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종합주가지수가 종가 기준 3,209p를 넘어서 마감한다면 한국증시는 사상 최고치 기록을 경신하게 됩니다. 이미 코스닥 지수는 ‘천스닥’이라는 훈장을 달고 매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주식시장에 대한 분위기는 너무도 고요합니다.
과거 사상 최고치 경신 때를 떠올려보면 너무도 이질적인 느낌이 듭니다. 너무도 이질적이어서 몽환적인 기분까지 드는 현재 증시 분위기, 독자 여러분도 그러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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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 주가지수 사상 최고치 시절에는 모두가 열광하였다.
2007년 코스피 종합주가지수 2,000p 돌파하던 시절, 1999년 코스닥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던 시절, 1989년 코스피 종합주가지수 1,000p가 돌파되던 시절에는 마치 올림픽에서 금메달이라도 딴 듯 전 국민이 흥분하였습니다.
피터 린치의 칵테일파티 이론에 나오듯, 사람들은 증권업에 있는 이들에게 몰려가 주식투자를 물어보는 수준을 넘어 피터 린치와 같은 투자의 대가에게 훈수를 두는 이들이 등장할 정도의 분위기가 과거 주가지수 사상 최고치 경신하던 시절에는 일상에서 자주 관찰되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1월 주가지수가 3,200p를 넘어갈 때는 이런 분위기가 발생하였지만, 현재 주가지수가 다시금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려 하는 즈음 증시 분위기는 너무도 고요합니다.
지난 1월에는 필자에게 귀찮을 정도로 쏟아지던 전화들이 요즘은 조용하기도 하고, 그 외 주변 휴먼 인덱스를 관찰 해 보더라도 너무 고요합니다.
▶ 장중 증시 등락률 이제는 지루할 정도
필자의 경우 증권사 차트에 있는 수식 관리자를 이용하여 필요한 지표들을 만들어 사용하곤 합니다. 그중 “일단 등락률 절댓값의 이동평균”은 변동성 지표의 대용으로 만들어 종종 증시토크에 보여드리고 있지요.
그런데 이 자료를 보면, 올해 1월 급등했던 일간 등락률이 3월과 4월을 보내면서 매우 빨리 식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최근 수치는 0.4% 중반 수준입니다. 이는 2010년대 내내 지속되었던 저변동성 장세 시절에 나타난 수치일 정도로 최근 증시 장중 등락률과 변동성은 크게 낮아졌습니다.
고요해진 투자심리가 반영되면서 주식시장 등락률도 너무도 고요해졌습니다.
▶ 주가지수 사상 최고치 부근에서 고요한 군중심리, 오히려 긍정적
종종 투자자들은 화끈한 증시를 원합니다. 증시가 뜨겁게 상승해야 본인의 수익률도 크게 늘고 왠지 빨리 큰 수익을 만들 수 있을 듯하니 주식시장이 불바다처럼 활활 타오르기를 바라지요.
하지만, 사람들이 원하는 폭발적인 강세장은 몇 가지 문제를 만듭니다.
첫째, 특정 주도주만 상승하는 심각한 차별화 장세를 만듭니다. 다른 종목들은 올라가더라도 미미할 뿐이지요.
둘째, 정작 개인의 가장 큰 자금은 상투권에 들어옵니다. 폭발적으로 상승하는 시장은 투자자의 마음을 뜨겁게 하지만, 한편 들어가기가 두렵다 보니 가장 마지막 상투에 견디다 못해 들어가게 됩니다.
셋째, 결국 큰 변동성을 만들어 투자자들의 대다수를 손실 상황에 빠지게 합니다.
급하게 그리고 뜨겁게 상승하게 되면 단기적으로라도 급하게 추락할 수 있습니다. 보통 변동성이 커진다고 하지요.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단기 조정장이 찾아오면 개인투자자 중 대다수는 결국 큰 손해를 보고 손절매하게 됩니다.
(※자본시장 연구원에서 얼마 전 발표한 자료에 나타난 2020년 신규 개인투자자의 손실 상황이 이를 방증합니다.)
따라서, 저는 이렇게 조용히 상승하는 증시가 좋습니다.
마치 조용한 산길을 산책하듯 마음 편하게 투자의 길을 걸어갈 수 있고, 더 많은 종목이 상승장의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코스피 종합지수가 종가 기준 3,209p를 넘는다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게 됩니다. 만약 사상 최고치가 경신된다면 저는 군중심리를 전반적으로 살펴볼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분위기에서는 군중심리가 계속 조용할 듯싶습니다. 고맙게도 말이죠.
2021년 4월 20일 화요일
lovefund이성수 (유니인베스트먼트 대표, CIIA charterHol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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