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Lance Roberts
(2023년 7월 25일 작성된 영문 기사의 번역본)
재정적으로 또는 경제적으로 어떤 일이 일어나든 언제나 월가 예상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발표하는 기업들이 많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이 기업 실적 예측을 그렇게 못하는 것일까? 아니면 다른 잠재적 요인이 있는 것일까? 그리고 투자 결정을 내릴 때 월가 예상치를 참고하는 투자자들에게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이전 분석글에서 언급했듯이 애널리스트들은 언제나 틀리고, 크게 틀린다.
“그래서 우리는 그것을 ‘밀레니얼 어닝 시즌’이라고 부른다. 월가에서는 실적 발표가 다가올수록 계속 예상치를 낮추기 때문에 ‘모두가 트로피를 얻는다’.”
아래 차트는 2023년 2분기 예상치가 2022년 2월부터 어떻게 변동되었는지 보여 준다.
쉽게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경제 및 재무 상황과 관계없이 매 분기 예상치를 상회하는 기업의 수를 확인하는 것이다. 2000년 이후 약 70%의 기업이 주기적으로 월가 예상치를 5% 초과 달성했다. 다시 말하지만, 애널리스트들이 원래 예상치를 고수했다면 이 수치는 더 낮아졌을 것이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기업이 “예상치 상회 게임”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예상치를 충분히 낮춰야 한다. 애널리스트 예상치 하향 조정이 없다면 대다수 기업들은 예상치를 하회할 것이다. 이는 스톡옵션 행사의 표준 관행 때문에 임원 보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주가 실적에 압박을 주는 것이 분명하다.
내재적 이해 상충
월가 애널리스트, 기업 경영진, 개인 투자자 사이에는 내재적 갈등이 존재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경영진과 월가 사이에는 수십억 달러가 걸려 있으며 월가 “예상치 상회” 게임은 기업 주가를 상승시키는 데 매우 중요하다. 안타깝게도 이런 부분은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꼼수로 이어지지만, 장기적인 수익성 또는 주주에 반드시 최선의 이익이 되는 것은 아니다.
로렌스 브라운(Lawrence Brown), 앤드류 콜(Andrew Call), 마이클 클레멘트(Michael Clement), 네이선 샤프(Nathan Sharp)의 연구에 따르면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사람들의 재정적 웰빙에 그다지 관심이 없다는 것이 분명하다. 이 연구에서는 주요 월가 애널리스트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리서치 보고서가 작성될 때 비공개적으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파악하려고 했다.
존 리브스(John Reeves)와 랜 모스코비츠(Llan Moscovitz)는 리서치 담당자들과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썼다.
“수많은 연구에 따르면, 셀사이드(sell-side) 애널리스트들의 예측과 주식 추천은 투자자들에게 미심쩍은 가치를 제공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셀사이드 애널리스트들은 정확한 종목 선정과 수익 예측에는 별 관심이 없다. 이들의 예측과 추천에 많은 관심이 집중되지만, 예측 정확성이 주요 업무는 아니다.”
아래 차트는 설문조사에 따른 것으로 애널리스트들의 보상에 영향을 미치는 주 요인을 보여 준다. 분명하게도 애널리스트가 “돈을 받고” 하는 일과 개인 투자자들이 그들이 한다고 “생각하는” 일은 상당히 다르다.
네이선 샤프와 앤드류 콜은 애널리스트의 주식 종목 추천에 의존해 의사결정을 내리는 일반 투자자들은 월가 애널리스트들에게 정확성이 ‘우선순위가 아니다’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했다.
“업계에 대해서 충격을 받은 부분은 추천한 주식이 얼마나 성과가 좋은지에 따라서 성공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브로커 투표(broker vote)가 어떻게 되는지’에 달려 있는 경우가 많았다.”
“‘브로커 투표’란 셀사이드 애널리스트 회사의 고객이 리서치의 가치를 평가하고 어떤 회사의 서비스를 구매할지 결정하는 내부 프로세스다. 이 과정은 애널리스트에게 매우 중요한데, 브로커 투표 결과가 좋으면 회사의 매출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한 애널리스트는 브로커 투표가 ‘직접적으로 나와 내 회사에 대한 보상에 영향을 미친다’고 언급했다.”
그렇다면 “개인 투자자 고객이 초점이 아니라면 도대체 누가 초점일까?”
아래 설문조사 결과는 이 질문에 대한 명확한 답을 제시한다.
당연히 개인 투자자 여러분은 최하위권에 속한다. 기업, 기관 고객, 월가 간의 끈끈한 관계는 금융 시스템 내에서 계속되는 문제의 근본적 원인이다. 공정하고 기능적인 시스템으로 묘사되는 닫힌 루프이지만, 실제로는 시스템과 시스템을 감독해야 하는 규제기관을 부패시킨 “돈벌이”로 변질되었다.
“예상치 상회 게임”에서 승리하기 위한 4가지 도구
하지만 애널리스트들은 방정식에서 절반을 차지할 뿐이다. 나머지 절반은 기업이 차지한다.
2009년 이후 기업들의 주당순이익은 544% 증가했고, 경기침체 이후 가장 가파른 증가율이다. 그러나 매출은 단 104% 증가에 그쳤다.
기업들은 수익성을 크게 높이기 위해 다음 4가지 주요 도구에 의존했다.
- 임금 상승 억제
- 생산성 향상
- 오프쇼어링을 통한 인력 감축
- 자사주매입
문제는 이런 도구가 기업 수익성에 대해 신기루를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그중 어떠한 도구도 경제활동으로 인한 매출 성장을 증가시키지 못한다. 이 문제를 시각화하는 좋은 방법은 기업 수익성과 직원 수 및 임금을 비교하는 것이다. 아래 차트를 통해 살펴보자.
임금 대비 수익 비율이 급등하기 시작하면 역사적으로 경기침체기와 일치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당연히 불황기에는 기업이 수익성을 보호하기 위해 움직인다. 이를 위해 임금과 직원 수(어느 기업에든 가장 큰 비용 차지)를 줄이고, 이러한 비용절감 조치는 실적 보고 목적의 주당순이익을 늘리기 위한 자사주매입으로 보완된다.
물론 이 방법의 문제점은 자사주매입이 수익성에 대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이다. 한 기업의 주당순이익이 0.90달러이고 발행주식이 100만 주인 경우, 주식 수를 90만 주로 줄이면 주당순이익은 1.00달러로 증가한다. 이런 경우 추가 수익이 창출되지 않았고 제품이 추가 판매되지 않았으며, 오직 “회계의 마법”에 불과하다.
기업의 이러한 활동은 경제성장을 촉진하거나 주주들에게 실질적 부를 창출하지 않는다. 그러나 자산 가격을 끌어올려서 임원 보수를 늘리는 데 도움이 된다. 금융위기 이후 직원과 임원 간 “부의 격차”가 급증한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해낼 수 없다면 조작하라?
월가는 기업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지만, 실상은 그 이상일 수 있다. 많은 기업들이 비용절감 조치로서 수익 성장을 상쇄했다. 비용절감, 임금 억제, 직원 고용/해고 유보(labor hoarding), 자사주매입 등 무수히 많은 회계상 속임수와 함께 비용절감의 문제점은 그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월가는 그런 사실을 이미 알고 있고 기업이 수익을 조작하는 일이 놀랍지 않다는 점이다. 쿠키단지(cookie-jar) 준비금, 발생주의적 회계 처리 및 기타 회계 수단을 활용해 기업은 실적을 부풀리거나 낮출 수 있다.
“이러한 수법은 잘 알려져 있다. 실적이 저조하면 상황이 안 좋을 때를 대비해 마련해 둔 유보금(쿠키단지)을 풀거나 매출이 발생하기 전에 인식함으로써 실적을 좋게 만들 수 있고, 실적이 좋을 때는 실적이 부진했을 경우 눈에 띄었을 ‘구조조정 비용’을 숨기는 시기로 활용된다.”
“하지만 더욱 놀라운 것은 이러한 관행이 기업의 발표 손익에 상당한 영향을 남긴다는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의 믿음이다. 실적이 실제 상황과 다르게 나타나는 정도에 대해 질문했을 때 응답자들은 주당순이익의 10%에 해당한다고 답했다.”
앞서 말했듯, 기업들이 이렇게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주식 기반 보상(stock-based compensation) 때문이다. 오늘날 많은 기업 임원들은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부분을 회사 주식 성과에 연동해 보상을 받고 있다. 기업 실적이 “월가 예상치를 하회”하면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할 수 있다. 응답자의 93%가 수치를 조작하는 이유로 “주가에 미치는 영향”과 “외부 압력”을 지적한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참고로, 펀더멘털 투자자에게 이러한 수익 조작은 특히 주가수익비율(P/E), EV/EBITDA, 주가이익증가비율(PEG) 등과 관련된 밸류에이션 분석을 왜곡한다. 반면에 조정이 더욱 어려운 매출은 주가매출비율, 기업가치매출비율 등 더욱 정확한 밸류에이션 척도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결론
따라서 우리는 기업들의 2분기 실적을 확인하면서 무엇이 진짜이고 무엇이 아닌지를 잘 파악해야 한다.
“예상치 상회 게임”에서 승리하려면 실적의 양보다는 질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무엇보다도 투자자는 현금흐름을 주시해야 한다. 현금흐름이 악화될 때 수익이 강세를 보인다면 문제가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이러한 접근 방식의 장점은 다른 경고 신호와 다르게 쉽게 측정할 수 있어서, 할 일을 하는 투자자와 애널리스트들이 경영진에 맞서 강력한 정보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다.”
“둘째로는 동종 업계에서 기록한 수익과 현저하게 차이가 나거나 준비금이 이상하게 급등 또는 급락하는 경우도 경고 신호로 볼 수 있다.”
“다른 잠재적 문제 영역은 더 주관적이고 감지하기 어렵다. 예를 들어 최고재무책임자가 이해관계자에게 ‘너무 매끄럽거나 너무 일관된’ 수익 또는 ‘회계 정책의 잦은 변경’을 경계하라고 촉구한다면, 수익의 (잘못된) 관리를 가리키지 않는 변수를 살펴보라는 의미다.”
어닝 시즌이 진행되는 동안 우리는 1998년 당시 증권거래위원회 위원장이었던 아서 레빗(Arthur Levitt)이 “숫자 게임”이라는 연설에서 했던 말을 기억해 두는 것이 좋겠다.
“유혹은 크고 압력은 강하지만, 숫자에 대한 착각은 일시적일 뿐이며 궁극적으로는 자멸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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