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2월 16일 작성된 영문 기사의 번역본)
내가 지난주 원유가 올 한 해를 배럴당 $70으로 마무리할 수 있을지 질문을 던졌을 때 기준으로 삼았던 것은 국제 원유의 기준인 브렌트유였다.
이 글을 작성하는 시점인 월요일 오후, 싱가폴 시장의 브렌트유는 배럴당 $65를 맴돌고 있다. 하지만 원유 상승론자들은 $70을 넘겨야 한다는 다급함을 느끼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시장을 뒤흔들던 양대 불확실성, 즉 미국의 중국산 상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와 동결 상태의 브렉시트가 지난 금요일 이론적으로나마 끝을 맞았다는 것을 생각하면 놀랄 만한 일이다.
둘 중 영향력이 큰 쪽은 역시 트럼프 행정부의 1,600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상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 철폐일 것이다. 행정부 측에서는 2,500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상품에 대한 25%의 관세와 1,200억 달러 상당의 개별 상품에 대한 7.5%의 관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중국이 미국산 농산품 500억 달러어치를 사들이도록 압박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라고 한다.
중국이 트럼프의 주장처럼 1단계 협상을 비준할까?
중국 측에서는 별다른 발언이 없었다. 문제는 바로 여기에 있다. 서명 장면을 TV로 방송하지 않는 한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에 모두 동의한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시간을 벌려는 일인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지금 상황의 본질은 정치적 편의에 있기 때문이다. 의회의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을 권력 남용으로 탄핵시키기 위해 움직이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11개월 뒤의 재선을 목표로 최대한 많은 승리를 기록하려는 상황이다. 반면 시진핑 주석은 세계 2번째 규모의 경제 대국을 추가 관세로부터 지켜내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플로리다 올란도의 글로벌 투자 자문 서비스 업체인 50 파크 인베스트먼츠(50 Park Investments)의 창립자이자 CEO인 아담 사르한(Adam Sarhan)은 "지난 17개월 사이 수많은 사건을 겪은 시장은 향후 협상의 성공을 가늠하기 위해 양측이 어떤 사안에 합의했는지에 대한 정확한 내용을 파악하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악마는 디테일에 숨어있기 마련이며, 지금은 그 디테일도 거의 보이지 않는다.”
결국 브렌트유가 $70에 도달할 수 있을지에 대답하기 위해서는 마찬가지로 중요하고 까다로운 질문에 대한 답을 내놓아야 한다: 원유 트레이더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1단계 협상이 이미 확정되었으며, 누구나 알 수 있도록 비준될 것이라고 믿고 있는가? ING 이코노믹스(ING Economics)의 애널리스트들은 트럼프와 시진핑 행정부에게 시장의 기대를 여과없이 전달했다. 최근에는 "지금 시장이 필요로 하는 것은...협상에 어떤 요소가 수반되는지에 대한 투명성이다,"라는 글을 작성했다. "기다림이 길어질수록 시장 참여자들은 협상이 과연 얼마나 훌륭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품을 것이다. "중국 정부 측 인사들은 서명 전, 지적 재산권과 기술 이전, 금융 서비스와 분쟁 조정을 포함해 9장에 달하는 1단계 협상 내용의 번역 및 법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양측이 펀더멘털한 수준의 차이를 해결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라며 최종 결과에 대한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이 펀더멘털한 문제들 가장 위에 자리를 잡은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바라는 연간 500억 달러 상당의 미국산 농산품 수입이다. 중국은 이러한 할당량 강요 없이도 브라질 등 다른 국가에서 훨씬 유리한 가격과 정확한 분량으로 곡물과 사료를 사들일 수 있다. 무역 불균형이 해결되어야 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시진핑 주석은 중국은 강대국이라는 자존심을 지켜야 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모든 요구에 따르는 것은 당 내부는 물론 중국 국민들 앞에서 "체면을 잃는" 꼴이 될 것이다.
1단계가 미심쩍다면, 2단계는?
불안정한 2단계 무역협상을 개시한 것은 2020년 11월 재선까지 기다리는 대신 즉시 협상에 돌입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난 금요일 트윗이었다. 중국 측에서는 정확한 날짜를 정하지 않았다.
프린스턴 대학의 국제법 교수이자 중국 전문가인 리처드 앤더슨 팔크(Richard Anderson Falk)는 "예측이 어렵기로 유명한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적 스타일"을 생각한다면 협상이 결렬되거나, 트럼프 대통령이 재차 중국에 관세 협박을 가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발언했다.
이런 위험 요소를 감안한다면, 실망한 헤지펀드들이 유가 $70을 향해 몰려드는 것도 충분히 이해할 만한 일이다.
상품 시장이 1단계 무역협상에 들뜨지 않았다는 또 다른 신호로는 지난주 금의 대량 매도가 일어나지 않았다는 것이 있다. 17개월에 걸쳐 마찰을 빚은 미중 무역전쟁에서 꾸준히 대비책 자리를 지켰던 금은 지난주, $1,400 가격대에서도 높은 수준인 온스당 $1,480 이상으로 장을 마감했다. 월요일 아시아 시장에서는 일부 하락세를 보였으나, 금요일 고점과 큰 차이가 나지는 않았다.
시장의 우려를 사는 원유 공급
원유 공급에 대한 의심은 주의해야한다.
블룸버그의 원유 애널리스트 줄리안 리(Julian Lee)가 주말 칼럼에서 언급했다시피, 일일 210만 배럴, 내지는 전세계 공급량 중 2.1%를 감산하겠다는 OPEC의 감산안은 조건부이며, 자발적으로 감산을 이행해야 하는 OPEC 회원국 및 협력국에는 이라크와 나이지리아, 러시아 등의 "상습 위반국"이 포함되어 있다. 또한 이들 모두가 감산을 이행한다 해도 일일 120만 배럴이라는 당초 감산안에 비해 유의미하게 큰 폭으로 공급이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다.
리는 또한 이렇게 덧붙였다:
“OPEC에 제출한 산유량에 의하면, 사우디아라비아가 새로 내세운 일일 974.4만 배럴의 감산 목표는 지난 9개월 평균에 비해 5,000 배럴 낮은 수준에 불과하다. 사실상 감산이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긍정적으로 보았을 때, 브렌트유가 지난 2주 사이 $4 상승한 것은 사실이며, 이 모멘텀을 되찾기만 한다면 2020년을 맞이하기 전 $70을 달성할 수도 있습니다.
그 경우 던져야 할 질문은 이것이다: 과연 그 가격을 유지할 수 있을까?
--번역: 임예지/Investing.com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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