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두, 7월25일 (로이터) - G20 국가들은 23~24일 이틀간 중국 청두에서 열린 재무장관ㆍ중앙은행장 회의에서 브렉시트가 미칠 영향과 커지고 있는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우려에 대해 논의한 후, 글로벌 성장을 촉진하고 무역 혜택을 공유하기 위해 협력하기로 약속했다.
필립 해먼드 영국 신임 재무장관은 영국이 유럽과의 향후 관계에 대한 비전을 내놓게 될 경우 블렉시트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수그러들기 시작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이와 같은 비전은 올해 후반 더욱 분명해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그는 향후 브렉시트 협상 기간 동안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앞으로 유럽연합(EU)과 진행해 나갈 것으로 예상하는 협상에 본격 착수할 수 있을 때 (비로소) 불확실성이 줄어들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G20 장관들은 공식 선언문을 통해서 회의 주제였던 브렉시트가 “성장세가 바람직한 수준보다 약한” 글로벌 경제에 불확실성을 높인 건 사실이지만 회의 참석자들은 “잠재적인 경제적ㆍ재정적 파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준비가 잘 되어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한 “최근 진행상황을 봤을 때 우리는 강력하고, 지속 가능하고, 균형 잡히고, 폭넓은 성장을 달성하기 위해서 개인적 및 집단적으로 통화, 재정, 구조적 차원에서 모든 정책 수단들을 동원하겠다는 각오를 재차 확인한다”라고 말했다.
지난주 국제통화기금(IMF)은 브렉시트 투표 결과를 이유로 글로벌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이전 G20 재무장관 회의들에서는 통화 정책이 주로 논의됐지만 프랑수아 빌루아 드 갈로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는 이번에는 이와 관련한 논의는 거의 없었고, 주로 성장에 초점을 맞춘 논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다른 참석자들도 같은 목소리를 냈다.
잭 루 미국 재무장관은 글로벌 경제가 더 강하게 성장해야 한다는 데 광범위한 합의가 있었다고 말했고, 러우 지웨이 중국 재정부장은 글로벌 회복세가 약한 상태라 합의 도달이 더 쉬웠다고 말했다.
보호무역주의 문제도 이번 회의의 주요 논의 대상이었다.
일본 재무성의 한 관리는 “브렉시트뿐만 아니라 저성장과 관련된 다양한 리스크들이 남아있으며, 테러리즘과 지정학적 우려와 난민을 포함한 여러 가지 상황을 주시할 필요성에 대해 많은 논의가 있었다”라면서 “보호무역주의 수단들이 확산되는 데 대해서도 많은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라고 말했다.
G20은 선언문을 통해서 “전반적인 글로벌 경제 성장 촉진을 위해 개방적 무역 정책과 강력하고 안정적인 국제 무역 시스템의 역할”을 강조하는 한편 “우리는 글로벌 무역의 활성화와 투자 확대를 위해 더욱 더 노력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선언문은 특히 무역과 노동자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철강 분야 과잉생산 문제 등도 인식하면서 “과잉생산은 집단적인 대응이 요구되는 글로벌한 이슈”라고 밝혔다.
더불어 “우리는 보조금과 다른 종류의 정부 내지 정부 후원 기관들의 지원들이 시장 혼란을 야기하면서 글로벌 과잉 생산에 기여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예의 주시해야 한다는 사실을 인식한다”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이번 회의에서는 경쟁적 통화 평가절하 가능성을 둘러싼 지속적 우려가 논의됐고, 이를 자제하기로 하는 합의가 선언문에 들어있지만 2월 상하이에서 열린 회의 때만큼 눈에 띄게 표시되지는 않았다.
아소 다로 일본 재무상은 중국의 위안 약세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기자들에게 “위안 약세가 중국에게 좋은 일인지를 내게 묻는다면 나는 그렇다고 말할 수 없다”라면서 “위나 아래 어느 쪽으로건 급격한 위안의 움직임은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것이 우리의 입장이며 세계 역시 위안만 약세를 보이는 걸 바라지 않을 것이다”라면서 “위안 약세가 수출 진작 효과가 있을 수 있겠지만 중국의 수입 물가를 올려놓기 때문에 중국 경제에도 꼭 좋다고만 말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일명 ‘헬리콥터 머니' 문제는 이번 회의에서 논의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G20 회의에서는 헬리콥터 머니로 간주될 수 있는 일을 논의하지 않았고, 심지어 헬리콥터 머니라는 말도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진원 기자)