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시장내 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가 제한됨에 따라 유가는 2% 가량 하락해 마감했다. 전일 사우디가 여타국들과 공조를 통해 이번 이스라엘 사태에 대한 확산 억제와 유가 안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언급한 점과 미국 API 원유 재고가 시장 예상치인 130만배럴 증가를 크게 뛰어넘은 1,294만 배럴 증가로 집계되었다는 보도에 하락했다. 국제 정세 안정을 위해 노력 중인 사우디 왕세자는 전일 이란 라이시 대통령과 전화 통화로 관련 이슈를 논의했으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측에도 전화 외교를 통해 국제 중재자로써의 역할을 강조하고 나섰다. 사우디 입장에서도 현재 연말까지 추가 100만 배럴 추가 감산이 예정되어 있는 가운데 여름철 대규모 유지보수가 10월부터 완전히 종료됨에 따라 자국내 생산량이 다시 원래 수준을 회복하는 만큼, 이번 이스라엘 사태를 계기로 자연스럽게 유가를 훼손하지 않는 수준의 증산에 대해서도 고려 중일 가능성이 높다.
미국의 3분기 원유 생산량이 1,313만 배럴로 분기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EIA는 전했다. 4분기 역시 증산 속도 자체는 투자 부진으로 줄어들겠으나 상승세를 이어가 지난번 생산전망치인 1,294만bpd에서 상향 조정된 1,316만bpd로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이스라엘군의 팔레스타인령 가자지구 진입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두 국가의 원유 생산량이 미미한 수준인 점이 국제 시장내 공급 차질 우려를 제한했으며, 미국의 미온적인 태도가 이란의 직접적인 공격에 대한 개입 여부에 대해 신중한 모습을 보인 점이 확전에 대한 우려를 낮췄다. 바이든 정부 입장에서는 국제 여론이 이란의 추가 제재을 선호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으나 연초부터 힘겹게 이뤄낸 이란과의 스몰딜을 되돌릴 경우 이란의 증산 가능성을 반영하던 시장에 또다른 충격을 가해 국제 유가가 재차 상승할 수 있는 점을 의식하고 있는 만큼 최대한 보수적인 관점에서 이란과의 직접적인 연관성을 다루는 듯 보인다. 이미 수십년전부터 이란의 하마스에 대한 군사적 지원에 대해서 모두 알고 있기 때문에 이번 공격에서 이란산 무기가 발견된다고 한들 이것만을 가지고 이번 공격을 이란이 사주했다고 주장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이 따르는 것도 사실이다.
전일 천연가스 가격은 지지력을 유지했다. 이틀간 미국 천연가스 생산량이 19억cfd 가량 감소한데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차후에 조정되는 경우가 적지 않은만큼, 큰 의미를 두지않는 것으로 보인다. 10월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하는 겨울철 수요와 관련해 기존 예상보다 추워질 것이라는 미국 날씨 예보로 시장의 상승을 자극하고 있다. 또한 파이프라인을 통한 멕시코향 수출 물량도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고 LNG 수출 물량도 증가세를 보이는 등 전반적인 수요에 대한 기대는 남아있는 상황이다. 핀란드와 에스토니아를 잇는 해저가스관이 파손되고 이스라엘 주요 가스전 가동이 중단되는 등 유럽내 천연가스 공급에 대한 우려가 다시 부각되고 있는 점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한편 호주 LNG 노조와 Chevron사가 임금과 식단 관련 일부 논의에 난항을 보이고 있다고 알려짐에 따라 노조가 예고한 10월19일 부분 파업 가능성이 재차 부각되었다. 다만 이미 법원의 중재로 합의된 내용에 대한 해석의 차이인데다 사측이 적극적으로 협상의지를 내비치고 있는 만큼 막판 협상 타결 가능성도 완전하게 배제하기는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