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심리 아이러니 : 주가가 싸져도 못 사고, 상승세로 들어가도 못 사고

입력: 2021- 08- 31- 오후 01:04

주식시장을 대하는 다양한 투자심리가 존재합니다. 집단적으로 형성되는 투자심리인 군중심리가 대표적인 사례이기도 하고 정말 다양한 투자심리가 주식투자 결정에 영향을 미칩니다.
그런데 투자심리 중에는 이런 것도 있습니다.

주가가 좋은 가격까지 낮아지면 하락추세라면서 두려움에 못 사고, 주가가 반등하여 상승세로 접어들면 저점 대비 너무 올랐다고 못사는 우유부단한 투자심리가 개인투자자들 사이에 존재합니다. 2021년 8월 여름장 속에서 이런 우유부단한 투자심리가 개인투자자 심리에서 보이는 듯 합니다.


▶ 주가가 싸지면 하락추세라고 안 사고, 주가가 반등하면 너무 비싸졌다며 못 사고

20년 넘게 주식시장에 있으면서 수많은 개인투자자분을 만나고, 지인들의 투자 사례들을 보아왔습니다. 그 다양한 사례 중에는 이런 경우가 은근히 많더군요.

사례)
우연히 정말 좋은 알짜 주식 A 종목을 접한 지인 K 씨가 있습니다.
K 씨 본인도 A 종목이 좋다는 것을 인정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A 종목을 자랑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정작 K 씨는 A 종목을 매수하지 않았습니다. 이유를 물어보면 아직 주가가 하락추세이다 보니 “떨어지는 칼날을 잡을 수 없다”라며 매수하지 않습니다.

좋은 종목 A를 모멘텀이 상승으로 돌아서면 사려는가 보구나 이해했습니다.
그리고 수개월 뒤 A 종목이 드디어 상승추세로 제법 강하게 돌아섰을 때 K 씨에게 물어봅니다. “상승추세로 돌아서면 매수 한다고 하셨으니 수익이 발생하고 계시겠네요?”
하지만, K 씨의 대답은 바닥에서 너무 올라서 못 샀다고 합니다.

이런 상황 독자님도 왠지 경험한 것 같지 않나요?
투자심리는 주가가 하락해도, 반등해도 모호한 투자 결정을 하게 한다.


▶ 좋은 가격에 못 사고, 결국 나중에 다 오른 뒤에야 매수하는 결과

주가가 하락추세일 때 좋은 종목을 못 샀다는 것은 저평가된 종목에 투자하는 가치투자 관점에서는 조금 이해하긴 어렵지만, 모멘텀 관점에서는 이해할 수는 있습니다. 그런데 막상 주가가 상승하면 자신이 보았던 최저점 대비 크게 올랐다는 이유로 주저하게 되는 아이러니한 투자심리가 발생합니다.

분명히 올해 연초만 하더라도 주가가 급등해서 애간장을 녹이던 우량주 A 종목이 주가가 하락하여 더 좋은 가격까지 내려와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락추세라는 이유로 안 사고, 추세가 전환되면 저점 대비 너무 올랐다며 가치투자도 아니고 모멘텀 투자도 아닌 모호한 투자 결정을 내리는 투자심리는 결국 투자자 본인 스스로 최고점에서 매수하게 만듭니다.

예를 들어 작년 코로나 사태 후 주식시장을 떠올려 보겠습니다.
3월 코로나 쇼크 당시 때에는 주가 하락이 날카롭다 보니 매수를 주저합니다. 하락 모멘텀이 강하니 그러려니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자신이 눈여겨 두었던 종목이 정말 헐값에 던져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관심도 가지지 않다가 반등이 시작되면 “저점 대비 너무 올랐다”라거나 “다시 저점을 깨고 내려갈 것”이라면서 매수를 주저합니다.

결국 수개월 동안 증시가 반등하는 과정에서 손 놓고 멍하니 관심을 가졌던 종목과 증시가 상승하는 것을 쳐다만 봅니다. 그리곤 올해 1월 증시 불꽃이 가장 화려할 때 견디다 견디다 못해 결국 그 우량주 A를 매수합니다. 이미 작년 3월 코로나 쇼크 이후 큰 상승률임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 8월 조정장을 거치면서 좋은 종목이 증시에 바글바글하지만

8월 증시 조정을 거치면서 필자는 투자심리가 혼란에 빠진 상황을 또다시 관찰하였습니다.
심각한 증시 폭락도 아닌 주가지수 단, 7% 수준의 조정에도 불구하고 시장 참여자들은 괴성을 지르며 괴로워하였습니다. 8월 중순 제법 날카로운 조정장이 발생한 후 시장에 좋은 종목들이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은 “무서워서 눈에 안 들어온다”라고 합니다.
그리고 지난주와 이번 주 반등이 있고 난 후 시장 참여자들은 또다시 역사를 반복하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그때 사려 했는데 이제는 너무 비싸졌다.”

비록, 우량하고 참 좋은 종목 A가 며칠 사이 반등으로 주가가 높아지긴 하였지만, 올해 여름 증시 이전 고점 대비 좋은 가격까지 낮아졌음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네 맞습니다. 역사는 그렇게 반복됩니다.

2021년 8월 31일 화요일
lovefund이성수 (유니인베스트먼트 대표, CIIA charterHol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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