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발 관세전쟁이 주식시장을 뒤숭숭하게 합니다만, 오늘 오전 코스피 지수는 2,500p를 회복하는 등 강한 체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잠시 발생한 조정 기간의 수급 동향을 살펴보다 보면 연기금의 매수가 지난달에 이어 꾸준하게 매일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연기금의 수급은 우리 증시의 하방을 매우 단단하게 만들었습니다.
이는 한국 증시에 있어서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연기금 순매수 행진 : 코스피 시장만 24거래일 연속 순매수
요즘은 증시 수급 상황판을 굳이 열지 않더라도, 연기금이 오늘도 매수하고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코스피 시장에서는 작년 12월 27일부터 연일 순매수를 이어가는 연기금 수급은 결국 24거래일 연속 순매수라는 기록을 만들었습니다. 2019년 8월부터 9월까지 이어졌던 25거래일 연속 코스피 순매수 기록에 이어 5년여 만에 발생한 기록입니다.
코스피+코스닥 합산 연기금 순매수 규모로는 33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기록하고 있는데 이는 2011년, 2013년 정도에서야 볼 수 있던 기록입니다. 생각해 보면, 당시엔 연기금에서 가장 큰 손인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 비중을 높이던 시절이었지만 지금은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 비중을 낮추는 상황이란 점에서 매우 이례적인 현상인 것이지요.
이렇게 현재 연기금의 연속 순매수가 발생한 데에는, 주식시장이 과도하게 하락하면서 국민연금 등 대다수의 연기금 내 국내 주식 비중이 목표치보다 현격히 낮아졌기 때문입니다.
코스피 2,500p 영역에서는 10조 원을 사도 목표치에 미달.
지난달 1월 17일 자 증시 토크 “연기금 매수세가 시장을 받치고 있는데, 언제까지 매수가 유지될까?”에서 설명해 드렸던 바와 같이 비록, 2025년 올해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비중 목표치가 14.9%로 낮아졌고 연기금이 연일 순매수하고는 있습니다만, 필자가 계산한 바로는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비중은 12% 초반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국민연금 기금이 1,185조 원에 이르는 것을 감안한다면, 국내 주식 목표치에 20조~30조 원은 부족한 상황인 것이지요. 여기에 전략적/전술적 허용 버퍼를 고려하더라도 현재 국내 주식 비중은 낮은 수준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현재 지수대인 코스피 2,500p에서는 연기금 수급이 10조 원 더 들어와도 이상하지 않은 것이지요.
주가지수 하방 경직을 강하게 할 수 있는 규모
물론 주식시장이 부침은 있을 수 있습니다. 트럼프 관세전쟁이 이제 겨우 시작이기도 하니 말입니다. 이러한 시국에 현재 주가지수 대에서 아무런 우군이 없다면 지하실 밑에 끝없는 하락만이 있을 것이라는 공포에 휩싸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산 배분 전략상 비율을 맞추어야 하는 연기금 수급이 꾸준히 유입된다면 시장에 미칠 충격파는 제한적일 것입니다. 국내 주식 비중 목표치보다 2%p이상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는 현재 국민연금 상황에서 대략 10조 원이 들어온다면, 하루에 1천억 원씩 매수하더라도 100거래일이라는 매우 긴 시간이 필요합니다.
이 정도의 규모가 시장에 절대적인 수치는 아니더라도, 일방적으로 밀리는 시장에서 적어도 방어를 해줄 수 있는 여력으로 작용할 수 있는 것이지요.
만약 한국 증시가 더 크게 밀린다면, 자산 배분 비율을 맞추기 위해 유입될 국내 주식에 대한 연기금 매수세는 더 늘어나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연기금 수급은 증시에 있어 적어도 어느 정도 바닥권을 가늠할 수 있는 기준이 되어줄 것입니다. 어려울 때 도와주는 친구처럼 말입니다.
2025년 2월 5일 수요일
lovefund이성수 [ CIIA / 가치투자 처음공부 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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