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전일 WTI는 이스라엘-하마스 휴전 관련 보도로 급등락을 보인 뒤 하락해 장을 마쳤다. 알자지라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휴전에 동의했다는 보도에 유가가 급락세를 보였다. 주요 합의 내용은 6주간 일시 휴전, 인질과 팔레스타인 수감자 맞교환 등이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후 관련 보도가 삭제된 뒤 유가는 다시 급 반등했고, 이후 양측의 긍정적인 검토 소식과 주요 중재자인 카타르가 하마스측에서도 이번 협상을 긍정적인 시각으로 보고있다는 보도에 반락하며 마감했다. 시장이 이스라엘과 하마스 휴전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두 주체간의 전쟁으로 파생된 이슈들이 실제 유가를 자극하고 있기 때문이다. 홍해 지역에서 후티 반군은 지난 두 달간 30회가 넘는 선박 공격으로 수에즈 전체 물동량의 30%를 감소시켰고, 친이란 민병대들의 미군 공격으로 미국과 이란간의 마찰 가능성도 크게 높아진 상황이다. 아직 추가적인 확인이 필요하겠으나 이스라엘과 하마스 모두 중재안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점과 중재자 역할을 하는 미국, 이집트, 카타르가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점을 감안했을 때 조만간 중재안 합의에 대한 추가 진전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
전일 OPEC+의 52회 JMMC(Joint Ministerial Monitoring Committee) 회의가 있었다. 과거 JMMC 회의는 단순하게 감산을 점검하고 평가하는데 그쳤으나 OPEC+ 감산회의가 다시 6개월마다 이루어지는 것으로 변경되었고 작년 4월 JMMC 회의에서 깜짝 추가 감산 결정이었던 터라 그 위상이 높아졌다. 다만 이번 회의에서 새로 변한 내용은 없이 기존 감산+자발적 추가 감산을 계속해서 모니터링하는 것에 합의했다.
과거 합의 내용을 살펴보면, 12월 OPEC+회의에서 기존 감산량과 비교해 추가 감산 합의가 이루어진 규모는 총 90만bpd다. 이 중 이라크가 22.3만, 러시아가 20만bpd, UAE가 16.3만, 쿠웨이트가 13.5만, 카자흐스탄이 8.2만, 알제리 5.1만, 오만 4.2만이 자발적으로 추가 감산하는데 합의했다. 이라크는 쿠르드자치족과 터키와의 분쟁으로 이미 생산량이 30만bpd 가량 감소했다. 러시아가 약속한 20만bpd는 생산량이 아닌 수출량 감축이며 이마저도 원유가 아닌 석유 제품이다. UAE는 목표 생산량 대비 16.3만bpd를 약속했는데 금년부터 약속받은 20만bpd 생산 목표 상향을 포기 하지 않았기 때문에, 실제로는 ‘증산’에 가깝다. 쿠웨이트는 이미 수개월 전부터 약속한 수준 목표를 하회해 생산 중이다. 카자흐스탄은 고질적으로 전력 관련 이슈로 생산량이 이미 줄어들었다. 알제리와 오만 또한 합의한 규모 이상으로 생산량이 감소한지 오래다. 사실상 이 90만bpd의 추가 감산 중에 실제 시장의 공급에 영향을 줄만한 ‘자발적 추가 감산’ 효과는 시장이 생각하는 것보다 매우 낮다.
다음번 JMMC 회의는 4월3일, OPEC+ 회의는 6월4일로 예정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