 기술주 몇 곳을 제외하면 대부분 상장사의 시가총액보다 크다. 더욱이 이 자금은 연 4~5% 수준의 단기 국채 수익률에 머무는 동안, S&P500 지수는 최근 수십 년 사이 가장 강력한 3년 랠리를 이어갔다.
시장에서는 이른바 ‘버핏 현금더미’를 두고 각종 추측과 해석이 쏟아지고 있다. 이 현금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왜 이렇게까지 쌓였는지, 그리고 주주들이 치르는 기회비용은 얼마나 되는지가 핵심 논쟁거리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2026년 1분기 말 기준 현금 및 단기 국채 보유액이 3974억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2025년 3분기 기록한 종전 최대치 3817억달러를 넘어선 수치다. 이 가운데 약 520억달러는 현금성 자산이며, 대부분은 단기 국채에 투자돼 안정적인 이자수익을 올리고 있다. 애벌이 5월 2일 첫 분기 성적표를 내놓을 당시 버크셔는 세계 최대 규모의 미국 국채 보유 주체 중 하나로 올라섰다.
이는 우연이 아니었다. 버크셔는 2022~2024년 순매도한 주식 규모만 1729억달러에 달했다. 특히 2024년 한 해에만 1341억달러어치를 처분했다. 애플 비중은 전체 주식 포트폴리오의 절반 수준에서 약 22%까지 축소했고,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지분도 절반 이상 줄였다.
자사주 매입 역시 사실상 중단됐다. 버핏은 주가가 내재가치를 웃돈다고 판단해 약 2년간 자사주 매입을 멈췄고, 버크셔는 21개월 연속 시장에서 자사주를 사들이지 않았다. 다만 애벌 체제 들어 올해 3월 4일 자사주 매입이 재개됐지만, 1분기 매입 규모는 2억3400만달러에 그쳤다. 수천억달러 규모의 재무구조를 감안하면 상징적 수준이다.
올해 1분기에도 버크셔는 241억달러 규모의 주식을 매도하고 160억달러를 매입해 순매도 규모가 81억달러에 달했다. 이로 인해 현금 보유액은 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버핏과 애벌의 행보는 시장 분위기와는 정반대였다. CNBC가 인공지능(AI) 랠리 지속 가능성을 논하는 동안, 세계에서 가장 인내심 강한 투자자는 조용히 출구로 향하고 있었다. 그리고 애벌 역시 CEO 취임 첫 분기부터 같은 길을 택했다.”
버핏의 현금 비축 역사
버크셔 해서웨이의 현금 보유 전략은 원래부터 ‘역(逆)경기적’ 성격이 강했다. 시장이 싸질 때는 현금이 줄고, 시장이 비싸질 때는 현금이 늘어나는 패턴이다. 이런 흐름은 수십 년간 이어졌지만, 이번 사이클의 규모는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2014년 버크셔의 현금 및 미 국채 보유액은 약 630억달러 수준이었다. 이후 강세장이 이어지며 밸류에이션이 높아지자 2019년에는 1280억달러까지 늘었다. 2020년 팬데믹 급락 당시 버핏은 잠시 움직였다. 옥시덴털페트롤리엄과 셰브런 등에 자금을 투입했지만, 전체 흐름을 바꾸기에는 역부족이었다. 2022년 약세장을 거친 뒤에도 현금 보유액은 약 1090억달러 수준으로만 소폭 감소하는 데 그쳤다.
그리고 2023~2024년, 현금 축적 속도는 완전히 달라졌다. S&P500 지수가 2년 연속 각각 약 26%, 25% 급등하는 동안 버핏은 시장 추격에 나서지 않았다. 오히려 매도 버튼을 눌렀다.
버크셔의 현금더미는 2024년 한 해에만 거의 두 배로 불어났다. 1680억달러에서 3250억달러 이상으로 급증한 것이다. 이후 2025년 3분기에는 3817억달러까지 치솟았고, 일부 자금 집행으로 연말에는 3733억달러로 소폭 줄었다.
하지만 그렉 애벌 CEO 체제 첫 분기인 2026년 1분기, 현금 보유액은 다시 3974억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버크셔는 계속 주식을 팔았고, 단기 국채 이자는 꾸준히 불어났으며, 동시에 ‘적정 가격’에 살 만한 대형 투자처는 좀처럼 찾지 못했다.”

이 그래프의 형태는 우연이 아니다. 가치투자자의 규율이 점점 ‘가치’를 찾기 어려워진 시장과 맞물린 결과를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그리고 지금 가장 주목해야 할 막대는 맨 오른쪽에 있다. 버핏이 은퇴한 뒤에도 그 규율은 끝나지 않았다는 의미다.
시장의 해석 vs 현실
지난 2년 동안 금융권과 언론은 버핏의 막대한 현금 보유를 두고 수많은 해석을 내놨다. 그리고 토요일 발표된 사상 최대 규모의 1분기 현금 보유액은 이런 논쟁에 다시 불을 붙였다. 일부 해석은 일리가 있지만, 상당수는 구조적 배경을 놓치고 있다. 시장의 ‘내러티브’와 실제 메커니즘을 구분해볼 필요가 있다.
“버핏은 폭락장을 예고했다”는 해석
가장 널리 퍼진 해석이다. ‘오마하의 현인’ 버핏이 시장 버블을 감지했고, 향후 증시 붕괴 시 헐값 매수에 나서기 위해 현금을 쌓아두고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 ‘버핏 지표(Buffett Indicator)’는 2026년 1분기 말 사상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이 지표는 미국 전체 주식시장 시가총액을 국내총생산(GDP)으로 나눈 값으로, 버핏은 2001년 포천 인터뷰에서 이를 두고 “특정 시점의 시장 밸류에이션을 보여주는 가장 좋은 단일 지표일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계산 방식은 단순하다. 미국 상장기업 전체 시가총액을 미국 명목 GDP로 나누는 것이다. 미국 경제분석국(BEA)이 발표한 2026년 1분기 명목 GDP는 31조8600억달러였다. 여기에 미국 증시 시가총액이 사상 최고 수준 근처까지 치솟으면서, 버핏 지표 역시 기존 최고치를 모두 넘어섰다.
지금 시점에서 중요한 수치는 두 가지다. 먼저 연방준비제도(Fed)의 광범위한 기업 주식가치 지표를 GDP로 나눈 비율은 약 232%로, 사상 최고 수준에 올라 있다. 보다 좁은 범위의 윌셔5000 지수를 기준으로 한 시가총액 대비 GDP 비율도 약 215%에 달한다. 두 지표 모두 역대 최고권이며, 장기 추세선 대비 약 두 표준편차 위에 위치해 있다.
이 때문에 “버핏이 증시 폭락을 대비하고 있다”는 해석에도 일정 부분 근거는 있다. 버핏은 주주서한에서 꾸준히 ‘밸류에이션 규율’을 강조해왔고, 애벌 역시 토요일 주주들에게 “보험 부문 자금을 비보험 사업이나 주식으로 옮길 수도 있고, 필요하다면 현금으로 보유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를 시장 타이밍 전략으로 해석하는 것은 버핏식 투자 프로세스를 오해한 것이다. 그들은 폭락을 예측해서 파는 것이 아니다. 기업의 내재가치를 감안했을 때 현재 가격이 더 이상 합리적이지 않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파는 것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두 행동이 같아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본질은 다르다. 현재의 버핏 지표는 “더 이상 적극적으로 매수하지 않는 결정”을 설명해줄 수는 있어도, “다음 분기 시장이 하락할 것”이라는 예언과 동일한 의미는 아니다.
"버핏이 감을 잃었다"는 주장
또 다른 해석은 버핏이 95세의 나이로 기술주 중심 강세장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2023~2024년 이런 시각은 더욱 힘을 얻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두 해 모두 S&P500 수익률에 뒤처졌고, 지난해 5월 버핏이 은퇴 계획을 공식화한 이후 현재까지도 지수 대비 30%포인트 넘게 부진한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그 사이 이른바 ‘매그니피센트7’은 폭등했고, 인공지능(AI)은 시장의 핵심 서사가 됐다. 반면 버크셔의 포트폴리오는 상대적으로 낡고 둔해 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런 비판은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필자는 투자 업계 내내 같은 주장을 반복해서 들어왔다. 그리고 이전에도 모두 틀렸다고 본다. 지금 역시 마찬가지다. 버핏의 투자 원칙은 1969년, 1999년, 2007년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문제는 투자 원칙 자체가 아니라, 그 원칙이 단기적으로 시장을 따라가지 못하게 만드는 환경이다. 그리고 그런 환경은 대개 오래 지속되지 않았고 결국 평균으로 회귀했다. 무엇보다 애벌 CEO가 취임 첫 분기에도 계속 주식을 매도한 사실은, 버핏식 투자 프레임워크가 은퇴와 함께 사라지지 않을 것임을 보여준다.
현실: 버크셔는 이제 ’너무 커졌다’
가장 중요한데도 헤드라인에는 잘 등장하지 않는 문제가 있다. 바로 버크셔 해서웨이의 몸집 자체다.
현재 버크셔 시가총액은 1조달러에 육박한다. 버핏은 수년 전부터 “버크셔의 실적에 의미 있는 변화를 줄 수 있는 기업은 이제 미국 내에서도 손에 꼽는다”고 말해왔다. 실제로 이 정도 규모의 재무제표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내려면, 단일 투자에 최소 500억달러 이상을 투입해야 한다. 그만큼 투자 가능한 대상 자체가 급격히 줄어든다는 의미다. 여기에 인수합병(M&A) 현실까지 더해지면 계산은 더욱 어려워진다. 버크셔처럼 거대한 기업이 의미 있는 회사를 통째로 사들이려면 통상 20% 안팎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줘야 한다.
예를 들어 예상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 22배에 거래되는 회사를 인수하려 해도, 프리미엄을 더하면 실제 인수가격은 26~27배 수준까지 치솟게 된다. 이는 더 이상 ‘가치투자’라기보다, 이사회 승인으로 포장된 모멘텀 투자에 가깝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금 보유가 주주에게 남긴 비용
이 부분은 솔직히 대부분의 분석에서 의도적으로 회피되는 영역이다. 하지만 한 번은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2023~2025년 기간 동안 버크셔의 평균 현금 보유액을 약 2500억달러 수준으로 보면, 이 자금이 어디에 배치됐는지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진다. 비교 기준은 단순하다. S&P500에 투자했을 경우와 단기 국채에 머물렀을 경우다. 이 기간 동안 S&P500은 2023년 약 26%, 2024년 약 25%, 2025년 약 16%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를 평균 현금 규모에 복리로 적용하면, 약 1550억달러 수준의 가상의 투자 수익이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실제로 이 자금이 단기 국채에 머물며 얻은 이자 수익은 약 340억달러 수준이다. 결과적으로 두 선택 사이의 차이는 약 1250억달러 규모의 기회비용으로 계산된다.

이는 단순한 추정이 아니라 실제로 계산 가능한 수치다. 현금을 이 정도 규모로 보유한 채 강세장이 지속된 기간을 지나온 결과, 버크셔 주주들은 ‘완전 투자 상태’였을 경우 대비 의미 있는 상승 여력을 놓친 셈이다. 최근 12개월 기준으로도 같은 흐름이 나타난다. 버크셔 해서웨이 Class A 주가는 S&P500 대비 뚜렷한 격차를 보이며 뒤처졌고, 지난 토요일 발표된 실적 역시 영업이익 호조에도 불구하고 주가 반응은 제한적이었다.
다만 버크셔를 S&P500과 단순 비교하는 것은, 이번 사이클에서 가치투자 전략이 실제로 놓친 영역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다. S&P500은 다양한 업종이 섞인 혼합 지수다. 반면 버핏이 사실상 비중을 크게 줄이며 비켜선 구간은 메가캡 성장주 영역이다. 이 구간을 가장 명확하게 보여주는 대체 지표는 뱅가드 메가캡 성장 ETF(MGK)다. 이 펀드는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등 이른바 ‘매그니피센트7’을 중심으로 한 미국 대형 성장주 흐름을 그대로 반영한다. 2020년 이후 증시 상승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 주도주 집합이기도 하다.
10년 누적 수익률 비교로 보면 격차는 더 분명해진다. 2016년 5월부터 2026년 4월까지 기준으로 버크셔 해서웨이 Class B 주식은 약 237% 상승한 반면, MGK는 약 398% 상승했다. 연평균 복리 기준으로 약 4.5%포인트의 격차가 10년 동안 누적된 셈이다.

이 차트는 버핏에 대한 ‘비판’이라기보다 시장의 구조를 비추는 거울에 가깝다. 격차를 만든 주도 기업들은 Nvidia, Microsoft, Apple(최대 비중 시점 기준), Alphabet, Meta, Amazon 등으로, 버핏이 대규모로 보유하지 않았거나 비교적 일찍 비중을 줄인 종목들이다. 결국 버핏의 원칙은 장기 성과를 만들어낸 동시에, 지난 10년 동안 시장을 이끈 핵심 성장주 바스켓에 대한 익스포저를 낮게 유지하는 결과를 낳았다.
이 접근이 향후 평균 회귀를 통해 정당화될지, 아니면 메가캡 성장주가 계속해서 초과 수익을 이어갈지는 아직 열려 있는 질문이다. 그리고 이 답은 애벌 체제 첫 3년의 성과를 좌우할 가장 중요한 변수 중 하나다.
하지만 분석은 보통 여기서 끝난다. 사실은 그렇지 않다.
버핏의 현금 보유에 대한 기회비용 계산은 “버크셔가 3970억달러를 S&P500에 그대로 투자할 수 있었다”는 가정을 전제로 한다. 그러나 이는 현실적인 시나리오가 아니다. 버크셔는 인덱스 투자를 하지 않으며, 오히려 버핏은 개인 투자자에게는 인덱스 투자를 권장해왔다.
버크셔의 투자 원칙은 본질적으로 다르다. 전체 기업을 인수하거나, 충분히 의미 있는 지분을 확보해 ‘좋은 기업을 합리적인 가격에’ 사는 것이다. 문제는 2024년 기준으로 버핏이 요구하는 수익률 허들을 만족하는 대형 투자 기회가 사실상 사라졌다는 점이다.
그리고 2026년 1분기 결과는, 애벌 역시 동일한 제약 조건을 물려받았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줬다.

위 차트는 버핏을 비판하기 위한 자료라기보다, 오히려 시장의 구조를 비추는 거울에 가깝다. 격차를 만든 주도 기업들은 Nvidia, Microsoft, Apple(최대 비중 시점 기준), Alphabet, Meta, Amazon 등으로, 버핏이 대규모로 보유하지 않았거나 일찍부터 비중을 줄여온 종목들이다. 결국 동일한 투자 원칙이 장기적으로는 우수한 성과를 만들었지만, 지난 10년간 시장을 이끈 메가캡 성장주 바스켓에는 낮은 익스포저로 이어졌다.
이 원칙이 향후 장기간의 평균 회귀를 통해 정당화될지, 혹은 해당 성장주들이 계속해서 프리미엄 수익률을 이어갈지는 아직 열린 질문이다. 그리고 이 결과는 애벌 체제 첫 3년 성과를 좌우할 가장 중요한 변수 중 하나다.
다만 대부분의 분석은 여기서 멈춘다. 하지만 그래서는 안 된다.
버핏의 현금 보유 기회비용 계산은 “버크셔가 3970억달러를 S&P500에 그대로 투자할 수 있었다”는 가정을 전제로 한다. 그러나 이는 현실과는 다른 시나리오다. 버크셔는 인덱스 투자를 하지 않으며, 버핏 역시 개인 투자자에게는 인덱스 투자를 권장하지만, 회사 차원의 운용 철학은 전혀 다르다.
버크셔의 투자 원칙은 본질적으로 ‘기업 전체 인수’ 또는 ‘의미 있는 지분 투자’다. 그리고 ‘좋은 기업을 합리적인 가격에’ 사는 것을 목표로 한다. 문제는 2024년 기준으로 버핏이 요구하는 수익률 기준을 충족하면서 동시에 충분한 규모로 투자 가능한 기회가 사실상 사라졌다는 점이다. 2026년 1분기 결과는 애벌 역시 동일한 제약 조건을 물려받았음을 확인시켜준다.
따라서 더 정확한 반사실(counterfactual)은 “S&P500 수익률 vs 단기 국채 수익률”이 아니다. 버크셔가 실제로 매수 가능한 규모와 가격에서 투자할 수 있었던 주식이 무엇이었는지를 기준으로 해야 한다. 그리고 2024년에는 그 선택지가 사실상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 현재도 크게 다르지 않다.
또 하나의 문제는 시간 축이다. 버핏의 실제 성과는 상승장 일부가 아니라 전체 사이클 기준으로 평가해야 한다. 예를 들어 2022년 S&P500이 18% 하락했을 때, 버크셔는 4% 상승했다. 강세장에서는 현금이 부담처럼 보이지만, 사이클이 전환될 때는 가장 강력한 자산이 된다.
애벌은 이런 ‘건조한 화력(dry powder)’을 첫 분기에 사용하기보다 오히려 늘리는 선택을 했다. 진짜 평가는 향후 2~3년 동안 이 자금이 언제, 어떻게 사용되는지에 달려 있다.

이것이 당신의 포트폴리오에 의미하는 것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 가장 흔한 실수는 버핏의 행동을 자신의 투자 전략에 그대로 대입하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적절하지 않다. 당신은 버크셔 해서웨이도 아니고, 워런 버핏도 아니다. 1조달러 규모의 재무제표를 운용하지도 않으며, 100년 단위의 투자 사이클을 감당할 필요도 없다. 동시에 개별 종목에 5억달러, 50억달러를 투입해 시장을 흔들지도 않는다. 반면 개인 투자자는 1만달러 규모로도 좋은 기업에 충분히 투자할 수 있다.
따라서 여기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보다 철학적인 수준에 가깝다.
- 우선 밸류에이션은 여전히 중요하다. S&P500은 2026년 초 기준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의 밸류에이션에서 출발했으며, CAPE 비율은 40을 상회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이러한 구간에서의 향후 10년 수익률은 낮았던 경우가 많다. 버핏의 막대한 현금 보유 역시 단순한 ‘시장 예측’이라기보다는 밸류에이션에 대한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 또 하나 중요한 개념은 은퇴자 또는 은퇴를 앞둔 투자자에게 특히 중요한 ‘수익률 순서 위험(sequence-of-returns risk)’이다. 포트폴리오 초기에 시장 급락이 발생하면, 이후 회복 여부와 무관하게 자산에 영구적인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 반대로 젊은 투자자는 같은 하락을 시간으로 흡수할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고평가 구간에서 현금을 일부 확보하는 것은 시장 타이밍이 아니라 위험 관리에 가깝다.
-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은 원칙과 규율이다. 모든 사이클마다 “이번에는 다르다”는 논리가 등장한다. 1999년에는 인터넷이었고, 2007년에는 구조화 금융의 혁신이었으며, 2024년에는 인공지능(AI)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 이름은 바뀌지만, 장기적으로 자본을 보호하는 규율은 변하지 않는다.
앞으로 2년은 하나의 질문에 답하게 될 것이다. 3970억달러 규모의 현금 보유가 이번 사이클에서 가장 현명한 자본 배분이었는지, 혹은 버크셔가 결국 가격을 더 지불하고 자산을 사들이며 비판을 입증하게 될지다. 애벌 체제의 첫 분기는 이미 초기 방향을 보여줬다. 그는 매수를 늘리기보다 매도를 지속했고, 현금은 더 늘어났다. 나는 나름의 견해가 있다. 하지만 데이터, 규율, 그리고 60년의 역사만 놓고 보면 방향은 하나로 보인다.
그럼에도 시장은 언제나 예외를 만들어낸다. 그리고 그 결과는 결국 시간이 말해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