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동안 기업가치가 폭증해도, 주가에 반영되지 않았다면?

입력: 2025- 02- 14- 오후 05:33

지난 10년, 우리나라 증시는 아닌듯해도 코스피 지수가 30% 상승, 코스닥 지수는 21% 상승하였습니다. 시장 밸류가 충분히 반영된 것은 아니지만 그런대로 상승하긴 했지요. 그런데 개별 기업으로 들어가 보면, 같은 10년의 기간 동안 기업가치가 크게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주가가 하락한 경우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종목들의 주가, 과연 합리적인 주가일까요? 혹시 왜곡된 주가는 아닐까요?

매출액과 순이익이 10년 동안 2배 가까이 증가했는데 : 주가는 반토막?

지난 10년 사이 주식시장이 큰 풍파가 여러 번 있긴 하였지만, 그런대로 주가지수는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상장사들이 살아있는 유기체처럼 열심히 기업활동을 하면서 기업가치가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앞서 도입부에서 언급 드린 바처럼 기업가치가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주가가 하락했거나 상승 폭이 미미한 종목들이 시장에 부지기수로 널려 있습니다.

(종목명은 언급하진 않겠습니다.)
예를 들어 10년 전 매출액 6,000억 원대 중반, 당기순이익 300억 원대 후반의 실적을 거두던 회사가 있었습니다. 이후 10년 동안 그 기업은 매출액을 2배 가까이 키우면서 1조 원대 초반까지 높였고, 당기순이익은 2~3배 더 커지면서 거의 1천억 원 목전까지 높아졌습니다. 그리고 주당 순자산가치 또한 70%나 성장하였고, 배당금 또한 10년 사이 2배 더 커졌습니다.
하지만, 해당 기업의 주가는 10년 사이 –40% 가까이 하락하였습니다.

만약, 10년 전 해당 기업의 주가가 매우 고평가되었다면 그럴 수도 있겠지만, PER 레벨 10배 전후, PBR 0.6배 전후로 당시 주가가 고평가되었다고도 보기 어려운 수준이었습니다.
그런데도 해당 기업의 주가는 너무도 무겁게 흘러가고 말았습니다.

실적이 꾸준히 성장해도, 주가는 왜 이렇게 부진한가?

실적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앞서 설명해 드린 사례처럼, 주가가 무겁게 움직인 종목들을 우리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특히, 소위 “가치주”라고 불리는 저평가 영역에 들어와 있는 종목 중 상당 비율은 꾸준히 성장을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이들 종목이 왜! 주가가 무거워졌는지 그 핑계 같은 명분을 생각해 보겠습니다.

핑계 1. 유동성이 축소되었단 점(?)
10여 년 전과 다르게 현재 국내 투자자들의 자금은 해외주식 및 코인 시장으로 대거 이동하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그 당시와 비교하여 시장 유동성이 줄어들었다고도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시장 거래대금이 그 당시와 비교하면 몇 배나 증가한 것을 보면 이보다는 다른 핑계가 있을 것입니다.

핑계 2.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비중 축소(?)
10여 년 전만 하더라도 국민연금은 국내 주식 비중을 키우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2018년부터 단계적으로 줄여갔습니다. 그리고 2018년 이전에는 종목 전반을 매수하던 방식에서 지수 관련 종목들을 중심으로 투자하는 패시브 전략을 강화하면서 개별 종목에서의 국민연금 수급이 줄어듭니다. 어쩌면, 이러한 영향이 개별 종목에 수급 부담이 되었을 수 있습니다.

핑계 3. 성장성의 부재(?)
우리 상장기업들이 미국 주식과 비교 받을 때 가장 많이 언급되는 잣대가 바로 성장성입니다. 한국 경제와 주식들의 성장성이 약해진다는 불안감이 기업가치를 끌어내릴 것이지요. 그런데 앞서 언급 드린 것처럼 성장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하락한 사례들이 많다는 점은 주가가 비효율적인 수준에 있음을 암시합니다.

어떠한 이유에서든 현재 주가가 왜곡된 상태인 것만은 사실.

제가 자주 언급하는 개별 종목의 가치지표인 트리플 파이브(PER 5배 미만, PBR 0.5배 미만, 배당수익률 5% 이상) 에 해당하는 기업들을 찾아보면 30개 이상, 조건을 조금 완화하면 100개 이상 혹은 수백 개의 종목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종목 중 제법 많은 수가 10년 동안 실적이 꾸준히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반대로 주가가 꾸준히 하락하였습니다.

이들 종목이 주가가 무겁게 움직인 데에는 개별 종목마다의 여러 이유나 핑계를 꺼낼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너무 말도 안 되게 주가가 하락하여 깊은 저평가 영역에 들어가 있습니다.

어쩌면 지난 10여 년간 우리 증시는 네러티브가 주가 상승의 중요한 명분이 되어왔습니다.
그 네러티브가 실제 실적으로 반영되면서 화려한 주가 상승을 만든 훌륭한 예도 있지만, 주가 폭등을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10년간 실적을 만들지 못한 종목들이 상당수입니다.

과연, 우리는 이를 어떻게 보아야 할까요? 이렇게 왜곡된 주가가 계속 지속될까요?
이렇게 왜곡된 주가는 이전과 달리 제 가치를 찾아 움직이는 시기가 찾아올 것입니다. 실적 성과도 없이 너무 말이 안 되게 비싼 영역에 들어간 주식의 주가는 네러티브를 내려놓은 주가 수준으로 반대로 호실적에도 주가가 억울하게 눌려있던 주식의 주가는 적어도 합리적으로 인정할 수 있는 수준으로 회귀해 갈 것입니다.

작년을 거치면서 그 극단적인 상황을 우리는 주식시장에서 목도하였습니다. 특히, 작년 하반기 저평가된 종목들이 더 깊숙하게 밀려 내려가고 말았지요. 그 결과 현재 우리 증시는 버려진 흑진주가 넘쳐나던 과거 20여 년 전 2000년대 초중반처럼 좋은 종목을 좋은 가격에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2025년 2월 14일 금요일
lovefund이성수 [ CIIA / 가치투자 처음공부 저자 ]
[ 증시토크 애독 감사드리며 글이 좋으셨다면, 좋아요/추천/공유 부탁합니다. ]
[ “lovefund이성수”에 대한 관심 감사합니다. ]

※ 본 자료는 투자자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정보를 제공할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무단복제 및 배포할 수 없습니다. 주식투자는 손실이 발생할 수 있으며 투자의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또한 수치 및 내용의 정확성이나 안전성을 보장할 수 없으며, 어떠한 경우에도 고객의 증권투자 결과에 대한 법적 책임 소재의 증빙자료로 사용될 수 없습니다.

※ lovefund이성수를 사칭하는 사이트와 채널을 주의하여 주십시오.
절대로 본인은 대여계좌알선/유사수신/일임매매/대출알선/수익보장/해외선물 등을 하지 않습니다.

최신 의견

다음 기사가 로딩 중입니다...
리스크 고지: 금융 상품 및/또는 가상화폐 거래는 투자액의 일부 또는 전체를 상실할 수 있는 높은 리스크를 동반하며, 모든 투자자에게 적합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가상화폐 가격은 변동성이 극단적으로 높고 금융, 규제 또는 정치적 이벤트 등 외부 요인의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마진 거래로 인해 금융 리스크가 높아질 수 있습니다.
금융 상품 또는 가상화폐 거래를 시작하기에 앞서 금융시장 거래와 관련된 리스크 및 비용에 대해 완전히 숙지하고, 자신의 투자 목표, 경험 수준, 위험성향을 신중하게 고려하며, 필요한 경우 전문가의 조언을 구해야 합니다.
Fusion Media는 본 웹사이트에서 제공되는 데이터가 반드시 정확하거나 실시간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알려 드립니다. 본 웹사이트의 데이터 및 가격은 시장이나 거래소가 아닌 투자전문기관으로부터 제공받을 수도 있으므로, 가격이 정확하지 않고 시장의 실제 가격과 다를 수 있습니다. 즉, 가격은 지표일 뿐이며 거래 목적에 적합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Fusion Media 및 본 웹사이트 데이터 제공자는 웹사이트상 정보에 의존한 거래에서 발생한 손실 또는 피해에 대해 어떠한 법적 책임도 지지 않습니다.
Fusion Media 및/또는 데이터 제공자의 명시적 사전 서면 허가 없이 본 웹사이트에 기재된 데이터를 사용, 저장, 복제, 표시, 수정, 송신 또는 배포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습니다. 모든 지적재산권은 본 웹사이트에 기재된 데이터의 제공자 및/또는 거래소에 있습니다.
Fusion Media는 본 웹사이트에 표시되는 광고 또는 광고주와 사용자 간의 상호작용에 기반해 광고주로부터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본 리스크 고지의 원문은 영어로 작성되었으므로 영어 원문과 한국어 번역문에 차이가 있는 경우 영어 원문을 우선으로 합니다.
© 2007-2025 - Fusion Media Limited. 판권소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