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2월 9일 작성된 영문 기사의 번역본)
유가가 2019년을 배럴당 $70을 넘겨 마무리할 수 있을까? 만약 성공한다면, 2020년에도 그 수준이 유지될까?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를 포함한 산유국들은 지난주 일일 200만 배럴, 즉 전세계 공급량의 2%에 달하는 감산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브렌트유와 WTI가 과연 어느 정도까지 상승할 수 있을지에 대한 수많은 예상이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
OPEC+는 원유 소비자와 트레이더, 애널리스트들이 내년을 멀리까지 내다보고 유가를 결정하기를 기대하지 않는다. 오히려 3개월 간의 새로운 생산 스케쥴을 공개하는 것으로 시장이 공급 긴축이 아닌, 무역이나 그 외 "잡음"에 신경이 팔리지 않도록 유도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계획적인 게임
이는 조만간 상장될 국영 원유기업인 아람코가 최대한의 가격 우위를 누릴 수 있게 하려는 신임 에너지 장관 압둘아지즈 빈 살만(Abdulaziz bin Salman) 왕자와 이복 형제인 모하메드 빈 살만(Mohammed bin Salman) 왕세자의 계산적인 움직임이다.살만 형제는 OPEC이 시장 역학과는 별개로 진행할 수 있는 장기적 합의를 맺는 대신, 가능한 한 탄력적인 협력 관계를 유지해 어떤 상황에서든 유가를 지지할 수 있도록 했다.브렌트유 일간 차트트레이딩뷰 제공 차트브렌트유가 마지막으로 $70을 넘겼던 것은 사우디아라비아 원유 시설이 공격받았던 9월의 일이다. 금요일 최고가는 $64.88이었다. WTI는 OPEC+의 새로운 생산 계획이 발표되고 $59.84까지 상승했다. 9월 고점은 $63.38였다.OPEC이 2020년에 자신들이 바라는 곳까지 원유시장을 움직일 수 있을까? 살만 형제는 아람코를 금전적 성공으로 이끌고, 2018년 자말 카슈끄지(Jamal Khashoggi) 살인사건으로 얻은 세계적인 악명을 없던 것으로 돌릴 수 있을까?
일요일까지 원유에 대한 중국의 영향 파악할 수 있을 것
이 문제에 대해서는 이번 주 안으로 부분적으로나마 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일요일까지 무역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중국에 새로운 징벌적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다.
17개월 동안 진행된 이번 무역전쟁에서 관세 부과를 피한 중국산 상품은 1,560억 달러에 상당한다.
하지만 이번 관세 부과 대상은 미국 경제를 11번째 기록 경신의 해로 이끈 일반 임금 노동자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소비재다. 재선을 노리는 해에 시민들의 불만을 사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좋은 선택지가 아닐 것이다. 시진핑 주석의 경우에도 새로운 10년이 시작되는 때, 미국이 홍콩 민주화 시위대를 지지한다는 이유로 중국 성장을 약화시킬지도 모르는 리스크를 부담하는 것은 달갑지 않은 일일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연간 최소 500억 달러의 농산품을 수입하기를 바라며, 중국은 협상 서명 전에 미국이 관세를 전액 철폐하기를 바란다. 부분적인 협상은 가능할지 몰라도 대립 자체는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반등세가 이어질 경우 유가 향방을 정하는 것은 트럼프
유가 관련 문제의 나머지 반쪽을 쥔 것은 트럼프 대통령 자신이다.트럼프 대통령이 고유가를 끔찍하게 싫어한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선거 운동과 직접적으로 연관지어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전임자들과 마찬가지로 고유가가 미극 가솔린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유권자들과의 지지를 잃게 할 것이라는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으리라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지난 10월, 2018년 미국 중간 선거를 앞두고 브렌트유가 배럴당 $86을 돌파해 4년 고점을 기록했을 때, 트럼프 대통령은 갑작스럽게 이란산 원유 수출 제재에 대한 예외권을 발급했다. 지속적으로 원유에 대한 부정적인 트윗을 작성해 시장을 지탱하려는 OPEC의 시도를 방해하기도 했다. 크리스마스 이브가 되자 브렌트유는 $50 밑까지 하락했다.트럼프 대통령이 과연 언제쯤 OPEC과의 싸움에 전념할지 확언하기는 어렵지만, 미국의 가솔린 가격이 갤런당 $3에 근접할 때가 되면 전면전에 나설 것이라고 보아도 무난할 것이다. 미국자동차협회(American Automobile Association)에 의하면 가솔린 가격은 몇 달 내내 평균 $2.60이나 그 이하를 유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들어 원유 시장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던 이유다.유가가 가파르게 상승하기 시작한다면 OPEC은 다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과 어떤 싸움에서든지 이기지 않고서는 견디지 못하는 성향을 상대로 싸움에 나서야 할지도 모른다.
이란 제재 예외권 발급 가능성 여전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제재를 휘두르거나 이란 정부와 외교적 책략을 펼쳐 트레이더들에게 OPEC이 바라는 것보다 많은 원유가 공급될 것이라는 생각을 안겨주려고 할 가능성을 완전히 부정할 수도 없다.
OPEC의 데이터에 의하면, 미국의 제재로 감산에서 제외된 이란은 이번 3분기 일일 219.2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했다고 한다. 이란이 미국 정부의 엄중한 단속을 피해 어느 정도의 원유를 수출했는지에 대한 신빙성 있는 데이터는 없다.
같은 데이터를 기준으로, 제재가 시작되기 전인 2017년 이란의 산유량은 일일 381.3만 배럴에 달했다.
뉴욕 에너지 헤지펀드 어게인 캐피털(Again Capital)의 창립 파트너 존 킬더프(John Kilduff)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예외권 발급으로 이란이 다시 시장에 발을 들이게 된다면 그 사실만으로도 수백만 배럴에 달하는 예상 밖의 원유 공급이 일어나게 될 것이다.”
“현재 중국의 부유식 저장설비나 보세 창고에서 출고를 기다리고 있는 원유는 800만 배럴 이상이다. 이 재고가 합법적으로 풀리는 것은 OPEC이 바라는 긴축과는 정반대의 신호를 보내는 일이 될 것이다.”
OPEC이 행복하고 단합된 가족과 같은 단체로 보이게 하려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시도 역시 단순한 연막작전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이란은 지난주 회의에서 놀랍게도 감산에 대해 협조적인 태도로 임해 OPEC의 단결성을 증명했다고 한다. 하지만 아주 단순하게만 생각해도, 고유가가 이란의 한정적인 원유 수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기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기회만 주어진다면 이란은 기꺼이 미국을 상대로 사상 최악의 위기를 겪고 있을 때 아무런 도움도 주지 않았던 OPEC을 위기에 빠트릴 움직임을 취할 것이다.
헤드라인을 분석하는 알고리즘들을 생각한다면, 원유나 가솔린 가격이 트럼프 대통령이 용납하지 않을 수준까지 상승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그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시장의 모멘텀을 상쇄하기 위해 국무부에게 이란과의 접촉을 지시할지도 모른다.
이란이 올 6월 미국 드론을 격추하면서 양국 사이의 관계가 악화되었으니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움직임을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기는 쉬운 일이다. 미국은 9월 사우디아라비아 공습 사건의 배후로 이란을 지목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치는 가능성의 기술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협상을 바란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하산 로하니(Hassan Rouhani) 이란 대통령은 협상에 임하기 전 미국이 제재를 해제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기본적인 태도는 미국과 같다. 양국이 휴전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운동에서 자랑할 수 있을 승리를 얻어내는 셈이 될 것이고, 로하니 대통령은 이란 경제가 피해를 입고 있다는 시위를 잠재울 수 있을 것이다.
연준의 금리 유지 가능성으로 위기에 처한 금
금 300분 차트
금의 경우, 지난 금요일 발표된 기대 이상의 고용 보고서로 연준이 이번 주 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사실상 사라지면서 금 선물과 현물 가격 양쪽 모두 $1,500대까지 돌아가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연준 외에도 유럽중앙은행과 스위스중앙은행, 그리고 러시아중앙은행을 포함한 각국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현상태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는 예상도 금과 같은 안전 피난처의 입지를 더욱 약화시킨다. 영국 총선에서는 보리스 존슨(Boris Johnson) 총리가 승리를 거두고 브렉시트 진행에 박차를 가할 것이 예상된다.
--번역: 임예지/Investing.com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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