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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 감산 합의 실패, 여전한 유가 조정 가능성

입력: 2021- 07- 08- 오전 0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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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7월 6일 작성된 영문 기사의 번역본)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지는 일이 이뤄지며 원유 상승론자들이 환호하고 있다. OPEC+가 만장일치로 8월 이후 증산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원유 일간 차트

매수 포지션을 취한 투자자들의 고생길은 이제 갓 시작된 것일지도 모른다.

이틀에 걸친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의 팽팽한 접전 끝에 OPEC+는 내달 수출량 협상 자체를 중단하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OPEC 13개국과 러시아 주도의 협력국 10개국으로 구성된 OPEC+가 공식적인 성명을 내놓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관련자들은 각종 매체에 8월 할당량 협상이 이루어지지 않은 관계로 현재 할당량이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8월에는 최소 일일 40만 배럴의 증산을 추진하겠다는 것이 OPEC+의 계획이었다. 원유시장은 코로나19 사태로 타격을 입은 글로벌 경제가 회복세에 접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추가적인 원유 공급이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소식에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브렌트유는 월요일 런던 시장에서 2018년 10월 이래 처음으로 배럴당 $77를 넘는 가격에 거래되었다.

WTI는 화요일 오전 아시아 시장에서 일중 2018년 10월 고점 $76.90에 조금 미치지 못하는 가격을 기록했다.

브렌트유와 WTI는 OPEC+의 감산으로 금년 들어 각각 50%와 58% 가량 상승했다. 2020년 4월 일일 1,000만 배럴로 시작되었던 감산은 현재 580만 배럴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원유 강세론자들은 브렌트유가 며칠 안으로 골드만삭스가 제시한 목표 가격 배럴당 $80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며, 어쩌면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최근 제시한 $100을 달성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에 한껏 들뜬 상태다.

물론 OPEC+가 감산 할당량을 준수한다는 가정하에 가능한 일이다.

OPEC+는 사우디-UAE 갈등 속에서도 감산을 이행할 수 있을까?

주말 중 드러났다시피 OPEC+의 단결은 휘청이기 시작했으며, 앞으로도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블룸버그는 월요일, 8월 할당량 합의 실패는 "OPEC+의 중대한 실패"라고 보도했다:

“OPEC의 핵심 2개국 사이의 관계는 합의안을 이끌어낼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되었다. 이는 원유시장의 대변자를 자칭하는 OPEC의 입지를 위협하는 일이며, 유가 인플레이션이 일어날 가능성을 높인다.”

상습 위반국들이 할당량을 준수하지 않을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사우디아라비아와 함께 OPEC+의 주도권을 쥔 러시아는 수출 할당량을 지키기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나이지리아와 이라크는 최근 예전과는 달리 할당량을 어느 정도 준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사우디아라비아와 공공연하게 마찰을 빚고 있는 UAE는 이를 무시할 가능성이 높다.

OPEC+는 5월 말, 전례 없이 높은 준수율인 122%를 기록했다. 수출 할당량을 주로 초과한 것이 사우디아라비아라는 점이 특기할 만하다.

사우디아라비아와 UAE의 갈등은 바로 여기에서 시작된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첫 OPEC+ 감산 합의가 이루어졌던 2016년부터 타국에 비해 느슨한 감산을 추진해 추가적인 이득을 볼 권리가 있다는 것처럼 움직여왔다.

8월부터 12월까지 일일 약 200만 배럴의 증산을 추진하고, 기본 산유량의 조정 없이 감산 합의를 2022년 4월이 아닌 2022년 말까지 연장하겠다는 것이 사우디아라비아의 계획이다.

UAE는 코로나19 사태가 최고조에 달했던 당시 합의했던 할당량이 지나치게 낮다며 반발하고 있다. 생산역량을 늘리기 위해 수십억 달러를 들인 만큼 그에 걸맞는 양의 원유를 생산하려는 것이다.

UAE의 산유량은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공급 전쟁을 벌였던 2020년 4월, 일일 400만 배럴을 돌파해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그 이전까지 UAE가 한 달 내내 일일 320만 배럴 이상의 원유를 생산한 것은 2018년 11월과 12월 단 2번이다.

물론 UAE가 단독으로 공급 과잉을 일으켜 유가를 하락시킬 정도의 원유를 생산할 수는 없다.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와의 마찰이 다른 국가들의 증산을 유도할 수도 있다.

주시해야 할 사건은 이뿐만이 아니다.

이란 협상과 미국 산유량

우선은 이란 핵협상 이슈가 있다. 빠른 시일 안으로 협상이 이루어질 가능성은 낮으나, 예상치 못한 시기에 타결될 가능성은 무시할 수 없다. 협상이 타결된다면 이란산 원유에 대한 미국의 제재가 해제되고 시장에는 일일 50만 배럴, 장기적으로는 일일 200만 배럴의 원유가 추가로 공급될 것이다.

이란은 OPEC 창립국 중 하나지만 미국의 제재로 인해 오랜 적수인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한 OPEC 내부에서 겉돌고 있는 상황이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한 감산에는 전혀 동참하지 않았으며, 공식적으로 원유시장에 복귀한다면 유가에 상당한 압력을 가하게 될 것이다.

최근 몇 개월 동안 일일 1,100만 배럴의 산유량을 유지한 미국 역시 감안해야 할 요소 중 하나다. 미국은 코로나19 사태 발발 직전인 2020년 3월 사상 최고치인 일일 1,310만 배럴의 산유량을 기록했다.

미래 산유량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미국 시추공 수는 바이든 행정부의 재생에너지 친화 정책으로 가파른 유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매우 더딘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원유업체들이 증산에 나서려 할 때마다 주가가 하락한다는 것도 이 상황에 일조한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번 월요일, OPEC+가 시장에 추가적인 원유를 공급하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우리가 직접적으로 협상에 참여한 것은 아니나, 관련 관료들을 동원해 증산을 위한 절충안을 찾아내기를 촉구하고 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이 지난 금요일의 정기 백악관 브리핑에서 유가 상승이 미국 소비자들에게 끼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를 제기한 뒤 발표된 성명이다.

금년 1월 출범한 바이든 행정부가 이런 입장을 내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플레이션 우려와 유가 상승의 영향으로 보인다. 미국 가솔린 가격은 최근 갤런당 $3를 돌파해 7년 고점을 경신했다.

간략히 말하자면 유가는 하락보다 상승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예상보다 빠른 시기에 가격 밀집이나 조정이 일어난다고 해도 놀라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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