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융자 급증에 대한 경계론을 증시 토크를 통해서 자주 언급해 드린바 있습니다. 특히 코스닥 시장에 집중된 신용융자로 인하여 하루에 1,000~2,000억 원씩 신용융자 잔액이 급증하는 상황이 자주 관찰되곤 하였습니다.
어제와 오늘 주식시장을 살펴보다 보면 신용융자가 임계치에 이르면서 나타나는 현상들이 관찰되고 있습니다. 조용히 잘 소화되어야 할 텐데 말이죠. 한동안 증시 변동성을 각오해야 할 수도 있을 듯합니다.
신용공여 한도에 이른 증권사: H증권사 신용융자 중단하기도
어제 H증권사가 신용융자를 중단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신용공여 한도가 소진됨에 따라 오늘(4/21)부터 중단되었다고 공지가 나왔고, 오늘 아침에는 관련된 증시 뉴스가 보도되었습니다. 신용융자가 워낙 빨리 증가하고 있었다 보니 증권사들도 이를 맞추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던 것이지요.
2년 전 증시가 뜨거웠던 그즈음 신용융자가 중단되기도 하였었는데, 최근 코스닥 시장 활황 속에 또다시 신용융자 중단이 발생하고 말았습니다.
너무 급하게 증가한 신용융자: 코스닥 시장에 집중
올해 들어 신용융자는 매우 빠르게 증가하였습니다. 작년 연말 16조 원대 중반까지 감소하였던 신용융자는 최근 20조 원을 넘어섰습니다. 3조 6천억 원 이상 증가한 것이지요. 그런데 이 중 2조 6천억 원이 코스닥 시장에서의 증가분입니다. 즉, 올해 신용융자 증가는 코스닥 시장에 집중되면서 결국 3월에는 코스닥 신용융자 규모가 코스피 시장 신용융자 규모를 뛰어넘는 수준에 이르고 말았습니다.
이렇게 코스닥 시장으로의 신용융자가 급증한 데에는 최근 Hot 하다는 배터리 관련 종목으로 개인투자자의 매수 쏠림이 발생한 것에서 가장 큰 이유를 찾을 수 있습니다. 워낙 빠르게 상승하는 배터리 관련주로 빨리 대박 수익률을 만들어야겠다는 개인투자자의 심리가 반영되면서 신용융자가 급증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신용융자가 막히기 시작하면서 어제부터 코스닥 시장을 중심으로 낙폭이 과하게 발생하는 종목들이 크게 늘었습니다. 신용융자가 집중된 해당 종목들뿐만 아니라 전혀 관계없는 종목들까지 급락하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당혹스러운 투자자분들도 많으시리라 생각됩니다.
신용융자가 몰린 종목이 무너지면, 다른 종목들을 팔아서 물타기 하는 개인
어제와 오늘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의 중소형주를 살펴보다 보면, 이번 차별화 장세와 전혀 관계없고 심지어 신용융자 잔고도 낮은 종목들이 이유 없이 크게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음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가만히 있다가 뒤통수 맞았다고 해야 할 정도로 낙폭이 심합니다.
그 이유는 이번 코스닥 상승을 이끌었던 종목들의 주가가 크게 밀리는 과정에서 마진콜이 발생하면 증거금을 채우기 위해 다른 종목들을 먼저 급하게 매도하여 메우거나 신용융자를 쓰지 않더라도 물타기를 시도하기 위해 다른 종목들을 급매로 던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단기적인 현상이긴 합니다만 이번 코스닥 광풍과 전혀 관계없는 종목들 관점에서는 당혹스러운 현상이 아닐 수 없지요.
그 외 특정 매매전략에 쏠린 투자 행태
어제와 오늘 낙폭에서 특히 스몰캡 낙폭이 증폭된 이유 중에 “Sell in May” 효과도 일부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Sell in May 전략을 강조한 유명한 분이 Sell in May 전략은 4월 20~21일에 매도하라는 취지의 유튜브 영상을 올렸는데,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절묘한 시점에 신용융자 이슈와 겹치면서 스몰캡 낙폭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특히 가치주 섹터로 들어와 있는 스몰캡 낙폭은 너무 심하다 싶은 정도이지요.
필자는 이렇게 추정하고 있습니다.
“과거에 비하여 5월이 되면 팔거나 5월 전에 팔라는 Sell in May 전략을 신봉하는 투자자들이 크게 늘고 특정 유명 인사의 영향력이 강해지면서 나타난 군집 현상”
쏠림은 어쨌거나 시장을 비효율적으로 만들고
그러고 보니, 코스닥 시장 특정 주도주가 크게 상승하면서 신용융자가 증가한 원인 중에는 배터리로 유명한 인물이 있고, 해석의 여지는 있겠습니다만 Sell in May 투자전략에 대한 개인투자자의 쏠림은 다른 유명 인사에 의해 나타났다는 공통점을 찾아볼 수 있겠습니다.
(※ 전자가 상대적으로 큰 이유라 보며, 후자는 단기적인 증폭에 영향을 준 수준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쏠림 현상은 결국 비합리적인 주식시장을 만들게 되지요. 주식시장 하락이 불편하긴 합니다만 한편 이렇게 수급에 의해 왜곡된 시장은 다른 관점에서의 기회를 만들 것입니다.
2023년 4월 21일 금요일
lovefund이성수 (유니인베스트먼트 대표,CIIA,가치투자 처음공부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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