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증시를 앞두고 주식시장은 한 걸음 나아갈 준비가 되었다

입력: 2021- 08- 30- 오후 01:21

이번 주는 8월의 마지막 주이자, 9월의 첫 주입니다.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시기 아침, 저녁으로 시원해진 날씨에 여름이 끝나가고 있음을 실감하곤 합니다.
지난여름 증시 토크를 통해 하반기가 시작되는 여름 증시 이를 악물고 단단히 각오하고 맞이해야 한다고 말씀드렸는데, 요동쳤던 그 여름이 저물어 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름을 보내면서, 주식시장은 어느 정도 다시 앞으로 나아갈 준비를 하였습니다. (다만 급하지 않게 천천히 급하지 않게 흥분은 금물.)
 
 
▶ 진을 다 빼고 달렸었던 지난 6월까지의 증시, 그리고 여름 동안 잘 쉬었다.
 
‘번 아웃 증후군’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람이 일만 하다 보면 어느 순간 모든 기력이 소진되고 아무것도 하기 싫은 심리 상태에 빠지는 것을 의미하지요. 저도 지난봄 신간 ‘가치투자 처음공부’를 출판한 이후 현재까지 거의 반년 동안 아무것도 하기 싫을 정도로 진이 빠진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 증시가 번 아웃 증후군을 보일 조짐이 지난 6월 관찰되었다 보니, 저는 증시 토크를 통해 6월 증시를 마감할 즈음 반복적으로 “흥분하지 마시라”, “자산 배분 전략으로 안전자산 비중 높이시라”, “하반기는 이를 악물고 각오하시라”라고 이야기해 드렸었습니다.
 
2020년 3월 코로나 쇼크 이후 만 15개월 평온하게 강세장을 지속하여왔을 뿐만 아니라, 작년 11월부터 올해 6월까지 한국 증시는 8개월 연속 양봉 상승을 기록하면서 시장 참여자들을 흥분시켰습니다. 그 모습은 마치 스타크래프트에서 마린이 스팀팩을 사용하여 흥분 속에 에너지를 모두 소진한 상황과 비슷하였습니다.
 
만약, 7월과 8월 우리 증시가 무리하게 추가 상승하였다면 큰 후유증이 남았을 수 있습니다.
주식시장에 대하여 무위험 고수익 투자 자산으로 인식하면서 무리한 빚투가 성행하였을 것이고 대다수의 개인 투자자들은 묻지마 투자와 함께 위험한 투자 상황에 빠지고 말았을 것입니다. 이는 자칫 심각한 증시 추락을 일으켜 한국 가계에 큰 상처를 남을 수도 있었습니다.
 
다행히도, 이번 7월과 8월 증시를 거치면서 흥분은 가라앉혀주고, 투자자들은 약세장을 경험하니 공부를 다시 하게 되면서 합리적인 투자 문화가 다시금 만들어졌습니다.
이번 여름증시를 거치면서 증시는 흥분과 과열에서 차분하게 바뀌었다
 
 
▶ 조정장을 고치면서 쉬어준 증시 : 주변에 좋은 종목들이 늘었다는 것을 실감할 것
 
주가지수 사상 최고치라는 앞만 보고 달리던 지난 상반기 증시에서는 모멘텀이 있는 종목에만 투자자들이 달려드는 분위기가 만들어졌었습니다.
그러던 증시가 이번 7월과 8월 조정장을 거치고 특히 8월 중순 일시적 급락이 발생하면서 그 당시와 다른 상황을 만들게 됩니다.
 
그때는 좋은 종목이지만 주가가 너무 강해서 선뜻 손이 가지 않던 종목들이 이번 여름 조정장을 거치면서 상반기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특히나 2분기 실적이 발표되던 8월 중순에 테이퍼링 이슈, 수급 공백 관련해 여러 악재가 복합적으로 발생하면서 상장 주식 중 상당수가 2분기 실적이 반영되지 못하였습니다.
 
오히려, 주가가 하반기 기저효과 약화가 선반영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정도를 넘어 너무 크게 하락한 종목들이 이번 8월 증시를 거치면서 너무도 많이 발생하였습니다.
 
 
▶ 증시가 또 흔들린다면? 사고 싶었던 종목을 싸게 살 기회
 
필자의 추억 속 2000년 초중반은 이익 가치, 자산가치, 배당가치, 성장 가치 모든 면에서 저평가된 종목들이 널렸던 시기였었지요. 작년 코로나 쇼크 때 그 당시 수준으로 많았던 저평가 된 종목들을 보았습니다. (이는 작년 봄 증시 토크에서 자주 강조해 드렸지요)
그리고, 15개월의 강세장 후 많이 줄어들었다가, 이번 여름 조정장을 거치면서 다시 늘어났습니다.
좋은 종목인 줄 알지만, 가격이 높아서 지난 상반기 때에는 편입하지 못한 종목들이 합리적인 가격에 들어왔다는 것처럼 좋은 투자 기회는 없을 것입니다.
지난 상반기 때는 닭만 쫓다가 지붕만 쳐다본 것처럼 잡아보지도 못했던 좋은 종목이 만약 증시가 또다시 흔들려 더 합리적인 가격에 들어온다면 이제는 한번 주워 담아야 할 때가 아닐까요?
 
가을 장을 맞이하면서 왠지 가을 등산길에 보이는 햇밤이 떠오르더군요.
가시가 많아 보통 사람들은 귀찮아 관심을 두지 않지만, 가시가 그렇게 무서운 것이 아니란 것을 아는 분들은 햇밤을 주워 맛있게 드실 수 있지요. 지금 그런 좋은 종목들이 주가가 하락추세라는 가시를 품고 땅에 떨어져 있습니다.
왠지 한국판 체리피킹 = 햇밤 줍기라고 명명하고 싶군요^^
 
2021년 8월 30일 월요일
lovefund이성수 (유니인베스트먼트 대표, CIIA charterHol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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