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사모대출 ’환매 중단’ 충격…월가 "금융위기 전조일 수도"
□ 코로나는 우리의 생각보다 더 많은 것을 바꿔 놓았다
코로나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우리에게 불가피하게 남겨질 “거대한 부채 환경 ”이 우리에게 주는 함의는 무엇일까. 우선적으로 거대한 부채에 의존하는 환경에서 저금리 환경은 불가피하다. 절대적으로 낮은 금리 레벨과 절대적으로 낮은 금리 변동성 시대에서 정책 환경의 세팅은 끝났다. 단기시장 변동성이 적진 않겠으나, 지금은 정책이 이끄는 장세인 만큼 자산가격 추가 상승 추세는 유지될 것으로 본다.
다만, 그 과정에서 재정정책과 통화정책간 경계가 모호해졌다. 기본적으로 정부의 정책 여력은 정부와 연준이 같은 곳을 바라보는 동안에 필요에 따라 계속 확장될 수 있을 것이다. 즉, 정부의 목표와 중앙은행의 목표간 충돌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두 기관의 정책 조합은 결코 쉽게 깨지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이다.

□ 정부와 중앙은행간 관계 – 독립적이면서도, 독립적이지 못한
한 나라의 정책은 크게 정부의 재정정책과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으로 나뉜다. 서로는 독립적인 정책기관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상에서는 정책을 결정할 때 상대 기관의 정책 스탠스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두 간 정책 조합이 그 나라의 경제와 물가 환경을 결정짓기 때문이다.
다만, 이 두 기관의 주도권이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국면별 특징이 달라진다. 주도권의 무게중심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팩터는 "인플레이션"이다. 일반적으로 인플레이션이 우려되는 시기에는 "인플레 파이터"인 중앙은행 통화정책이 주도권을 가진다. 반대로 저물가 현상이 장기화되는 시기에는 금리가 낮고 안정적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재정정책이 정책 주도권을 가진다. 이 시기에 중앙은행의 정책 역할은 "인플레 파이터" 보다는 "정부부채 부담 경감"이 된다.
현재는 명백히 정부의 재정정책이 주도권을 가지는 환경적 특징을 가진 시점이다. 연준 파월 의장은 여러 연설들을 통해 지금은 재정정책이 간절히 필요한 시점이며, 부채 부담에 대한 걱정을 할 시기는 아니라고 지속적으로 말하고 있다. 즉, 물가에 대한 중앙은행들의 태도가 크게 유연해진 것 또한 "재정정책 우위" 환경에서의 중요한 시그널이다.
□ 책임감 있는 정부의 태도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일각에서는 연준의 무제한적인 지원의 달러의 위상을 위협할 수 있다 경고하기도 하지만 필자는 지금과 같은 국면에서 달러 위상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더울 기울여야 하는 주체는 연준보다는 정부라는 생각이다. 정부 아래에 중앙은행이 종속되어 정책을 펼치는 "재정정책 우위" 환경에서 정부의 권한이 더욱 중요하게 부각되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정부주채의 현재 가치는 미래의 경제 성장과 세금이 갚아나갈 것이라는 신뢰에 기반한다. 부채를 활용하는 구도가 영구적으로 지속될 수는 없기 때문에 향후 정부의 증세 논의는 불가피할 것이다.
현재 연준에게는 정부의 재정정책을 견제할 여력이 거의 없다. 만일 트럼프가 재선되어, 연준이 독립성을 내세울 수 없는 환경을 이용해 일반적인 예상을 벗어나는 행보를 보인다면, 시장에서도 정부 주도의 무분별한 재정 화폐화 우려가 자극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울 수 있다. 그 경우, 실제 물가가 급격히 튀지 않더라도 기대 물가가 급격하게 위로 튈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할 수도 있다. 다만 이 가능성을 결코 높게 보는 것이 아니며, 말 그대로 Tail-Risk 차원의 점검이다.
이러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정부는 책임감 있는 정책 스탠스를 유지해야 하며 연준의 역할을 존중해 주어야 할 것이다. 미국에 대한 신뢰, 달러에 대한 신뢰, 부채의 질서가 잘 지켜지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