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2월 18일 작성된 영문 기사의 번역본)
온 언론이 트럼프 대통령의 유래없이 직설적인 연준 정책 비판에 주목하고 있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 중 전임자와 궤도를 달리하는 것은 한둘이 아니다.
그리고 그 태도는 계속되고 있다. 연준의 정책 회의 전날인 월요일, 트럼프 대통령은 아래와 같이 트윗했다:
“파리는 불타고 있고 중국은 한참 뒤떨어진 지금,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인플레이션도 사실상 없다시피 한 상황에서 연준이 또 다른 금리 인상을 고려하고 있다는 건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일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경제가 흔들리고 인플레이션 역시 정체 상태에 있을 때 지속적으로 금리를 올리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라고 연준을 비난했다.
이 끈질기고 소란스러운 지적은 연준을 전례없고 어색한 위치로 몰아넣고 있다. 금리 인상 보류가 나은 선택이라고 판단했다고 해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휘둘린 것처럼 보이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인상을 피할 수 없는 입장이 된 것이다.
따라서 연준은 지난주의 유럽중앙은행처럼, 연준 정책의 독립성을 지키기 위해 경제 통계와 기존 입장과는 무관하게 금리 인상을 진행해야 한다.
어느 정도는 자업자득인 딜레마라고 할 수 있다. 연준은 지금까지 선제 안내를 통해 점진적인 금리 인상을 예측할 수 있다며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여왔다. 금융위기 전 중앙은행장들의 불명확하고 비밀스러운 심사숙고를 계속 따랐다면 대통령의 공격을 한몸에 받는 불리한 상황에 놓이지는 않았을 것이다.
연준 의장 제롬 파월(Jerome Powell)은 선제 안내가 잠정적인 방향으로 전환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으나, 이를 믿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연준 의원들은 정책 결정은 언제나 통계에 기반한다고 주장하면서도 통계보다는 연준의 아젠다를 고수했다. 인플레이션이 완강하게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을 때에도 금리는 호황기처럼 인상을 계속해왔다.
지금 초점은 연준의 아젠다에 쏠려있다. 애널리스트들은 17명의 연준 의원이 금리 인상을 예측한 점도표에서 내년 금리 인상 속도의 완화를 확인할 수 있을지, 인상이 2~3번에서 1~2번으로 줄어들지는 않을지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유럽중앙은행 총재 마리오 드라기(Mario Draghi)는 자산매입을 중단하는 것으로 경기 모멘텀의 둔화를 인식하고 있지만 금리 인상을 진행할 수 있을 정도의 경제 성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동시에 드러내는 것에 성공했다. 파월 의장 역시 비슷한 수준의 재주를 부려야 할 것이다.
하지만 파월 의장의 과제는 드라기 총재보다 난이도가 높다. 연준의 통화 정책은 유럽중앙은행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금리를 인상하는 것은 물론이고, 월 500억 달러 규모로 보유자산을 축소해 양적 긴축 정책을 펼치고 있다.
전 연준 이사인 케빈 워시(Kevin Warsh)는 이번주, 스탠리 드러켄밀러(Stanley Druckenmiller)와 함께 월스트리트 저널에 기고한 사설에서 상술한 두 가지 정책을 동시에 진행하기에는 너무 늦은 시점이며 과한 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지금 같은 경제 사이클의 후반기에는 둘 중 하나만 진행하는 것이 보다 나은 선택이라는 것이다.
파월 의장은 대차대조표가 현재의 4.14조 달러에서 2.5조 달러 규모에 도달할 때까지 보유자산을 축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애널리스트들은 연준이 2019년 중순에서 후반 사이, 3.8조 달러 선에서 긴축 과정을 일시적으로라도 멈춰야 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따라서 파월 의장이 수요일 기자회견장에서 이뤄내야 할 과업은 결코 난이도가 낮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의 비판에도 금리 인상이 합리적인 것처럼 들리게 발언하면서, 경제가 둔화되고 있지만 충분히 강한 수준이라는 믿음을 피력하는 동시에 기존 선제 안내를 수정해 금리 인상 속도 둔화를 반영한 새로운 선제 안내를 제시해야 한다. 양적 긴축에 대한 우려를 잠재울 수 있을지는 회의적이지만, 조금이라도 해낼 수 있다면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